화봉요원 524화 - 제한없이 무기器로 쓰다(無量爲器) by 찌질이 ver2

리뷰에 앞서, 제목을 해석하는데 爲器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몰라 조금 정리를 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器는 보통 "기구/도구/그릇"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고전에서 器는 보통 "그릇"이라고 해석됩니다. 논어 [위정]편에서는 '무언가를 담는다'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제한됨]이라는 의미를 밝히는데요, 바로 "君子不器(군자는 그릇이 아니다)"가 그것입니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전에 함몰되어 천편일률적으로 제한된 사고에서 벗어나 그때그때에 따라서 융퉁성 있는 선택을 할 것을 바라는 말입니다. 무언가를 담는다,라는 1가지 목적이 있을 뿐인 "그릇"이 되지 말고, 자신의 지혜에 따라 자유를 추구할 것을 당부하는 말인 것이죠.
이 외에도 노자 [도덕경]에서도 器를 "그릇"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무언가를 담아내는 용도로서 읽고있죠. 여러분들께서도 잘 알고계신 "대기만성"이 그러합니다. 그 외에도 器는 [도덕경]에서 종종 보입니다. 

* 埏埴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진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니 그릇 속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릇의 쓸모가 있다.
⟪노자 도덕경 제11장⟫

그 외에도 器에는 "도구"라는 뜻으로 총칭되어 종종 사용되는데요, 이와 같이 사용된 용례로 [사기 오자서 열전]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器는 "도구"의 하위 의미로서 "관짝館"을 이릅니다

令可以爲器 而抉吾眼縣吳東門之上
"반드시 내 무덤가에다 가래나무를 심어 관으로 만들 수 있게 하고, 내 눈을 도려내어 오나라 도성의 동문 위에 걸어 놓으라"
⟪사기 오자서열전⟫

종합하자면, 524화의 제목인 無量爲器는 "제한 없이 그릇을 만들다"/ "제한 없이 도구를 만들다" 의 2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524화의 제목을 "그릇"이나 "도구"라고 해석하는 건(혹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자 원문 그대로 기器로 해석하는 건) 현 화봉요원 상의 전개와는 유리된 해석이 아닐까, 조심스레 이야기 해봅니다. 왜냐하면 요원화가 "차축"을 짊어질 때부터 꾸준히 [병기]라는 언급을 계속해 왔기 때문입니다. (바로 앞선 화인 523화에서도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器를 일단 [도구]의 하위 의미인 "무기"로서 해석하고, 이렇게 주석을 달고가는 식으로 일단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혹시 고치게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제나 말하지만 저는 중국어 쌉초보이며 중국어 실력이 개똥인 사람입니다. 지적하실 것이 있으시면 거침없이 부탁드립니다. 절대 중국어 잘하는 게 아니에요 ㅠㅠ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천둥 벌거숭이 같은 놈이 날뛰는 것 뿐이지.

각설하고, 524화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524화는 다시 요원화 쪽의 시점. 전군(前軍)을 이끄는 이는 바로 여대(呂岱). 행군을 멈추라는 지시에 여대는 설마설마 합니다. 설마 후미의 소요를 진압하지 못해서, 맨 앞의 전군(前軍)에게 까지 손을 빌리는 상황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여대지만- 이는 곧 황개가 보낸 전령으로 인해 부정됩니다. (아직 여대는 요원화 1명이서 날뛰는 것까진 모르는 듯.)
황개가 인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여대에게 바로 후미로 가자고 하는 전령. 여대는 바로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전령에겐 군 사기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선 안되니 비밀로 숨겨둘 것을 당부합니다.



여대 : 不會吧? 叫到前軍來了
설마? 전군(前軍)을 불렀을 리는...
황개의 전령 : 황개將軍要人 前軍的將領跟我來!
황개 장군께서 사람을 필요로 하십니다. 전군(前軍)의 장령들 제 뒤를 따라오십시오! 
여대 : 知道了 我馬上帶人去!
알겠네! 바로 사람을 추려 가겠네!
여대 : 愼防影響軍心 不要宣揚
군대의 사기에 영향이 커져선 안 되니, 주위에 알리지 말도록.
황개의 전령 : 是
예.

그리고 나레이션과 함께 요원화가 종횡무진 하는 후방 골짜기를 비춥니다.



나레이션 : 因爲這起事件 不可宣
이런 사건이기에 공개할 수는 없으리라.

하필이면 골짜기로 포지션을 잡은 요원화. 때문에 손권의 병력은 몰려들지만 병목현상이 일어납니다. 뒤에서는 계속해서 진입하는데 정작 골짜기 안쪽의 병사들은 요원화의 신위에 겁 먹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는 상황. 말을 타고 온 손권군 장령은 앞쪽에서 주춤대는 병사들에게 일갈하지만, 병사들은 골목이 좁아서 진입하기가 힘들다는 변명만 내뱉습니다.

겁먹은 병사들 : 他們進入谷口,
다른 이들이 골짜기 입구로 진입해서
겁먹은 병사들 : 已沒退路了!
더는 물러날 길이 없다!
손권군 장령 : 你們在幹什么? 還不進去!
지금 뭐하고 있나? 어서 들어가지 않고!
겁먹은 병사들 : 道口窄 不能進太多人啊!
길 입구가 좁아서 많은 사람이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손권군 장령 : 周都督不在 膽子全都變小啦!
주 도독이 자리에 안계시니 담덩이가 전부 쪼그라든 게냐!

그리고 골짜기 안쪽. 여지없이 쓸려나가는 손권군 병사들. 요원화의 무위를 견식한 손권군 병사들은, 과연 주 도독이 오더라도 저 요원화를 감당할 수 있을지 경악을 표합니다.
하지만 손권은 태연하게 농을 건네는 군요. 523화 과거 회상에서 나온 주유의 대사를 그대로 읊습니다. (죄송합니다 523화에서 오역을 했습니다. 현재 수정했습니다 ㅠㅠ) 역시 입심으로는 유비한테도 뒤지지 않을 강동의 군주답습니다. 이에 요원화로 농으로 받아치네요. 사족으로 요원화가 차축(車軸)을 버리고 창을 잡았군요.



손권 : 天待你不薄 連往後會找麻煩的都一併在了
하늘도 당신께 야박하진 않은 모양인지, 훗날의 골칫거리들까지 모조리 한자리에 모였군요.
(523화 과거회상 주유의 대사와 똑같습니다. 523화 오역했던 건 수정했어요 ㅠㅠ 죄송합니다)
요원화 : 那你應該勸勸他們 不要前來獻醜啊
허면 저들을 말리셔야지요, 나와서 추태 부리게 할 게 아니라.
손권군 제장들 : 欺人太甚!
남을 너무 업신여기는구나!

이에 빡친 주태가 덤벼들지만, 무통증인 요원화인지라 상대가 되지 않고 되려 이마팍에 무릎 공격을 맞고는 물러납니다. 주태가 물러남과 동시에 말을 탄 한당이 가세하며 만들어지는 포위진. 기병들이 삼삼오오 모여 제압하려 하나, 헌창 조자룡 휘두르듯 한다라는 말처럼 창 한자루로 말 탄 기병을 손쉽게 제압하는군요.



주태 : 看淸楚 最可怕的是誰!
똑똑히 보거라! 누가 제일 두려운 존재인지를!
주태 : 是孫家的人!
바로 손가의 사람이시다!
요원화 : 不痛
아프지 않다.
요원화 : 不痛
아프지 않아



때맞춰 도착한 전군의 여대가 가세.

여대 : 前軍到!
전군(前軍) 왔습니다!
여대 : 就...就他一個?
저..저 자 혼자라고?
주태 : 這兵器太輕,
이 병기는 너무 가벼운데




주태 : 用得慣嗎?

손에 익으실까 몰라?






요원화 : 我,
마침

요원화 : 正要找,
더 무거운 걸

요원화 : 更重的!
찾은 참이다!



그리고 기병들을 물리친 요원화는 생전 소패왕이 살아있었을 적 "그 대사"를 그대로 읊습니다.



요원화 : 孫大人 抱歉,
죄송합니다, 손(孫)대인.
요원화 : 兵器 滑手了
병기가 미끄러졌지 뭡니까.





덧글

  • 찌질이 ver2 2019/09/03 10:24 # 답글

    1. 天待你不薄 連往後會找麻煩的都一併在了
    하늘도 당신께 야박하진 않은 모양인지, 훗날의 골칫거리들까지 모조리 한자리에 모였군요.

    이 대사는 523화 과거회상에서 어린 주유가 하는 대사와 100% 일치합니다. 523화에서 이상한 번역을 했었는데 오역을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아 시파 이런 곳에서 오역을 저지르면 ㅠㅠ
    =====
    2. 器는 일단 "병기"로 해석했는데요, 일단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지만 확실히 잡히는 건 아직까지 없네요..ㅠㅠ
  • 감사합니다 2019/09/03 15:16 # 삭제 답글

    기술까지 해설해주셨네요 ㅎㅎ 그림 너무 귀여워요
  • ㅇㅇㅇㅇ 2019/09/03 16:18 # 삭제 답글

    지금 이장면을 한중땅에서 조조가 다시금 보겠내요.... 황충의.후위를 막으며 조조에게 다시금 장판에서의 악몽을 떠오르게 만들 요원화 기대됩니다
  • 찌질이 ver2 2019/09/03 16:28 #

    계속해서 이렇게 후위에서 맹활약하는 장면이 많이 나올듯 합니다. 1차 북벌때도 후위에서 잔존병력을 수습하기도 했고.
  • ㅇㅇ 2019/09/03 16:23 # 삭제 답글

    근력이 무슨 수컷 오랑우탄 수준이네.
    조운이 저 정도면 관우/여포/마초는 롤랜드 고릴라급이었을듯
  • 찌질이 ver2 2019/09/03 16:25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유2열 2019/09/03 18:11 # 삭제 답글

    리뷰 감사합니다 ㅎㅎ

    요원화와 손책 대사를 오버랩시키네요 ㅎㅎ 보통 같은 진영?계열?을 오버랩하는거 같은데 ㅎㅎ
    분명 병기가 미끄러졌다는 대사 다음에 '손가는 복수를 한다' 이런 말을 했던것 같은데...
    요원화가 무쌍찍긴 하지만 손권도 당하고만 있을것 같진 않네요
  • 사히 2019/09/03 20:22 # 삭제 답글

    말을 병기로 쓰는 장면을 볼 때 그릇이나 기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으로 '얘는 아무거나 다 무기로 써!! 말조차도!!' 뭐 이런 느낌이겠지요.

    제한없이 무기로 쓰다. 무기로 쓰고자한다면 제한이나 한계는 없다? 뭐 이런 뉘앙스겠지만..

    진모 작가의 두 가지 이상 의미 넣기를 적용시켜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네요.

    패업을 위해 (자신의 혼인과) 요원화를 무기로 쓰는 유비와, 자신의 제1군사이자 형의 분신과도 같았던 주유를 내주는 손권.. 그릇(자신을 뒷받침 해 줄 인재)들을 한계없이 쓰고 있는 두 군주의 모습도 보이네요.
  • 가필패 2019/09/06 19:53 # 삭제 답글

    요원화 점점 좀케릭터가 안 끌리기 시작함..
  • ... 2019/09/06 23:46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요원화는 능조와 같이 싸웠고 손책과도 만나 봤었군요...
    그때 손가의 사람이라 생각했었던 사람이 사실은 손책이고 죽은 사람이 능조라는걸 요원화는 알고 있을까요? 알고 있겠죠???
  • 찌질이 ver2 2019/09/08 00:33 #

    화봉요원 36권 292화에서, 사마의가 손책의 사이현~강하 정벌을 보며 촌평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사마의는 능가가 지난날의 원한은 잊고 견리(見利)하여 손-능 간의 연합을 맺었다고 이야기하지요. 손책의 강동 정벌에서 이런 사실이 퍼졌음을 유추해볼때, 아마 이때쯤 요원화도 능조가 가짜 손책이였음을 눈치채지 않았나 싶네요.
  • 요원화 2019/09/22 18:03 # 삭제 답글

    조운 장판파 돌파 때부터 포텐이 터지더니 이제 진정한 S급 반열에 들어갔다고 봐야겠죠?
    사실 장판파에서도 장료에게 밀리는 감이 있어서 조금 찝찝하지만 그만큼 장료는 현재 조조군 최강이긴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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