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표인] 구매사이트 by 찌질이 ver2

화봉요원 : 전자책 서비스 사이트 리디북스에서 구매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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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봉요원 9-12권 출간

표인 : [표인, 표적을 지키는 자]라는 명칭으로 1,2권이 국내 종이책으로 정식발매 되었으며, 서점 및 알라딘, yes24등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매가능합니다.


화봉요원 513화 - 어리석은 물고기와 남은 어리석은 이들 (愚魚愚餘) by 찌질이 ver2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제목의 魚,愚,餘는 세개가 발음이 모두 같습니다. 제목부터 거하게 언어유희를 하며 들어가는 군요.

먼저 조랑군의 진지를 비춥니다. 자청해서 손권군의 ‘인솔역’을 맡은 조랑이니 만큼, 그의 막사 안에서는 이 ‘인솔역/길라잡이’의 역할에 적당한지, 그 시험이 한창입니다. 부관이 주변지리를 묻고, 앞으로 [길잡이]역할을 할 병사들의 답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지 계속해서 다그치는 부관.

병사 : 河邊後山有三路,
강가 뒤편의 산에 길 세 개가 있는데
병사 : 山路過荊山猇犬鎮
산길은 형산 효견진을 거칩니다.
부관 : 錯了! 我再說一次 猇犬在南路!
틀렸어! 거듭 말하지만, 효견은 남쪽 길에 위치해 있다고!
부관 : 南路通三個小鄉 哪三個?
남쪽 길은 작은 마을 세 곳과 통한다, 어떤 세 개지?
병사 : 涪...不 涪鄉在郁鄉之後
부(涪)..아니 부향(涪鄉)은 욱향(郁鄉) 뒤편에 있는데.
부관 : 錯! 看地圖 先是兆鄉 後是郁鄉!
틀렸다! 지도를 봐라! 먼저 도향(兆鄉)! 그 뒤에 욱향이지!
부관 : 你們是帶路的 自己却記不住!
너희는 인솔역이면서도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거냐!
부관 : 再來 山南是猇犬!
다시, 산 남쪽은 효견이고!
부관 : 再往下去 是什麼?
남쪽으로 계속 가면 무엇이 있나?
부관 ; 還有 方言是什麼?
그리고 그 곳 방언은?

효(猇)자도 그렇고, 부(涪)자 언급도 그렇고 전부 서천 지역과 관련된 지형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서천 공략을 위해서 미리 지리를 외우고 있는 듯 합니다. 부관은 똑똑히 기억하라며, 현재 자신들이 있는 위치에서 행군할 수 있는 대로(大路)는 85개, 소로(小路)는 259개이고, 현 위치에서 주변에 대성(大城) 40에 소성(小城) 73개, 버려진 성은 20개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점은 바뀌어, 조랑을 비춥니다. 조랑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조조병법>>, 다시말해 <<위무제주 손자병법>>의 제5편 <병세>편의 이리유적(以利誘敵)에 맞아떨어진다며, 과연 깊이 진주하긴 진주했다고 말합니다. 자신들이 이렇게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나왔기에 공격당할 처지에 놓였다는 뉘앙스이지요. 이리유적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以利誘敵 敵遠離其壘 而以便勢擊其空虛孤特也
이익으로 적을 유인할 때는 적을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이후 적이 고립무원에 빠져 무방비 상태가 되면 군세를 집중시켜 타격을 가한다.

조랑 : 果然 深入了很多
과연, 깊이 파고들긴 했구만.
조랑 : 以利誘敵 敵遠離其壘 擊其空虛孤特也...
이익으로 적을 유인할 때는, 적을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끌어내고 무방비 상태가 된 고립무원의 적을 공격하라더니..
조랑 : 我軍情況 正如此書所言 只是......
아군의 상황이 이 서책에 적힌 그대로이네만, 허나..

하지만 조랑의 다음 말을 짐작한 듯, 옆의 부관이 대신 말을 받습니다.

조랑 부관1 : 只是 此兵法除了說娘是女人之外 別無特別見解
허나 “어머니는 여인이다”라 풀이한 것 외에 이 병법에 다른 특기할 점은 없던데 말이죠.

즉, 손자병법의 정수를 깨우친 이들에게 <<조조병법>>이라는 책은 ‘어머니는 여인, 1+1=2’라는 당연한 내용을 휘갈긴 것 밖에 되지 않는 다는 얘기입니다. 뻔한 소리를 휘갈긴 것 말고는, 시중에 있는 흔하디 흔한 다른 일반 <<손자병법>>주석서와 똑같다는 겁니다. 부관은 이런 뻔한 책이 우습게도 온 천하에 널리 퍼져있다며 탄식합니다. 조랑도 이에 말을 덧붙입니다.

조랑 부관2 : 略修孫子兵法 卻冠己名 實在厚顏無恥啊
손자병법을 얕게 익힌 주제에 제 이름을 앞에 붙이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구나.
조랑 : 賣弄文章 竊人所著 難怪有野心奪天下
문장을 뽐낸다는 게 남의 저서를 베낀 것인가. 천하를 빼앗을 만한 야심이 있을 만하다.
조랑 : 可笑的是 蔡倫造紙百年 到頭來蔡侯紙竟淪為其宣傳工具
우습게도 채륜이 만들었다는 채후지가, 백년이 지나서는 결국 선전용 도구로 전락해버렸구나

조랑은 이 <<조조병법>>의 구성에 대해 촌평합니다. 열 세편으로 이뤄진 난잡한 병법서인데, 그 열 세편도 조조가 제 자필로 지은게 아니랍니다. 어디서 각 편을 주워와서 엮었을 뿐인, 그저 제 이름을 드높이고자 만들어낸 병법서에 불과하다며 혹평에 혹평을 가하죠.

병사들 : 祖爺 我軍明天可以再進三十里
조 어르신, 아군은 내일 30리를 더 진군할 수 있습니다.
조랑 : 那麼 豈不是更「遠離其壘」?
그렇다면 “근거지에서 더더욱 멀리 떨어진” 격이 아니겠는가?
조랑 부관1 : 哈哈 此書主要讓江東生疑 看來略有成效
하하, 이건 주로 강동에 의심을 뿌릴 책이네요. 보아하니 얼마간 성과도 보았고요.
조랑 부관2 : 就讓他們中下去 接下來就見真章了
저들이 맞추게끔 놔두게나, 이제부터 실력을 보여주자고.

부관들은 조조군이 “조랑군이 <<조조병법>>의 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라는 착각 속에 빠지게 놔두자고 말하며, <<조조병법>>의 이리유적 따위의 계책이 아니라, 진정한 실력- <<손자병법>>을 보여주자고 이야기하죠.
부관 중 누군가가 말합니다. 어디서 수천수만 가지 글귀를 모아놓은 책이 <<손자병법>>이니, 그 중 하나정도는 운좋게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 법이라 하죠. 하지만, 그런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하필이면 자기네 조랑군의 경우 일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하면서, <<조조병법>>의 계책을 역이용해 조조군의 등 뒤에 칼을 꽂을 계획이라 논합니다. 이에 조랑은 주유가 없어도 모두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하며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조랑 : 用兵有法 看來周都督不在 眾人已可獨當一面了
용병엔 나름의 법이 있기 마련, 보아하니 주 도독이 자리를 비워도 이미 제각기 알아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구나.
병사들 : 哈哈 都督早已是死人 將士們都習慣了!
하하, 도독께선 이미 시체가 되셨지만 저희들은 익숙한걸요

병사들은 설령 주유가 시체가 되었다고 한들, 자기네들은 그런 것쯤에는 익숙하다며- 오히려 이런 주유의 이사유적(以死誘敵)이 언제 발동하나 만을 기다리고 있다 말합니다. 이번의 ‘이사유적’의 계는 적벽대전의 연환선을 불태운 것보다 배는 우스울 거라면서요. 그런데 이런 병사들을 보는 조랑의 모습은 뭔가 이상합니다.

조랑 : 哈哈 對 下次一定更好笑
하하, 그래, 다음번엔 분명 배는 우스울 터다.
조랑 : 是的
그래..
조랑 : 都習慣了......
모두 익숙해졌지...

모두 “익숙해졌다”라는, 의미심장한 독백을 내뱉는 조랑. 그런 독백을 방해하듯 협곡 입구 쪽에서 적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등장합니다. 한 사람뿐인 것으로 보아 척후인 것 같은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기민한 움직임을 중시하는 척후와 달리 중갑을 걸치고 있으며, 영채 바깥을 지키고 있던 강동군 보초병을 몇 합에 쓰러트릴 정도의 기량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쓰러져 있는 누군가. 강동군 병사들은 멀리 있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 사람이 협곡 입구 쪽에 삼천의 병력을 이끌고 파견되었던 장횡(張橫)임을 알아챕니다. 그런 와중에 이 중갑을 걸친 인물과 똑같은 옷차림을 한 인물이 한 명 더 등장합니다.

소요가 일어난 막사. 장수 한 명이 산 부근에서 화살을 맞고 쓰러져 있던 “인솔역”을 데리고 옵니다. 이 인물은 협곡 입구쪽을 맡은 “인솔역”이었습니다. 병사들은 협곡 입구에 정말로 문제가 생겼음을 깨닫고, 바로 조랑에게로 데리고 갑니다. 이 “인솔역”은 자신들이 마주친 상대가 일반적인 조조군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전부 자신들의 예상을 벗어난 이들이라며, 어서 도망쳐야 한다고 말하는데..










시점은 허도로 옮겨갑니다. 허도의 어사부(御史府)를 비추는데, 한창 책을 분류하느라 바쁜 와중입니다. 각지로 실어 나를 책의 수량확인하며, 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채륜지의 배달확인하며, <<조조병법>>을 만드는 것 때문에 어사부는 분주합니다. 시점은 다시금 어사부 안쪽을 비추며 누군가의 대화를 포착합니다.



??1 : 真想不到 主公此書需求量如斯巨大
주공이 지은 이 책의 수요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
??1 : 已經下令為各將領必讀兵書了
이미 각 장령들에게 병서를 필히 읽으라는 명을 하달했다오.
??1 : 數量太多 有勞陳大師了
수가 참 많으니, 진(陳) 대사께서 노고가 많소.
??2 : 好了
다 되었소.
??2 : 這冊有三個錯字 小心
이 책은 오탈자가 세 부분 있으니, 조심하시길.
??1 : 長文看長文 不愧爲治書部老大啊!
장문께서 장문을 살펴보다니, 치서부의 으뜸으로서 손색이 없소!
진군(陳羣) : 主公好文 元瑜爲主公整理多月 不小心也情有可原
글을 좋아하시는 주공을 위해 원유, 당신께서 몇 달간이나 정리를 하시는 것이니 실수할 만도 하지요.

완우(阮瑀) : 可惜 只爲손자병법註釋而已...

애석하게도 손자병법의 주석 하나만을 위한 것일 따름이니...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둘의 정체는 진군과 완유. 진모작가는 진군(陳羣)의 군을 群이라고 해놨는데 오타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진모 작가가 잘못 알고 있다거나.
치서시어사(治書侍御史) 진군과, 승상부의 창조연속(倉曹掾屬)인 완우(阮瑀).(완우의 자字는 원유) 완우는 진군의 자(字)인 장문(長文)을 언급하며 너스레를 떤 것이였습니다. 완우는 책을 받아들이며, 이러한 모든 노력이 고작, 손자병법 주석 하나 때문임을 애석해 합니다. 이에 진군은 완우에게 당신도 <<조조병법>>이 <<손자병법>>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아챘냐고 묻고, 완우는 긍정합니다. 둘의 차이가 그다지 크질 않아서, 집중이 되질 않아 이렇게 실수를 저질렀다면서요.

완우는 매 시대마다 흔히 벌어지는, 손자병법에 주석을 대는 작업에 왜 주공마저도 한 팔 걷어부치고 나섰는지 의아해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낯부끄럽게 주석책에 자기 이름을 빼다박은 <<조조병법>>이라고 하는지는 그에게 더더욱 의문입니다.

진군 : 元瑜有意見?
원유께선 이의가 있으신지?
완우 : 說實話 以主公的能力 何必奪人之名?
사실대로 털어놓자면, 주공의 능력이시라면, 구태여 남의 이름을 가로챌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완우 : 之前的詩作、文章, 何其精彩, 那才值得出書!
일전의 시와 문장을 보세요, 그 얼마나 화려했었습니까, 그거야말로 책으로 펴낼만하지요!
진군 : 連博學的阮大師也看不其義 那就好了
박학하신 완 대사마저 그것이 의(義)가 아니라 생각하시는군요. 그럼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군의 말. 진군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손자병법은 병법의 근본이라며, 이론과 실천 부문에 있어서 손자병법은 이미 전장을 지배하는 하나의 축이 되었다고. 헌데, 진군은 의문을 표합니다. 손자병법이 전장을 지배하는 이런 제도 하에서 어째서 손가의 후인들만이 다른 이들을 압도하느냐고. 이런 의문은 비단 진군 뿐 아니라, 곽가도, 그리고 곽가의 전임 모사인 희지재 또한 의문을 제기했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의문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적벽대전까지 조조군이 계속해서 내리 패배를 겪으면서, 다시금 심각성이 부상하게 되었다 말합니다. 완우도 이런 말에 긍정합니다. 자기네들은 정상적인 조건하에서조차 맥없이 패해버렸다면서. 그렇기에 진군은 손자병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립니다. <<손자병법>> 자체가 적을 미혹시키기 위해 만든 미끼라고. <<손자병법>> 자체가 어딘가 하자가 있는, 그렇기에 이를 토대로 배운 사람들은 절대로 손가의 후인들에게 이길 수 없는 것이죠.



진군 : 對 所以孫子兵法絕對是用來迷惑敵人的一本計書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자병법은 적을 미혹시키는데 쓰이는 계책서임이 틀림없습니다. 

진군 : 大家一直走不出此兵法之框 而框外的人 正是......孫家後人
모두들 이 병법이란 틀 안에서 줄곧 벗어나질 못했지요. 그리고 이 틀을 벗어난 사람은 다름 아닌...손가의 후인이었습니다.

진군 : 何故兵法已廣天下 然奇才龐涓仍敗於孫子後人孫臏?
이미 천하에 널리 퍼진 병법이거늘, 어째서 기재 방연은 손자의 후인 손빈에게 패배하였을까요?

완우 : 你是說 傳世的손자병법 跟孫家的不一樣?
그 말은, 후세에 전해진 손자병법은 손가의 것과 다르단 뜻인지?
진군 : 你要明白 以主公的能力 何故仍要重註一次 貽笑天下
천하의 웃음거리가 됨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주공의 능력으로 새로이 주석을 달려 하시는지를 아셔야만 합니다.
진군 : 而主要謀士對此却充耳不聞?
헌데 주요 모사진들은 이에 들은 척도 하질 않았잖습니까?
완우 :聽你一說 這幾篇原稿...
그 말을 들으니.. 여기 몇 편의 원고가..
완우 : 我就是懷疑 為何每篇都有不同表達手法!
난 의문이었다네, 어째서 매 편이 모두가 다 다른 기법으로 표현되었는가를!
진군 : 以阮大師認字辨文的功力 一定眼界大開
완(阮) 대사의 글씨를 읽고 필체를 감별하는 능력이시라면, 분명 안계를 크게 넓히실 겁니다.
진군 : 十三篇兵法 以主公的孫子序開始誘敵
열 세편의 병법은, 주공께서 지은 손자병법 서두를 시작으로 유적(誘敵)하는 것일지니
완우 : 這篇以穩為主的寫法 是程昱的
이 편은 진중함이 주가되는 필체이니, 정욱의 것이겠고,
진군 : 下一篇可值錢呢!
다음편도 꽤 값어치 있답니다!

완우는 필체를 알아보는 능력을 이용해, <<조조병법>>이 조조가 지은 서문을 시작으로, 모사들이 각자 한 편마다 병법을 지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정욱, 종요, 순욱, 순유, 양수, 유엽, 곽가, 희지재, 사마의, 장제.. 10명의 모사가 한 편씩 맡아 지은 <<조조병법>>. 그리고 나머지 3편은 양양에서 올라온 것인데, 완우는 이중 한 편만 그 글씨체가 누구의 것인지 알아봅니다.

진군 : 最後的兩篇 你絕對看不出來
마지막 두 편은, 절대로 알아낼 수 없을겁니다.
진군 : 天下三分 各有敵二
천하삼분, 각자가 다른 둘을 적으로 함인데.
진군 : 誰強 誰是敵人
누가 가장 강하며, 누가 적일 것인가.
완우 : 等等,你是暗示......
기다리시게, 그 말이 암시하는 바란..
진군 : 曹操兵法 前半愚敵 下半註釋是誘敵
조조병법, 그 전반부가 적을 기만하는 것이라면, 후반부 주석은 유적(誘敵)이요,
진군 : 而兵法的精髓 就在此錦囊中
그리고 병법의 정수는 바로 이 비단 주머니 안에 담겨있답니다.
진군 : 在江東的框外 畫出另一道框
강동의 틀 바깥에, 또 다른 틀을 그려내는 것..
진군 : 十三位軍師 以己之長 勢破孫子兵法的壟斷局面!
열 세 번째 군사는 저만의 장기로 손자병법이 독점하고 있는 형세를 격파할 것입니다!

진군의 말에 놀라는 완우. 그리고 이어지는 나레이션과 함께, 시점은 산 위를 비춥니다.

나레이션 : 審敵虛實而趨其危
적을 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적의 허와 실을 면밀히 분석해 약점을 노려야 한다.

*역자 주 - 출전 <<오자병법>> 제2편 <요적>

나레이션 : 而策劃此策的總軍師 早已私藏兩把利刃
그리고 이러한 책략을 꾸미는 총군사는 이미 두 자루 칼날을 숨겨놓고 있었다.

주인 없는 누군가의 말풍선과 함께, 근래 손권군의 응전 방식이 혼란에 빠졌다면서 자기네들의 [병법]이 그 효력을 보고있다 말합니다. 그리고 "네"가 써준 두 편의 병법은 이미 서책에 수록해 뒀다고. 
그리고 다음페이지에 등장하는 말풍선의 주인.

?? : 近日孫軍迎戰混亂 證明兵法初見其效
요사이 손권군의 영전이 혼란스럽던데, 병법이 처음으로 효과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방증이겠지.
?? : 而你倆所寫的兩篇見解 已收錄在書
그리고 네가 써준 두 편의 관점은 이미 서책에 수록해뒀다.





바로 방통 & 가후. 

둘은 '주유'를 죽이기 위해 손을 잡은 것!
 

1월 9일 휴간 by 찌질이 ver2

이번 주도 휴간. 작가님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신듯

화봉요원 490화 - 지사, 인인(志士, 仁人) -2- (19/1/12 추가완료) by 찌질이 ver2

앞에서 언급했듯, [현재]의 제갈량과 [미래]의 제갈량이 <출사표>를 공유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출사표>를 읽음으로서, [현재] 공명의 출사에 관해서도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언급된 부분 “那是士卒之命~” 바로 앞에 적힌 글귀가 바로 이 “출사”에 관해 언급되어 있습니다.
受任於敗軍之際 奉命於危難之閒 爾來二十有一年矣
싸움에 패하는 어려움 가운데 소임을 맡아 동분서주하면서 위난한 상황에서 명을 받들어 일을 행해온지~

이로서 [현재]의 출사에 관해 설명이 됩니다. 난세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할 필요 없이 밭이나 일구며 살아왔을 텐데, 한실의 국운이 기울어 감에 은거를 깨고 출사하여 이렇게 “죽음을 제조”하고 있다는 것.



마속 : 唯恐對生命不敬……
생명을 경시하는 건 아닐까 두려워하시는 군요...
관우 : 在兇殘與平和之間徘徊,
흉잔과 평화, 그 사이를 배회하는
관우 : 這塊駭人的面具內 存著的是什麼?
이 끔찍한 가면 뒤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련가?

마속이 말했듯, 제갈량은 자신 또한 서두의 하급장교들처럼 생명을 경시하는 건 아닐까 자문하고 있답니다. 관우도 그 말을 받아 제갈량이 걷는 길 - 흉잔과 평화 사이를 배회하는 제갈량의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한탄하죠. 제갈량이 몸이 부서져라 사죄하는 것을 보며 관우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或許,劉禪討厭戰爭,正是他的照面라고.

일단 해석에 앞서, 照面라는 단어에 어떤 뜻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照面
1) 얼굴을 내밀다, 얼굴을 비치다.
2) 우연히 만나다.
3) 나타나다, 만나다, 대면하다

이를 통해 관우의 대사를 해석해 봅시다. “유선이 전쟁을 싫어하는 게” 바로 그(제갈량의) 照面 일지도 모른다,”
위에서 보듯, 공명과 유선은 하나의 평행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죽음을 만들어내는 공명과, 이와 반대로 전쟁을 싫어하는 유선. 여기서 照面는 1) 유선이 전쟁을 싫어하는 것 자체가 제갈량이 얼굴, 2) 제갈량이 대업의 길을 가다가 가끔 우연찮게 전쟁을 싫어하는 유선을 만난다는 것, 3) 유선과 제갈량이 대면한다.
번역을 해놓고서도 저 또한 쉬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만, 포인트는 제갈량에게 유선은 하나의 희망이라는 겁니다. 제갈량이 만날 희망이라는 것.
문장구조를 해석하는 걸 거의 억지에 가깝게 끼워맞추는 식이니, 1,2,3번 뜻으로 해석하는 건 틀린 것 같습니다.중한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찾아보니 照面에는 파생어로서 “거울”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예시로 중국의 극작가 궈모러(곽말약)이 지은 희곡 <별이 총총한 하늘 星空 / 고죽군의 두 아들>입니다.

殷纣王 千方百计想安慰她,给她做玉石砌成的宫殿,象牙的寝床,珊瑚树的妆台,赤金的照面,但是她总不爱他
“은주왕은 백방으로 그녀를 위로하려 했다. 그녀에게 옥석을 쌓아 만든 궁전과, 상아로 만든 침상과, 산호수로 만든 화장대, 순금의 거울을 바쳤는데도 그녀는 변함없이 그를 싫어하였으니.”

照面을 “거울”이란 뜻으로 해석하면 말끔하게 해석되는군요. 전쟁을 싫어하는 유선의 면모가, 다름 아닌 제갈량의 거울상이라는 뜻이죠. 공명 본인도 출사하면서 한번이라도 전쟁을 좋아한 적 있었습니까? 관우는 새벽 아침부터 성현들게 죄를 뉘우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를 변호하는 스탠스를 취했던 거죠.
따라서 해석하면
관우 : 或許 劉禪討厭戰爭 正是他的照面 
혹...유선이 전쟁을 싫어하는 모습이 다름 아닌 그의 거울일지도...
관우 : 哈哈 思過之地被佔,羽也不打擾了
하하, 잘못을 뉘우칠 자리는 이미 누군가 사용 중이니, 우는 방해하지 않도록 하지.
마속 : 謝二爺
감사합니다, 둘째 나으리.

다음장, 나레이션 부분입니다. 제목에 있던 지사인인(志士仁人)을 다시 한 번 설명합니다.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뜻있는 선비와 덕이 있는 사람은 덕을 해하며 살려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몸을 희생하여 덕을 이룰 것이다.

孔明啊 這條不歸之路 可以走到哪裡?
공명이여, 돌아오지 못할 이 길, 어디까지 가실 수 있겠소이까?

관우는 묻습니다, 공명이 과연 이 [대업의 길大業之路]을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다음페이지에는 두 가지 [길]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成就霸業之路是熱鬧的 卻滿是殘酷。
패업을 이루는 길은 떠들썩하나 잔혹함으로 넘쳐흐르지만

但也有一種是孤獨的 卻充滿「仁慈」。
다른 하나의 길은 쓸쓸하나 [인자]가 충만히 서려있음이니.

“떠들썩함”과 “쓸쓸함”의 대비. 이 대비의 형태는 490화에서 2가지로 나타납니다.

첫번째 대비는, 사병들이 축하연에서 사사로이 공로를 축하해대는 “떠들썩함”/ 사당에서 죄를 뉘우치는 관우와 제갈량의 “쓸쓸함”을
두번째 대비는, 수천수만의 죽음을 만들어내는 전쟁의 "떠들썩함"/ 하나의 목숨으로 많은 것을 이루는 자객의 “쓸쓸함”을.

첫번째 대비는 앞에서 계속 설명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두번째 대비는 다시말해 "떠들썩한 전쟁을 만드는 이들"과 "자객"간의 대비라 할 수 있겠습니다. 490화에 적용시키면, 전쟁을 일으키는 관우, 제갈량 등과, 490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요원광의 대비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두번째 대비는 전쟁을 만드는 수경팔기의 사형사제들과, 요원화처럼 자객에 가까운 8기의 대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8기는 "자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요원화의 대칭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며, 화봉요원에서 그가 보여준 행위는 "자객"에 가까운 행위 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최소한의 손실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이죠. 8기가 입촉을 위한 무기로 '번씨'를 키웠던 것이 바로 그 예시에 해당합니다. 요약하자면 두번째 대비는 또 다시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2-1) 수천수만의 죽음을 만들어내는 전쟁의 "떠들썩함" / 하나의 목숨으로 많은 것을 이루는 자객의 "쓸쓸함"
2-2) 전쟁을 일으키고 수행하는 다른 수경팔기들의 "떠들썩함" / '번씨'라는 무기를 키워 입촉에 쓰는, 마치 자객같이 행동하는 8기의 '쓸쓸함"

이렇게 됩니다.

因建這條路 不必耗上萬千生命
이 길을 닦음에 무수히 많은 생명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



走在這路上的 只有一種人。
오로지 한 부류의 사람만이 이 길을 나서는 법일지니.


“走在這路上的, 只有一種人”입니다. 오로지 한 부류의 사람만이 "인자"가 서려있는 길을 나선다고 합니다. 저희는 그 사람들이 자객임을 알 수 있죠. 헌데 이 나레이션이 위치해 있는 부분에 그려져 있는 그림에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走在這路上的 只有一種人라는 방백 옆에 그려진 그림은 바로 잘려진 “머리”입니다. 다시 말해 “쓸쓸한 길”을 나서는 사람들은 언제든 그 머리가 사라질 수도 있는 쪽의 인물들이라는 겁니다. 자객이란 부류는 임무의 성공을 위해 목숨을 걸고(=머리를 걸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하겠죠.
그리고 나레이션 역시 이 "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누군가에 대한 답을,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대답합니다.



손권군 장군 : 刺客!
자객! (只有一種人이 자객임을 은유)
손권군 장군 : 好一名刺客!
훌륭한 자객이로다!
손권군 장군 : 一位年輕的仁人!
젊은 인인(仁人)이여!
손권군 장군 :一名連名字也說不出的仁人!
이름조차 말하지 못하는 인인(仁人)이여!

바로 자객이라구요. 488화에서, 손권군은 양양 남성에 농성중인 사마가 잔존병력들을 향해 최후통첩을 제시했지요. 책임자의 목을 갖고오지 않으면 모조리 죽이겠다고. 이에 사마랑은 자신의 목을 가져가라고 했지만, 요원광은 사마랑의 목 대신, 따끈따끈한 남성 태수의 목을 들고갑니다.
상황으로 보건데 요원광이 자신이 남성 태수를 암살했다는 거짓으로 손권군을 속여넘긴 듯 하군요. 어찌되었든 이 자객이 갖고온 목에 손권군 막사는 시끌벅적합니다.

손권군 부관1 : 南城一役難打 在襄下卻因一人而改變,
남성공략이 어려움에 부딪쳤으나, 이는 양양 남쪽의 한 사람에 의해 바뀌었고!
손권군 부관1 : 現在太守已死 襄下必不攻自破!
이제 태수마저 죽었으니, 양양 남쪽 일대는 필경 알아서 자멸하고 말테죠!
손권군 장군 : 所以何必血流成河 打頭目不就成了!
그러니 구태여 병사들의 핏물로 내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두목만 노리면 그만 아닌가!
손권군 장군 : 當年太史慈就是這樣勇敢!
당년의 태사자도 이렇게 용감했더랬지!
손권군 부관2 : 拜託!老爺又想當年了
거참! 어르신 또 그때 생각이십니까!

남성공략이 어려움에 부딪쳤으나, 이 어려움은 양양 남쪽의 '한 사람'에 의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한 사람'은 상석에 앉아있는 [손권군 장군]을 가리키는 말인듯 싶습니다. 이 장군이 새로 부임하면서 남성 공략의 어려움이 없어졌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488화에서 보여준 공성이 이 사람의 작품이려나요?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이렇게 띄워주는 걸 보니, 분명 한가닥 하는 인물이겠지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장군 하나가 양양 남성 태수의 목을 확인하며 어떤 비수를 썼냐 묻는데-

손권군 부관3 : 觀傷口之狀 乃細小利器 是哪一種?
자상 부위로 보건데, 매우 작은 비수를 쓴 모양이군. 어떤 류의 무기지?
손권군 부관3 : 啊,忘了,你是啞的,哈哈。
아, 깜박했군. 자넨 벙어리였지, 하하...
손권군 부관들 : 哈哈,年紀輕輕,就是不慣
하하 아직 어려서 익숙하지 않나 보구만.
손권군 부관들 : 等你殺多了,就不嘔了
몇 명 더 죽이기 전까진 토하면 안된다!
손권군 부관들 : 哈哈哈,殺人不易啊
하하하, 사람 죽이는 게 그리 쉽지가 않지?

갑자기 웩웩 하면서 구역질을 하던 요원광이 [손권군 장군]에게로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다시금 등장하는 나레이션.



나레이션 : 是的,不容易。
그러하다, 쉽지 않는 법이다.
나레이션 : 那一種人,叫刺客。
그렇기에 이들을 자객이라 부르는 것이다.
나레이션 : 那是一種直抵目標的勇士。
곧장 목표를 향해 몸을 내던지는 용사임이니.

사람을 죽이는 건 쉽지 않은 법입니다. 적진 한가운데서 사람을 죽이는 건 더더욱 쉽지 않은 법이겠지요. 그렇기에 사람들은, 목표 하나를 죽이기 위해 사지에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이들을 "자객"이라 부른다는 것입니다.

快保護將軍!
어서 장군을 보호해라!
손권군 장군 : 少憂
필요없다!



손권군 장군 : 別忘了老子是從哪裡混出來的!
이 몸이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잊은 게냐?!

그리고 앞에 부관의 칭찬이 무색치 않게, [손권군 장군]은 '태사자'랑 견줄 정도의 요원광이랑 1:1 맞다이를 뜹니다. 먼저 선제타를 가하면서 선방하는 듯 하지만..결국 요원광에게 붙잡힌 [손권군 장군]

放心,啞子沒有兵器!
걱정마라, 벙어리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다!
將軍,還可以嗎?
장군, 괜찮으십니까?
손권군 장군 : 想脅持老子等兵退……
병력을 물릴 때까지 이 몸을 인질로 삼을 생각인 듯 한데...
손권군 장군 : 就看你有沒有本事!
문제는 과연 네놈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까!
손권군 부관 : 從後而上。
뒤에서 덮친다.
예.

요원광에게 인질로 붙잡혔지만, [손권군 장군]은 요원광을 비웃습니다. 무기하나 없는 주제에 누가 누구를 인질로 잡냐 하면서요. 곧바로 포위망이 좁혀오지만, 요원광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지금껏 벙어리 척 해오며 입 안에 숨겨두었던 조그만 '비수'를 꺼내보입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레이션.



나레이션 : 在路上 以一命換一命,
그 길에선 목숨 하나를 다른 하나와 맞바꿔야하며
나레이션 : 沒有萬馬奔騰 所以不亮麗。
힘차게 내달리는 말이라고는 하나 없어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한 길.
나레이션 : 因為兇殘,所以仁慈。
흉잔하기에 인자로운 것이다.


앞에서 관우는 독백으로 제갈량에게 물었습니다, 한 번 나서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이 길'을 어디까지 갈 셈이냐고.
그 대답을 490화의 후어가 합니다.

관우의 독백 : 孔明啊 這條不歸之路 可以走到哪裡?
공명이여, 돌아오지 못할 이 길, 어디까지 가실 수 있겠소이까?




제갈량의 대답 : 몸을 이뤄 덕을 이룰 때까지 (이 길을 걷겠습니다) 

화봉요원 490화 - 지사, 인인(志士, 仁人) -1- by 찌질이 ver2

490화를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제목을 살펴보셔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490화의 제목은 “지사인인(志士仁人)”입니다. 풀어쓰면, “뜻있는 선비와 덕있는 사람”이 되겠지요. 이 말은 출전이 <<논어>>로 ‘살신성인’이라는 유명한 성어가 나오는, 위령공 편에서 나왔습니다. 그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志士仁人은 無求生以害仁이요 有殺身以成仁
뜻있는 선비와 덕이 있는 사람은 덕을 해하며 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몸을 희생하여 덕을 이룰 것이다.
<<논어>> 위령공편 8

요점은 간단히 얘기하자면, 인(仁)이 있는 사람은 몸을 희생하여 덕을 이루나, 반대로 불인(不仁)한 사람은 구차하게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인덕을 해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不仁은 “인덕이 없다”라는 원뜻에서 파생된 의미를 지녀 “흉잔하고 잔혹하다”라는 뜻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굳이 이 “지사인인”을 제목으로 배치한 것을 보아, 저 문장과 490화는 긴밀한 연관이 있을 것 같군요. 이를 유의하시며 490화를 시작하겠습니다. 490화는 나레이션 대신, 두 장령의 농을 서두에 배치하는 군요.

장령 a : 老子那一隊 在城口就幹掉了三百人 只損員一百。
이 어르신의 부대가 말이야, 성문에서 고작 일백의 손실로 삼백을 죽였다는 것 아니겠냐!
장령 b : 那有什麼了不起 我可對五百 才損數十呢!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유난을 떠시나! 난 열 몇 명 잃는 걸로 오백을 상대할 수 있거든!
장령 c : 哈哈哈,就算曹賊吹噓擁有百萬雄獅咱也不怕,就跟他耗下去
하하하, 조적이 백만 웅사(雄獅)를 거느리고 있다 큰소리친다 한들 걱정할 것 없겠네, 너희랑 서로 전력을 소모시킬테니깐!
장령 d : 對對對 一命換十命 看他撐得多久
그렇다마다, 우리측 한 명당 적 열 명이니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지켜봐야겠어!
장령 e : 主公復興漢室 指日可待!
덕분에 주군의 한실부흥도 금방 이뤄지겠구만!
장령 d : 雖然軍師要務纏身 不能盡興,
비록 요무(要務)에 매여 맘껏 즐기시지 못하시지만
장령 d : 但這一碗 是敬他的!
이 잔은 제가 군사님께 올리는 잔입니다!

4군의 항복을 기념하는 유비군의 승리 축하연입니다. 축하연에서 장병들은 네가 잘났네, 자기가 잘났네 하고 서로 숫자대결을 하며 농을 나누고 있군요.
난 아군 백명 죽는 걸로 적 300명을 죽였다.
어, 그래? 그럼 난 아군 열 명 죽는 걸로 적 오백을 죽였으니 내 승리다.
이런 식이죠. 제목이 지사인인志士仁人인데 서두에 이런 대사를 배치한 이유란 명백합니다. 작가는 생명을 경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겁니다. 이게 잘못되었다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보여주려는 것 뿐. 아무튼 아군 백 명을 잃어 적 삼백을 죽였다고 말하는 장령, 그럼 그가 죽인 수는 적아를 가리지 않으면 400명이 되겠군요. 하급장교조차 물경 400에 이르는 사람을 죽이는데 그럼 관우는 대체 몇이나 죽였을까요. 480화 위연의 말대로 “두 손을 피로 적실만큼” 죽였겠죠.
장령들이 누가누가 더 잘났나 싸우는데 그 옆에 있던 장교 하나가 이렇게 소리칩니다. “就算曹賊吹噓擁有百萬雄獅咱也不怕,就跟他耗下去”
해석하면 - 조적이 백만 웅사(雄獅)를 거느리고 있다 큰소리친다 한들 걱정할 것 없겠네, 너희랑 서로 전력을 소모시킬테니깐!
우선 번역 관련입니다. 雄獅는 직역하면 ‘숫사자’로, 비유하면 숫사자처럼 용맹하고 대담한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따로 의역하기가 뭐해서 그냥 직역했습니다. 백만의 용맹한 병사라고 보면 되겠죠.
장령들이 적은 손실비로 적을 쓸어버렸다고 하니까, 그럼 100만에 달하는 조조군 정예 병사들도 그 손실비로 한번 소모시켜 보라는 겁니다. 한 놈은 1:3, 다른 한 놈은 1:50의 손실비니까, 100만의 조조군도 둘이면 너끈하다는 너스레입니다. 그렇게 잘 싸우니 유비의 한실 부흥도 빨리 이뤄지겠다는 농은 덤.
이 跟他耗下去 부분을 과하게 해석해보자면 이 구절에 나온 他는 제갈량을 가리키는 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목숨줄이 다 타들어갈 때까지, 끝없이 조위의 병력과 자신을 소모해가면서 북벌을 해가는 제갈량이라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병사들은 제갈량과 관우를 언급하며 둘 다 바쁠 것이란 추측을 하며 건배를 올립니다. 이 가운데 축하연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홀로 걸어가는 관우. 관우가 다다른 곳에는 이미 마속이 와있었습니다.
어찌 이른 아침부터 ‘이 곳’에 오냐며 놀라움을 드러내는 마속이지만, 관우는 그저 ‘이 장소’ 안이 비워있는 걸 보고 발걸음 했을 뿐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소’는 이미 선객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갈량이죠.
마속은 말합니다 是的,趁有空,也來了(예, 잠깐의 짬을 이용해 오셨지요.)라고. 제갈량은 업무에 얽매여 시달리는 몸이었는데, 승리 축하연으로 잠깐의 짬이 생겨서 이를 이용해 ‘이 장소’에 왔다는 것이지요. 병사들은 왁자지껄, 떠들썩하게 서로의 공을 치하하는데, 공명은 ‘이 장소’에 와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요?
마속과 관우의 대사는 계속 이어집니다.

마속 : 二爺那麼早?。
둘째 나으리께서 이리 이른 시각부터?
관우 : 是 閒著就走來了
그렇네, 안이 비어있기에 발걸음 했다네.
마속 : 四郡新降 將士們慶功可沒完呢
4군 투항을 경축하는 장병 연회가 아직 파하지 않았을 텐데요.
관우 : 孔明在內?
공명은 안에 있는가?
마속 : 是的,趁有空,也來了
예, 잠깐의 짬을 이용해 오셨지요.
마속 : 大勝過後 總有些感觸吧
대승을 거둔 이후, 계속 감개에 차있군요.
관우 : 征戰多年 從來沒有想過收穫如此之大……
오래토록 전장을 누비며 이토록 거대한 걸 수확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네....
관우 : 但隨著要面對死去士卒的家屬 總是心情難平
허나 그에 따라 죽은 장병들의 가솔을 마주해야 하기에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아.
관우 : 雖然有專人處理 但內心 總有說不出的不安...
처리할 전담자가 있겠지만, 속은 말로 다 못할 정도로 불안하다네.
관우 : 有人說 麻木了 就成功了
세인들이 말하길, 마목(麻木)해야 성공 할 수 있다 하건만.
마속 : 不 善待伍卒而驕於權貴
아니지요, 사졸들은 아끼지만 권세가들에겐 교만해야죠.
마속 : 這就是二爺跟別人不同的地方
이것이 나으리가 남들과 구분되는 점이고요.
마속 : 成就大業之路,是以別人生命為階
대업을 이루는 길은, 남의 목숨을 발판 삼아 이룩해내는 것이잖습니까.
마속 : 人家沒必要送上性命為你圓夢
나으리의 꿈을 실현코자 저들이 제 목숨을 바칠 필요 따윈 없건만.
관우 : 此乃真話 但不可輕出
옳다 하나 함부로 꺼낼 선 안 될 말이로군.

관우는 여러 전장을 전전하며, 형남4군 같은 커다란 과실을 손에 넣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바로 뒤 문장에서 반전되는데요, 그는 이 과실에 따르는 희생- 유가족들을 뵐 낯이 없다고 말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름조차 없는 하급장교조차 400명에 달하는 핏물을 손에 묻혔는데 하물며 관우는 어떻겠습니까?
관우는, 자신이 적아를 가리지 않고 ‘만들어낸’ 무수히 많은 죽음에 불안해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축하연에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이른 시각부터 ‘이 곳’- 바로 “참회실”에 온 것이고요.
자신이 만들어낸 죽음에서 불안해하며, 도망치려하는 자신을 자조하며, 관우는 자신의 마음이 “마비麻木”되지 않음을 한탄합니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죽음과 그 부산물에 무감각(麻木)할 줄 알아야 성공한다며 말이죠.
그래서 관우의 대사는 첫째로, “마음이 무감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좀 더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마비되다’라는 뜻의 마목(麻木)과 비슷한 의미의 성어로는 마목불인(麻木不仁)이 있습니다. 490화의 제목이 지사인인(志士仁人)이기에, “마목”을 “마목불인”이라 치환해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목의 덕있는 인인(仁人)과 마목불인의 흉폭하고 잔혹한 불인(不仁)이 논리적으로 대응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볼 경우 해석함에 있어 “불인”에 중점을 두며 해석해야겠지요.
그래서 두 번째, “불인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다음으로, 관우는 현재 내적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죽음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죽음을 만들 것을 알기에 불안해 하고 있지요. 이를 결부시켜 “마목”을 해석한다면 [냉정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화봉요원 159화에서도 “침착함을 군사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죠.
그래서 세 번째, “침착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뜻 또한 됩니다.

이런 “마목”에 관한 관우의 대사를 마속은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그는 관우가 성공한 이유를 “마목”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찾습니다. 그는 세인들이 “마목”한 것과는 다르게 [사졸들은 잘 대우하나 권세가에게는 교만]하기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위 문장의 출전은 삼국지로, 관우와 장비에 관한 성격을 드러내는 문장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羽는 善待卒伍而驕於士大夫하고 飛는 愛禮君子而不恤軍人
관우는 사졸들을 잘 대우하였으나 사대부에게는 교만하였고, 장비는 군자를 사랑하고 예우하였으나 사졸들을 돌보지 않으니.
<<삼국지>>

위 문장중 善待卒伍而驕於士大夫 부분만 490화에 가져왔는데 士大夫 만 權貴(권세가)로 바꿨네요. 士大夫와 權貴 이 두 단어는 뜻이 서로 통하나,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權貴에는 집권자, 세도가라는 뜻으로 폄하의 뜻이 들어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됩니다. 원래는 관우의 오만한 성정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문장이었으나 화봉요원에서는 權貴로 단어를 바꿈으로서 성격을 좀 더 온화하게 했다고 할까요.
한편 화봉요원에서는 종종 관우와 제갈량을 함께 배치하는데요, 490화에서도 둘이 한데 묶어 나옵니다. 잘 보면 둘 사이에는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적을 얕잡아보는經敵” 방심을 역이용하는게 제갈량의 주요 병법인데, 정작 관우는 적을 얕잡아 봐서(經敵) 조심성과 경계심을 잃어 형주를 잃었으니까요. 이에서 유래된 중국속담으로 “부주의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다”라는 대의실형주(大意失荆州)가 있을 정도죠. 헌데 진모 작가는 이들 둘을 자꾸 엮는 걸 보면 화봉요원에서의 관우는 “방심으로 형주를 잃는(大意失荆州)” 전개로 가게 두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마목”이란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가 마속과 관우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마궁수에서부터 시작해 일군의 장령으로 성장한 자수성가 출신인 관우와, 탁상공론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참군 출신 마속. 서로 정 반대 입장의 인물이면서도, 둘 다 실수 한 번으로 제대로 말아먹었다는 공통점이 있죠.
마속은 관우의 행동 -사졸들은 잘 대해주나 위에 있는 집권자에게 뻗대는 성향-을 칭찬합니다. 왜냐? 대업의 길은 이들 사졸들의 목숨을 갈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우는 사졸들을 아끼고 잘 대해주기에, 이에 감화된 사졸들은 자기가 죽음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을 바치는 것이죠. 마속의 말대로, 남의 꿈 따위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을 바칠 필요 따윈 없는데도 말입니다.
관우는 이런 마속의 지적을 “옳다”고 긍정합니다. 관우는 장군이 공을 하나를 세우기 위해선 병사 만 명의 해골이 마르는 것을 알고 있으며, 본인 또한 마찬가지로 사졸들을 죽음으로 밀어 넣고 있음을 뼈저리게 알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불안”한 것이기도 했죠. 하지만 관우는 마속의 이런 “옳은 말”을 輕出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뜻으로는, 가장 직접적인 뜻으로 어딜 가서 이렇게 노골적이면서도 입바른 소리를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관우가 마속에게 하는 말이죠.
그리고 두 번째 뜻으로, 관우를 겨냥하는 은유입니다. 輕出에는 輕/出로 따로 해석해 “함부로 (말을) 꺼내다”란 뜻도 있지만, 輕出 자체에 轻率随便 라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해석하자면 “경솔하고 함부로 움직이다/행동하다”란 뜻입니다. 다시 말해 不可輕出는 관우 본인을 겨냥한 말로, 남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이때에, 정작 본인이 섣부르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입니다. 관우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마다 필연적으로 병졸들의 죽음이 수반되기에, 관우가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수만의 병졸들이 제 목숨을 던져 길을 닦기 때문입니다.

마속 : 老師說 獎帥三軍後 私慶功者 不可重用
스승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삼군 지휘관의 공로를 치하한 후 사사로이 공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들은 중용하지 말라고.
마속 : 吾存疑 但見二爺也如此 終信老師之言
의문이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둘째 나으리만 유일하신걸 보고나니 스승님의 말씀을 믿게 되네요.

이 대사로 서두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는 하급장교들과, 불안해하는 관우라는 하나의 대비를 만듭니다. 자신의 행동이 병사들의 인골(人骨)을 쌓아 탑을 만드는 과정임을 아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인 것이죠. 그렇기에 마속은 제갈량의 말을 전하는 겁니다.
“사사로이 공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중요하지 말라.”
사사로이 서로를 치켜세우며, 자기가 얼마나 사람들을 많이 죽였는지 큰소리치는 이들. 이들은 [생명]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제갈량은 이들- [생生]에 대한 경외심이 없는 이들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진모 작가가 하필 마속과 관우를 한자리에 놓은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당초 마궁수 출신으로, 맨 밑바닥부터 성장해온 자수성가한 관우와, 탁상공론의 대명사로 알려진 마속이라니. 그리고 둘 다 실수 한 번으로 제대로 말아먹은 경력이 있는 이들이기도 하죠.



관우 : 身份愈高,責任愈大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 책임 또한 막중해지는 법.
관우 : 居此位,受命討賊,每天皆製造死亡
이 자리에 있는 이는 난적을 토벌하는 명을 받아 매일같이 죽음을 만들어 낸다네.

관우 : 那是士卒之命,百姓之命,天下之命。受命以來 夙夜憂勤。恐託付不效
사졸들의 죽음은 물론이요, 백성, 나아가 천하의 목숨까지. 명을 받든 이래 밤낮으로 근심하며 부지런히 일했던게지, 혹여 맡은 바를 이루지 못할까 하고 말야.

“지위가 높아질수록, 그 책임 또한 막중해지는 법.” 이는 앞의 [마목]과도 상호 연관됩니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이상만 외칠 것이 아니라 때로는 냉혹한 결단을 내릴 줄도 아는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책임이 동반되기에, 옳지 않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움직여야 할 때가 있는 겁니다.
제갈량은 이상주의자 였습니다. 사형인 곽가가 서주대학살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눈물샘이 말라 더는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던 사람이 바로 그였습니다. 사마의가 건배 잔을 올릴 때, 무고하게 죽은 서주 백성들을 위해 잔을 바친 사람이 바로 제갈량이었습니다. 언제나 올곧은 이상주의자였던 그였습니다.
허나, [국궁췌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유비에게 출사한 뒤로 언제부터인가 이상주의자 였던 제갈량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사형 곽가처럼 매일같이 죽음을 만들어내고, 고문을 주관하는 [마목]되어버린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다음은 관우가 제갈량을 가리키며 말한 대사를 주목해봐야 합니다.
那是士卒之命,百姓之命,天下之命。受命以來 夙夜憂勤。恐託付不效
위 문장은 제갈량의 <출사표>에서 따온 말로, 일단 해당 원문을 먼저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受命以來 夙夜憂歎 恐託付不效 以傷先帝之明....
신은 선황제의 유지를 받은 이래 조석으로 근심하며 혹시나 그 부탁하신 바를 이루지 못하여 
선황제의 밝으신 뜻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려워하던 끝에..
제갈량 <출사표>

출사표의 夙夜憂歎 부분에서 한 글자만 바꿔 변주를 가한 대사입니다. 진모작가는 “탄식하다憂”를 “부지런하다勤”로 바꾸었어요. 憂歎는 “근심하며 탄식하다” // 憂勤는 “근심하며 부지런히 하다” 라는 뜻입니다.

진모작가는 텍스트의 활용으로 한 인물의 비참한 추락을 미리 못 박아 버리는 데 뛰어난 작가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봉요원>상의 가후입니다. 진모작가는 가후에게 단순히 [선란후치]라는 텍스트를 다는 것으로, 실제 역사상에서 모사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을, 그 길디 긴 인생 동안 [후치後治]따윈 없는 실패와 마주해야하는 비참한 삶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실력이 490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비록 관우의 입을 통해 말한다지만, 글자 하나만 勤로 바꾼 채로 <출사표>의 원전 문장을 고대로 따왔다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요? 같은 <출사표>란 텍스트에, 시간대만 다른 같은 “인물”을 공유한다는 것은 [현재]의 제갈량과 [미래]의 제갈량을 동시에 바라본다는 겁니다. [현재]의 제갈량의 행위가 [미래]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서 둘의 차이도 인식 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즉, 현재의 제갈량이 “명을 완수하지 못할까, 근심하며 부지런히 일했다”라면
훗날, 유선에게 출사표를 바치는 제갈량은 “명을 완수하지 못할까, 근심하고 탄식하면서도 일했다”는 겁니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건, 과연 이 “일했다”가 무슨 뜻인가 이죠. 여기서 진모 작가의 흉악한 부분이 드러납니다. “현재”의 제갈량을 가리키며 관우는 말합니다. “이 자리에 있는 이는 난적토벌의 명을 받들어 매일같이 죽음을 만들어 낸다”라고.
즉, [현재]의 제갈량은 매일같이 밤낮으로 “근심하면서도 부지런히憂勤 죽음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럼 [미래]의 제갈량은 “근심하면서도 탄식하며憂歎 죽음을 만들어” 내겠군요. 제갈량은, 그 긴긴 세월동안 자신의 목숨을 줄여가며 대업을 이루기 위해 두 손에 피를 잔뜩 적셔가며 죽음을 만들어 냈지만, 유비가 죽은 뒤 스물 두 해가 지난 [미래]의 그날 까지도 변한 건 없다는 종언인 것입니다.
비참함이 배가되는 부분은, 제갈량은 이 <출사표>를 낸 뒤에도 노년의 몸뚱이를 이끌고 “죽음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제갈량은 북벌을 치르며, 자신의 수명이 다하는 그 순간(국궁진췌)까지도 “밤낮으로 근심하고 탄식하면서憂歎” 수천수만의 죽음을 만들 겁니다.
그저 글자 하나를 勤로 바꿈으로서, 저희는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이어지는 제갈량의 비참한 인생을 엿본 것이죠. 예정조화된 비극과, 제갈량이란 인물의 한계점을 <출사표>라는 문장의 변주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현재의 제갈량의 명(命)과 훗날의 제갈량의 명(命)은 같지 않을 겁니다. 지금의 제갈량의 명(命)은 아마도 본인의 이상, 도(道)를 말함이 아닐까, 조심스레 주장해봅니다. 사람(유협)이 아닌 도道(한 황실)을 택한 제갈량의 이상, 그 원칙을 말함이 아닐련지... 훗날의 제갈량의 명(命)은 유비의 유지겠죠.
이게 왜 흉악하냐 하면, 저 대사 하나로 제갈량의 비참한 미래에 쐐기를 박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족으로, [마목]해가면서 심지와 몸이 고통받는 면모라거나
잘못을 저지르고 이른 아침부터 사당에 와서 죄를 뉘우치는 모습이라거나
490화에서 나온 제갈량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맹자>>[고자장구 下편]에 나온 모습과 닮았습니다.

“순임금은 전답 가운데서 일어났고, 부열은 성을 쌓는 공사장에서 등용되었으며, 교격은 어물과 소금에 관한 일을 하면서 등용되었고, 관중은 옥에 갇혔다가 석방되어 등용되었으며, 손숙오는 바닷가에서 등용되었고, 백리해는 시장에서 등용되었다.
그러므로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임무를 내리려 하실 적에는, 반드시 먼저 그의 심지를 괴롭게 하고, 그의 위장을 굶주리게 하고, 그의 몸을 곤궁하게 하여, 그의 모든 행위가 마음대로 되지 않게 함으로써, 이같이 그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그의 성정을 참을성 있게 만들고 그의 능력을 더 배가시켜주었다.
사람은 항상 잘못이 있은 뒤에 고칠 수 있으며, 마음이 곤하고 생각이 막힌 뒤에야 분발하여 창조할 수 있으며, 얼굴빛에 드러나고 음성에 나타난 뒤에야 깨닫는다.”
<<맹자>>[고자장구 下편] 12-15

리디북스 사이트에서 화봉요원 출간일을 알아보는 법. by 찌질이 ver2

1. 리디북스 사이트를 들어갑니다.


2. [카테고리] 부분에서 [만화] 버튼을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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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럼 당일 월 만화 출간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매월 1일 기준으로 갱신



6. 화봉요원은 1월 달에도 나오지 않는 군요


1월 2일 휴간 by 찌질이 ver2


12월 12일 512화 연재

1월 첫째주에 513화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슬프네요. 매주 수요일이 살아가는 원동력인데 우울..
모두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512화 추가해석 by 찌질이 ver2

제목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죠. 512화의 제목은 [병서고하]입니다. 511화에서부터 계속 제목에 [고하高下]가 들어가는데요, 그만큼 [고하]는 계속해서 변주되면서 사용되었죠. 그리고 마찬가지로 512화에서도 [고하]의 은유가 사용되는데 바로 장합과 사손질(士孫質)의 싸움장면입니다.




[고하高下]의 은유가 간접적으로 표현되었던 511화와 달리, 512화에서는 매우 쉽고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있지요. 높이(高) 위치 해있는 장합과, 이에 대비되는 밑(下)에 위치한 사손질. 그림 하나로 둘의 고하高下를 명명백백히 드러냅니다. 사손질이라 하니, [사손士孫]이란 성씨가 매우 특이한데, 이런 성씨를 가진 삼국지 시대 유명 인물로는 [사손서]가 있습니다.

한 화의 시작을 환기하는 인언(引言)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의 인언구는 조조가 주석을 단 [손자병법약해]에 관한 설명입니다.

那年, 有一本書
그 해, 한 권의 책이 있었다.
當年, 有人恥笑. 其後 無人敢笑
당시만 해도 뭇 사람의 비웃음을 샀으나, 이후엔 어느 누구도 감히 비웃지 못했다.

조조의 [손자병법약해]가 세상에 나올 당시만 해도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다는 내용이군요.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금까지도 조조가 주석을 지은 [손자병법약해]는 손자병법 분석에 있어서 가장 큰 권위를 지닌 책으로 통합니다. 사실 조조가 [손자병법약해]을 지은 목적은 당시 시중에 퍼진 여러가지 버전의 [손자병법]을 간추리고, 쓸모없는 주석을 쳐내고 정리하여 원전을 다시 오롯이 밝히는 데에 있으므로, 조조 본인이 덧붙인 주석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21세기 현재 사람들이 읽고 있는 [손자병법]은 조조가 정리한 버전이라 보면 되요.
그러니 위의 인언구도, 가후가 말한 “손자병법을 완전히 베낀 모작”이라 운운하는 것도 이해갑니다. 당시 시중에 퍼진 [손자병법]이나 조조가 주석을 단 [손자병법약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없을 테니까요. (실제는 어떤 반응이었는지 모르지만) 
“비웃음을 샀다”하니까 하는 말인데, 사실 [손자병법]도 세상에 나온 뒤 한동안 중시받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병법서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적 요구 말고도 당시 사회 관념이 비정상적으로 “예의”를 유난히 중시한 탓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의”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궤사詭詐를 위시로 하는 [손자병법]의 주장- “싸울 때는 속임수도 마다치 않을 것”이 먹혀들 리가요. 때문에 [손자병법]은 전국시대로 넘어와서야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사손질이 부하의 보고를 받으며 외친 말입니다.
조조측은 인위적인 허상을 만들어 손권군을 유인했고, 그 틈을 타 이전이 이끄는 운송대가 협곡 입구 쪽으로 움직였던 것이죠. 호랑이를 산 밖으로 끌어낸 뒤에 적 본신이 움직인 겁니다. 그래서 사손질은 이 전략에 감탄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죠.

사손질 : 好一招調虎離山, 敵人正身已找到了!
탁월한 조호이산의 계! 적 본신을 찾아내었다!

조호이산[調虎離山]은 <<삼십육계>> 중 제3편 <공전계>에 실려있는 내용으로, 35계중 15계에 해당합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調虎離山 待天以困之, 用人以誘之, 往蹇來返
호랑이가 산을 떠나도록 만든다는 뜻으로 적을 현재의 유리한 상황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이끌어낸 뒤 급습을 가하는 계책이다. 자연조건이 적에게 불리해지는 때를 기다려 재차 겹겹이 포위하거나, 인위적인 허상을 만들어 유혹하는 것이다. 진격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적이 아군을 공격해오도록 유인한다. 이는 “나아가기 어렵게 되자 원래 위치로 돌아오지만 이내 다시 어려움에 처한다”는 뜻을 지닌 <건괘蹇卦>의 왕건래반往蹇來返 효사爻辭와 취지를 같이한다.

조호이산 계책의 관건은, 적을 [유리한 상황]에서 끌어내는 것입니다. 산山이라는, 적이 점거한 유리한 지세나 조건 등을 불리한 쪽으로 유인해내야만, 그래야 [조호이산]의 계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취지는 <<관자>><형세해形勢解>에 처음으로 드러났죠. 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호랑이와 표범은 깊은 숲과 넓은 늪지에 살면 사람이 그 위력을 두려워해 존중한다. 만일 호랑이와 표범이 그윽이 깊은 곳을 떠나 사람이 사는 근처에 오면 사람이 잡아 죽이는 까닭에 그 위풍을 볼 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호랑이와 표범은 그윽이 깊은 곳에 머물러야 비로소 위엄을 떨칠 수 있다.

다음은 숲에서 화살을 재던 장합이 말한 대사입니다.

장합 : 顺風,弧矢之利
순풍, 호시지리(弧矢之利)다.

순풍은 말그대로 자기쪽에서 바람이 불어서 화살을 쏘기에 적합하다는 뜻도 있고, 다른 뜻으로는 이미 형성된 메인스트림- 대세(大勢)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弧矢之利는 512화 설명할 때도 언급했는데, 출전은 <<주역>><계사 下> 2장입니다. 그리고 <<손자병법약해>>의 조조가 지은 서문에도 쓰였죠.

일단 <<주역>><계사 下> 2장의 원문입니다.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 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 觀鳥獸之文與地之宜, 近取諸身, 遠取諸物, 於是始作八卦, 以通神明之德, 以類萬物之情
옛날에 포희씨께서 천하의 왕 노릇을 할 적에 우러러 하늘에서 현상을 관찰하고 굽어 땅에서 현상을 살피며, 날짐승∙들짐승의 문채와 땅의 알맞음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가까이는 사람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외물(外物)에서 취하여 비로소 팔괘를 그렸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명한 덕에 통하고 만물의 실정에 적용하였다.
作結繩而爲罔罟,以佃以漁,蓋取諸‘離’
끈을 꼬아 그물을 만들어서 짐승을 잡고 물고기를 잡았다. 이것은 이괘(離卦)에서 취한 것이다.
包犧氏沒,神農氏作,斲木爲耜,揉木爲耒,耒耨之利以教天下,蓋取諸‘益’
포희씨가 죽자 신농씨가 일어나서 나무를 깎아 보습을 만들고 또 나무를 휘어서 쟁기를 만들어서, 쟁기와 보습의 이로움으로써 세상 사람들을 가르쳤다. 이것은 익괘(益卦)에서 취하였다.
日中爲市,致天下之民,聚天下之貨,交易而退,各得其所,蓋取諸‘噬嗑’
해가 중천에 뜨면 시장이 서서 온 세상 백성들을 불러 모으고 재화를 불러들였다. 교역을 한 뒤에는 물러나는데 각기 원하는 것을 얻었다. 이는 서합괘에서 취한 것이다.
神農氏沒,黃帝、堯、舜氏作,通其變,使民不倦,神而化之,使民宜之。易窮則變,變則通,通則久, 是以自天祐之,吉无不利. 黃帝、堯、舜垂衣裳而天下治,蓋取諸‘乾’∙‘坤’
신농씨가 죽자, 황제(黃帝)∙요(堯)∙순(舜)임금 등이 일어나 그 변함을 통하게 하여 백성들을 게으르지 않게 하였고, 신명스럽게 교화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딱딱 들어맞게 하였다. <<주역>>에서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늘이 도와서 이롭지 않음이 없다. 황제∙요∙순임금 등이 제위(帝位)에 올라 의상(依裳)을 드리우자 온 세상이 다스려졌다. 이는 건괘∙곤괘 두 괘에서 취한 것이다.
刳木爲舟,剡木爲楫,舟楫之利,以濟不通,致遠以利天下,蓋取諸‘渙’
나무를 도려내어 배를 만들고 나무의 끝을 날카롭게 깎아 노를 만들어서, 배와 노의 이로움으로써 물 때문에 소통이 안되던 곳을 건넜으며 멀리까지 다니게 하여 천하를 이롭게 하였다. 이는 환괘(渙卦)에서 취하였다.
服牛乘馬,引重致遠,以利天下,蓋取諸‘隨’
소를 길들이고 말을 탐으로써 무거운 것을 끌게 하고 멀리까지 갈 수 있게 되었으니, 이렇게 하여 천하를 이롭게 하였다. 이는 수괘(隨卦)에서 취한 것이다.
重門擊柝,以待暴客,蓋取諸‘豫’
중첩된 문에서 딱따기를 쳐댐으로써 포악한 손님을 막았다. 이는 예괘(豫卦)에서 취한 것이다.
斷木爲杵,掘地爲臼,臼杵之利,萬民以濟,蓋取諸‘小過’
나무를 잘라 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서 절구를 만들어 절구와 공이의 이로움으로써 만백성(萬百姓)을 구제하였다. 이는 소과괘(小過卦)에서 취한 것이다.
弦木爲弧,剡木爲矢,弧矢之利,以威天下,蓋取諸‘睽’
나무를 휘어 활을 만들고 나무를 날카롭게 깎아 화살을 만들어서는 활과 화살의 이로움으로써 천하에 위엄을 떨쳤다. 이는 규괘(睽卦)에서 취한 것이다.
上古穴居而野處,後世聖人易之以宮室,上棟下宇,以待風雨,蓋取諸‘大壯’
아득한 옛날에는 헐거하면서 들판에서 그대로 살았다. 후세에 성인이 이를 궁실(宮室)로 바꾸었는데, 위로 마룻대를 치고 아래로 처마를 얹어서 비바람을 막았다. 이는 대장괘(大壯卦)에서 취한 것이다.
古之葬者,厚衣之以薪,葬之中野,不封不樹,喪期无數。後世聖人易之以棺槨,蓋取諸‘大過’
옛날에 장례를 지낼 적에는 시체를 섶으로 두텁게 입혀서 들판 가운데 그대로 묻었다. 봉분도 하지 않고 주변에 나무도 심지 않았으며, 장례 기간에도 정해진 수(數)가 없었다. 후세에 성인께서 이를 관과 덧관으로 바꾸었다. 이는 대과괘(大過卦)에서 취한 것이다.
上古結繩而治,後世聖人易之以書契,百官以治,萬民以察,蓋取諸‘夬’
아득한 옛날에는 새끼로 매듭을 지어 다스렸는데, 후세에 성인께서는 이를 서계(書契)로 바꾸었다. 많은 관료들을 두어 다스리고 만백성을 살폈다. 이는 쾌괘(夬卦)에서 취한 것이다.


<이미지 참고 - "호시지리" 부분에서 언급된 64괘 중 "규괘"의 설명>

대충 요약하자면 신농씨를 위시로 한 성인들이 뭣도 모르는 사람들을 계몽시켜 무기도 만들어주게 하고 도구를 쓰는 법을 알려줬다는 내용입니다. 가볍게 알고만 넘어가세요. 그리고 조조도 <<손자병법약해>>에서 이 “호시지리”를 언급하죠.
하지만 조조가 쓴 “호시지리”에서는, “화살의 이로움”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활과 화살의 이로움으로서- 다시 말해 활과 화살에서 비롯되어진 “무력으로서 천하를 바로잡은 이로움”으로 해석해야 옳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의 순풍順風과 호시지리를 연결해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1) 바람이 자기쪽으로 불어서(順風) 지형상으로 화살로 공격하기에 딱 알맞은 상황.
2) 작금 대세의 흐름에 부응해(順風) 조조가 무력으로서 세상을 바로잡는 호시지리(弧矢之利)를, 조조가 자신의 무력을 써서 그 위엄을 천하에 떨치리라는 것.

마지막으로, 마지막 장에서 그려진 [조조병법]부분과 가후의 대사입니다.

가후 : 昔殷呂牙, 以愚制魚.
그 옛날 은나라 여아(呂牙)께서도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낚으셨단 말이지.

제가 댓글에서도 언급했기를, 여아(呂牙)는 주나라 건국공신 여상, 다시말해 강자아(태공망)을 이야기 한다고 했죠. 그리고 呂牙 도 <<손자병법>><용간>에서 나오는 문장이라 이야기 했었습니다.

<<손자병법>> 용간편 13-3
...昔殷之興也, 伊摯在夏(伊摯, 伊尹也). 周之興也, 呂牙在殷(呂牙, 呂望也). 故惟明君賢將, 能以上智為間者, 必成大功. 此兵之要, 三軍之所恃而動也.
옛날 은나라가 흥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지가 하나라에 첩자로 있었기 때문이다(이지는 상나라 건국공신 이윤을 말한다). 주나라가 흥기할 수 있었던 것도 여아가 상나라에 첩자로 있었기 때문이다(여아는 주나라 건국공신 여상을 말한다). 오직 이치에 밝은 명군과 현장만이 지략이 뛰어난 인재를 첩자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해야만 능히 대업을 이룰 수 있다. 용간은 용병의 핵심이다. 전군이 첩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은나라와 주나라가 흥기할 수 있었던 공통점이란? 바로 출신성분을 가리지 않고 적국에서 종사했었던 신하들(이윤, 태공망)을 중용했기 때문입니다. 첩자였던 이들을 재상으로 등용하는건,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할 일이 아니죠. 그렇기에 <<손자병법>>은 오직 명군과 현장(賢將)만이 가능하다 보았던 겁니다.
손자병법의 내용을 가후의 대사에 적용시켜 昔殷呂牙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현재 강동 내부에 조조측의 첩자가 활약하고 있다.
2) 혹은, 한때 강동에 종사“했었던” 인물을 조조가 중용한 상황이며, 그 인물이 앞으로 조위(曹魏)의 건국공신이 될 것이다.
저번에는 제가 1)의 가능성만 타진했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2)의 경우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군요.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또 달리 보자면 “昔殷吕牙”는 바로 가후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양양 공방전에서 주유는 계속해서 공공연히 자신의 “어리석음愚”으로 적을 유인할 것이라 말하는데요, 이에 대응하듯 가후는 以愚制魚,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낚았다”고 이야기하죠. 다시말해 주유가 쓰려는 수법(愚)을 그대로 주유에게 되돌려 줌으로서 엿을 먹일 것이라는 가후의 엄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주유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갈거란 뜻이며, 동어반복으로 가후는 지금 적의 칼로 적을 상대하려 하는 겁니다.

조인 : 就以周瑜之愚, 洗我赤壁之恥
주유의 어리석음으로, 내 적벽의 치욕을 씻어내리라!
제장들 : 對, 幹掉周郞, 如此必能一擧呑下孫劉!
그러합니다, 주랑을 제거한 이상, 손유 연합을 능히 단번에 병탄하실 테지요!
<화봉요원 495화 中 조인의 대사 >

마지막으로, 제가 전에 해석하기를 以愚制魚는 강태공의 고사와 연관이 깊다고 했었죠. “강태공의 낚시바늘은 곧아서, 강태공에게 낚이길 원하는 물고기만이 곧은 낚시바늘에 걸려든다”는 고사요. 강태공은 여기서 주나라 문왕을 낚았죠.
하지만 가후는 이러한 “좋은” 뜻으로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 다음과 같은 뜻으로 저 대사를 읊었겠죠.
“물고기(주유)가 대체 얼마나 어리석으면愚, 보통 물고기들은 걸려들지도 않을 곧은 낚시바늘에 걸려들까?”
즉 以愚制魚에는 어찌보면 주유에 관한 조소도 포함한다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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