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표인] 구매사이트 by 찌질이 v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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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5 화봉요원 14권 발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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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ㅅㅂ 역대급 개병신 오역...ㅠㅠ (feat.523) 재수정 by 찌질이 ver2



??? : 死與不死 天下照分

복면을 한 의문인의 난입과 함께 울려퍼지는 아주 중요한 말. 전 여기서 照를 "알다, 이해하다(明白, 知道)"라는 동사로 잘못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天下照分라는 문장을 天下里照分라는 문장구조로서 잘못 읽고 "천하가 나뉘질 것이라는 걸 알고있다"라고 해석해버렸는데 이는 아주아주 불성실하고 잘못되었으며 되먹지 못한 오역입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아주 중요한 문구룰 잘못 읽었습니다.

天下照分에서 照는 개사로 쓰여
"~에 의거하여, ~에 따라서 / ~에 의해, ~대로 / ~에 비추어 (据, 按着, 依照, 按照)"라고 해석해야 옳습니다. 다른 동사와 함께 쓰면 "~에 따라 하다, 따르다"라는 뜻이 되죠. 가령 照舊라는 구문이 있는데 이건 "옛날을 알다"라는 뜻이 아니라 "이전을 따라서 하다, 종전대로 하다"라 해석합니다.
즉 照分는 직역하면 "나뉘는 대로 하다"라는 뜻이고, 문맥에 맞게 해석하면 "나뉘는 것은 똑같다. 나뉘는 것은 동일하게 하다(마찬가지다)"라는 뜻이죠.

오역을 정정하면 이 문장은 다음과 같이 해석해야 합니다.

??? : 死與不死 天下照分
오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나눠지게 되리란 건 온 천하가 이미 알고 있는 바였거든. (照를 동사로 번역한 어떤 병신)
올바르게 수정된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가 나뉘는 것은 마찬가지거든.

그리고 마지막 복면인의 말도 의미심장합니다. 주유는 "물고기"따위가 아니라 진즉부터 "곤"이였다면서요. 523화 마지막에 첨부된 진모 작가님의 말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더욱더 의미심장해지죠.

523화 작가의 말 : 鯤之大,不知其幾千里也, 那條巨魚, 正要鯨呑天下
곤(鯤)의 둘레는 몇 천 리가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그 거대한 물고기가 천하(天下)를 집삼키려 한다.

곤이란 북쪽 넓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아무도 그 물고기의 정확한 크기를 모른다는 생물입니다. 복면인은 주유가 바로 그 곤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조조를 희롱하는 것에 그치질 않고, 천하를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 복면인의 말 때문에 과연 주유의 속내가 어떤 건지, 그리고 주유가 정말로 죽은게 맞는지 아리까리합니다..

참조 - 장자 소요유

북쪽 넓은 바다[북명北冥]에 물고기가 한 마리 있으니, 그 이름이 곤鯤이다. 곤의 둘레가 몇 천 리가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물고기는 변화하여 새가 되니, 그 이름이 붕鯤이다. 붕의 등이 몇 천리가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붕이 가슴을 활짝 펴고 날아오를 때, 그 양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가 일렁일 때 남쪽 넓은 바다[남명南冥]를 향해 가려고 한다. (남쪽 넓은 바다는 하늘의 호수(天池)이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諧)]]에서 전하는 말로는, “붕은 남쪽 넓은 바다를 향해 가려고 할 때, 수면을 내려쳐서 물결을 일으키는데 그 물결의 파문이 장장 삼천 리까지 퍼져나가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나선형을 그리며 상승하는데 그 높이가 장장 구만 리에 달하며, 육 개월을 가서야 비로소 숨을 쉰다”고 한다. (<<제나라의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제해齊諧]>>은 경이로운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하늘에 감도는 푸른빛은 하늘의 본래 색깔일까? 아니면 우리가 끝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붕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모든 것이 위로 올려다 보이는 것과 똑같아져야 (아지랑이, 모래폭풍, 생물들이 서로에게 내뿜는 숨처럼 보여야) 비로소 더 높이 올라가기를 멈춘다.
물이 충분히 고여 있지 않으면, 큰 배를 실어나르기에는 힘이 부족할 것이다. 마루의 움푹 팬 곳에 한 잔의 물을 엎지르면, 거기서는 씨앗 한 톨이 한 척의 배가 된다. 그러나 그곳에 잔을 올려놓으면, 그 잔이 물을 다 메워버린다. 물은 그처럼 얕은데 배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바람이 충분히 쌓여 있지 않으면, 붕의 거대한 양 날개를 실어 나르기에는 힘이 부족할 것이다. 그 새는 구만 리 높이로 올라가 아래로 바람이 가득 쌓이게 되면 그제야 안심하고 바람에 무게를 싣는다. 그리고 푸른 하늘을 등지고 시야가 맑게 트이면 그제야 남쪽으로 진로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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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오전12:10 추가

照分 를 "나뉘는 건 마찬가지다"라고 해석하는 건 맨 처음의 오역보다는 낫긴 하나, 문장의 뉘앙스를 완벽히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바로 앞에서는 "주유가 죽든 죽지아니하든"이라는 이라는 구문이 나왔습니다. 이를 볼 때 照分라는 말은, 주유가 죽든 죽지 아니하든 이미 천하는 [나뉘게 된다 分]라는 예정조화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照)라는 의미로 봐야할 것입니다. 照를 "~와 동일하게 하다"라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지만, 여기서는 "~대로 간다(행한다)/~에 의거해 행한다"라고 해석하는게 더 뉘앙스에 맞지 않나 싶습니다.
"죽든 죽지아니하든 마찬가지인 결말"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어찌보면 괜찮은 것 같지만 앞 문장과 유기적으로 연결지어볼 때 "마찬가지"라기 보다는 "결국 나뉘게 될 운명"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해석을 다시 한 번 고치려고 합니다.. ㅠㅠ 계속해서 고쳐서 죄송합니다.

??? : 死與不死 天下照分
오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나눠지게 되리란 건 온 천하가 이미 알고 있는 바였거든. (照를 동사로 번역한 어떤 병신)
올바르게 수정된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가 나뉘는 것은 마찬가지거든. (뉘앙스를 온전히 못살림)
최종 수정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는 결국 나뉘게 될 것이거든. 



화봉요원 523화 - 물고기인가, 물고기가 아닌가(是魚非魚) (대사 재수정) by 찌질이 ver2



주유 본인의 목숨을 담보로 드디어 시작된 최유지책(最瑜之策), 그것은 바로 화공(火攻)이었습니다. 산 곳곳에서 피어난 불티는 이윽고 산천을 뒤덮기 시작합니다. 주유를 물고기에 빗대는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523화.

나레이션 : 江東有魚游在水,
강동에 물고기가 있어 물 위를 자유롭게 노니니,
나레이션 : 游向江河游向海
헤엄쳐 강가에 닿았다가, 다시금 바다를 향해 헤엄쳐 가는데...

조조군 병사들 : 這邊也着火了!
여기도 불이 붙었다!
조조군 병사들 : 沒..沒路了!
빠져나갈..길이 없어!
조조군 병사들 : 嗚嘩呀呀...
으아아아!

불길이 워낙 삽시간에 닥쳐드는 통에, 조조군 병사들이 빠져나갈 길이 모조리 막힌 상황. 이에 조조군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휩싸여 죽습니다. 그 와중에 불에 타는 지남거(指南車)는 덤. 이통은 불길을 빠져나온 잔존병력을 수습하는데, 그 많은 대 병력에서 고작 몇 명만이 살아남은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네요.

이통 : 大軍怎只剩下你們?
어떻게 그 대군(大軍)에서 남은 게 너희뿐이란 말이더냐?
이통 : 快向這邊逃 快!
이쪽으로 도망친다, 어서!
조조군 병사 : 將軍 火舌正捲過來!
장군! 불길이 닥쳐들고 있습니다!
이통 : 好 全軍馬上撤走!
알았다, 전군 즉시 철퇴하라!

나레이션 : 魚 游到了海,
헤엄쳐간 물고기가 다다른 바다는
나레이션 : 那是一片火海
온 사방이 불바다였더라.
나레이션 : 輕輕地轉身 不斷壯大,
가볍게 몸을 뒤집은 새, 끊임없이 커져버리더니



나레이션 : 水波 捲起了百川
물결은 이내 모든 강줄기를 휩쓸어버렸다.

의미심장한 나레이션. 여기서 轉身란 말은 “몸을 뒤집다”라는 말로서 비유적으로 “아주 잠깐의 사이, 갑자기”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한국에서 “손바닥 뒤집듯/ 눈깜짝 할 사이”라는 숙어가 있듯, 중국어에는 “아주 잠깐의 시간”을 일컫는 단어가 바로 轉身인 것이죠. 가령, 앞에선 약속을 해놓고 몸을 돌리자마자, 그런 약속을 까먹었다. 그런 상황을 표현할 때 轉身가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위의 나레이션을 해석해보자면, 미려(尾閭)라는 어귀에 도달한 물고기(주유)가 화공(火攻)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이 불길은 몸을 한 번 뒤집는 아주 짧은 시간에(=轉身; 눈깜짝할 새, 손바닥 뒤집을 사이) 물고기(주유)가 있는 산 전역을 뒤덮을 만큼 커져버렸고, 이윽고 그 불바다의 물결이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다는 것입니다. (불바다의 물결이니 당연히 불길이겠죠)

허도(許都)에서 데려온 정예 중의 정예 병사들, 청주병 연주병들이 화마에 죽어가는 것을 보고 눈이 돌아간 하후연. 그리고 조홍은 정신줄 놓은 하후연을 뒤에서 잡아 말립니다. 조인과 하후돈은 이를 씁쓸하게 바라볼 뿐.

하후연 : 媽的 剛從許都調來的精兵 全都毁了!
젠장할, 허도(許都)에서 갓 동원해온 정병들이 모두 불길에 휩쓸렸어!
하후연 : 靑州兵, 兗州兵, 最强的, 最好的 全毁了!
청주병도, 연주병도! 가장 강력하고 우수한 정예들이 전부 휩쓸렸다고!
조인 : 再强的兵法 仍敵不過他點下的小火苗
아무리 강한 병법이여도 여전히 그가 피운 조그만 불씨를 당해내지 못하는가. 
하후돈 : 對 火乘風 草木皆兵
그러게, 불길이 바람을 탔으니 이젠 숲의 나무까지 적처럼 보일 지경이야.
하후돈 : 要不是有指南車 咱們早就完了
지남거가 없었더라면 우린 벌써 끝장나고도 남았을 거다.
조인 : 此役損失之大 不下赤壁
이번 전투는 적벽에 필적할 정도로 손실이 막대해.
조인 : 將後方的主力調來 本欲一擧戰勝凱旋,
단 한판의 결전으로 승부를 짓고 개선(凱旋)하고자 후방의 주력(主力)을 동원한 것이거늘
조인 : 豈料一轉身 却全部回不了去
그 몸을 돌려 세우자마자 전부 돌아가지 못하게 되리라곤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轉身의 용례가 다시 한 번 사용됩니다. 여기서는 중의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여기서는 첫번째 “아주 잠깐의 사이”라는 뜻을
그리고 두 번째로, 한창 외적(外敵) 상대하던 수도권의 병사들을 동원한 바로 그 순간을 이름입니다. 조조는 “바깥”을 향해 창끝을 향하던 수도권 병사들로 하여금 몸을 돌려 세우게 해(轉身) “남쪽”을 향해 창을 겨누게끔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몸을 돌려 세우자마자”, 다시 말해 이들이 남쪽의 원정에 가담하자마자 화마에 휩싸여 모두 죽어버린 것이죠. 제대로 창을 찔러보지도 못한 채, “몸을 돌려 세우는” 그 순간에 불길에 타죽어버린겁니다.
그래서 조인은 비통하게 읊는 것입니다. 정예들의 정예를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잃어버릴 줄 누가 알았느냐면서. 그리고 비통해하는 사람은 조인 말고도 또 있었습니다.

조조 : 他仍在框外
여전히 그 자는 테두리 너머에 있구나.



조조 : 剛壓下的外敵一旦知曉必會重臨 後果不堪設想
기껏 억눌렀던 외적들이 이를 알게 된다면 필시 다시 덮쳐 올 것인즉,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조조 : 此役損失之大 除非有奇蹟 不然數年不復
이번 전투의 손실은 막대하구나.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야 몇 년이 지나서도 복구되지 않을 양이야.
조조 : 單是防外已是困難 更遑南下
바깥을 막는 것만 해도 이미 어려움에 부닥쳤거늘, 어찌 남하를 행한단 말인가.
조조 : 此刻....北方曹操 已是無牙虎豹
지금부로..북방의 조조는 이빨 빠진 호표(虎豹)가 되었구나.



조조 : 此火不下赤壁 且更勝赤壁
이 불(火)은 적벽에 필적하며, 더 나아가 적벽의 그것을 능가함이라.
조조 : 燒一次可笑 再燒一次更可笑!
한 번 불탄 것만 해도 충분히 웃음거리건만, 또 한 차례 불타게 되었으니 이 어찌 우습지 아니할까! 
조조 : 連番中計 操已無地自容!
같은 계략에 연이어 걸려들었으니 이 조(操),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구나!
조조 : 本欲捲土重來 一雪前恥,
본디 권토중래 하여 지난날의 치욕을 설욕할 생각이었으나
조조 : 却不知故技可重施,
상대가 똑같은 수법을 다시 쓰는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조조 : 天下最笨之人 竟可蟬聯

아무래도 천하에 가장 어리석은 이란 영예는 계속해서 누리게 되었구나.


1)비록 마등은 볼모로 붙잡아 두었다지만, 여전히 등 뒤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양주 마가(馬家)를 위시로 한 서량 군벌.
2) 위공(魏公) 등극 건으로 생겨난, 순욱을 위시로한 문벌 귀족 등의 동요. 그리고 정치적 파트너인 순욱과의 결별 선언.
3) 어쩔 수 없이 적대하는 유비와 손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인정해버렸고, 지지부진한 형주 전선의 문제는 덤.
4) 거기에 적벽대전의 손실을 완전히 복구하지 못한 것까지.
위국(魏國)을 세우려는 조조의 눈앞에는 문제가 산적해있습니다. 그런 조조에게 있어 친정(親征)은 최우선 선결과제였습니다. 남하해서 손권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 지금껏 쌓아놓은 전부가 도로아미타불이 되며, 천하가 사분오열 찢어질게 자명한 일.

그런 조조가,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병력을 잃어버린 것도 서러운데 
적벽에서 당한 수법을 고대로 똑같이 당하고 만 겁니다. 조조 입장에서는 정말 분통이 터지고 피가 터질만하죠. 주유가 가장 어리석다면, 그런 주유에 속아 넘어간 조조는 "천하에 어리석은 이"라는 영예를 누릴만 합니다. 이제 조위(曹魏)의 한 찬탈은 더욱 더 어려워 지겠고, 순욱을 제어하는 일도 더더욱 어려워 질테며, 유비의 팽창을 막지 못하는 이상 서촉도 고스란히 넘겨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조 : 有傳魚已死 却戲蓮葉間,
물고기가 죽었단 이야기를 전해 들었으나, 정작 그 물고기는 연잎 사이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조조 : 戲江河 戲火海
강을 희롱하고, 불바다를 희롱하며 놀고 있군.

戲蓮葉間 구도 약간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戲蓮葉間구문은 《상화가사》에 수록된 한漢나라대 악부시 《江南》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江南》
江南可采蓮, 荷葉何田田, 
강남에서 연꽃을 따려니, 연잎은 어찌 이리 무성한지.
戲蓮葉間. 魚戲蓮葉東, 魚戲蓮葉西, 魚戲蓮葉南, 魚戲蓮葉北
물고기는 연잎사이에서 놀고 있네요. 
연잎 동쪽에서도 물고기가 놀고, 연잎 서쪽에서도 물고기 놀고요.
연잎 남쪽에서도 물고기 놀고, 연잎 북쪽에서도 물고기 논답니다.

위 시의 주제는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며, 이런 좋은 시절에 놀고 즐기는 걸 그리고 있습니다. 강남에 연잎을 따기에 적절한 계절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무수히 많은 연잎이 수면 위로 떠올라 복작복작대고 첩첩이 겹쳐있네요.
이렇게 수레덮개(盖)마냥 무성히 나있는 연꽃잎의 아래에는 물고기가 즐겁고 유쾌하게 노닐고 있습니다. 어찌나 즐거운지 쉴 틈이 없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튀어나오며 시의 화자를 희롱하며 놀고 있어요. 시의 화자는 물고기가 어디 있는지 특정해보려고 하나, 물고기는 이쪽저쪽 옮겨 다니는 통에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를 통해 조조의 말에 적용시켜 보자면, 戲蓮葉間란 말은 “연잎 사이에 놀다”라고 해석하기 보단 연잎 사이에 숨어 쉼 없이 움직이며 조조 자신을 실패로 몰고간 물고기(=주유)를 의미하므로, 약간 의역해 ‘연잎 사이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며“라고 해석했습니다. (물론 전부 제 사견에 불과합니다. 전 중국어 실력 좆밥이라 틀렸다면 거침없이 지적해주세요 제발 ㅠㅠ)
《江南》의 내용은 [물고기가 시의 화자를 희롱하며 몰고 있는 상황]임을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주유도 불바다로 조조를 희롱하며, 그를 실패로 몰고가는 상황인 겁니다.

조조측 병사 : 李通將軍通告!
이통 장군의 통지입니다!
조조측 병사 : 孫軍已回頭 要馬上撤退!
손권군은 방향을 돌려 곧 철퇴한다 합니다.
조조측 병사 : 我軍兵敗 慎防有人通知外族 也要小心涼州
아군은 패전했으니, 누군가가 이민족들에 발설치 못하도록 제지를 단단히 가하시고 
양주(涼州)쪽에 주의를 기하셔야 합니다!
조조측 병사 : 現在要趕回許都穩定軍心 不然就來不及了!
당장 허도로 돌아가 군 사기를 안정시키기엔 시기가 늦었습니다!

여기서 慎防는 “신중히 방어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어떤 나쁜 사태나 일이 커지는 걸 막고자, 사전에 제지를 가해 사태가 커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함”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정이 실패했음을 드러냈음을 보여주는 조조측 병사의 말. 후방 주력이 불길에 휩쓸려 들어간 이상, 허도로 돌아가기는 이미 늦었다고 말합니다. 지금 더 걱정해야 하는건 마초가 있는 양주(涼州)라는 조조측 병사의 주장.




조조 : 這一撤 天下大變
이 한 번의 철퇴로 천하는 크게 뒤바뀌겠지.
조조 : 這一退 只能回到官渡時期
이 한 번의 물러섬으로, 관도의 때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조조 : 我軍至少三年不能犯境,
적어도 향후 3년 동안은 우리 군은 국경 쪽을 건드리지 못하는 형편이니,
조조 : 元氣之像 絶不能宣!
기력이 크게 쇠했단 사실이 절대 밝혀져선 아니 된다!

조조는 자신의 힘으로는 결국 [분열]을 막지 못했다며, 패전을 수습하고 앞으로 벌어질 [삼분천하]에 대비하라는 말을 합니다.

조조 : 西川 也只有拱手相讓
서천(西川) 또한 순순히 넘겨줄 수밖에 없다.
조조 : 諸將要做好準備 往後數年...
모두들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하네. 앞으로 몇 년 후....
조조 : 天下 要分了
천하가 나뉘어질테니 말일세.



나레이션 ; 魚戲葉趕間 一躍進火海
물고기는 연잎 사이에서 노닐다 불바다로 뛰어들었고
나레이션 ; 紫鱗捲浪濤 一波又一波
붉은 비늘(紫鱗)로 파도를 일으키니 바다 위에 물결이 끊이질 않고 계속 이네.

여기서 자린(紫鱗)은 시적표현으로 물고기를 의미합니다. 붉은 비늘=물고기로 쓰인다 하네요.
산 위에 포진한 주유측 영채는 전부 불타오르는 상황. 이미 주유는 불길에 타들어 가고 있고, 나머지 주유의 제자들도 전부 불타 죽었습니다. 남은 것은 잔병2세대 2명과 조조측에서 심어놓은 세작들 뿐. 불길에 휩싸이면서도 서로들 싸우는 잔병과 조조측 세작.

조조측 세작 : 還有四個!
아직 넷이 남았다!
나레이션 : 翻身呑百川...
몸을 뒤집어 온 갈래 강줄기를 삼키니...

翻身는 두보의 시 <哀江頭(강가에서 슬퍼하며)>에서 나오는 문장으로 여러 가지 뜻으로 쓰입니다.
첫째는 앞에 나온 轉身의 뜻으로 쓰입니다. “몸을 돌리다, 몸을 뒤집다”
[[예문 - 翻身向天仰射雲 : 몸 뒤집어 하늘 향해 구름 속의 새를 쏘아 (두보, 哀江頭)]]
둘째는 몸을 훌쩍 솟구치는 것을 가리킵니다.
셋째는 고통받거나 핍박받는 상황에서 벗어남을 (해방되다)
넷째는 불리한 처지나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앞의 轉身와 호응하여 첫 번째 뜻으로 쓰였습니다. 사족으로, 중국어에서는 鹹魚翻身라는 숙어가 있습니다. “소금에 절인 물고기가 되살아난다”라는 뜻으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물고기가 되살아 났음을 뜻하여 [기사회생]의 의미로 쓰입니다.
즉, 위의 나레이션은 계속 실패하던 주유가 기사회생하여 주유를 패배로 몰아넣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조조측 세작들은 잔병2세대들과 싸우다가도, 주유가 서있는 곳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조조측 세작 : 沒路 過不去了!
길이 없어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 
조조측 세작 : 這樣燒 取首級也沒用了!
저렇게 타버린 이상 수급을 취해도 소용이 없어!

불길에 타들어가는 주유의 시체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곽회와 왕쌍. 이 둘은 저것이 진짜 주유의 시체인지에 대해 논합니다.



왕쌍 : 就這樣死了 你信嗎?
저렇게 죽은 거, 넌 믿냐?
곽회 : 不! 絶對不會這么簡單!
아니! 절대 이렇게 간단히 끝날 리가 없어!
??? : 對 不簡單
그래, 그렇게 간단할 리 없지.





??? : 死與不死 天下照分 

오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나눠지게 되리란 건 온 천하가 이미 알고 있는 바였거든.

올바르게 고친 번역: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가 나뉘는건 마찬가지거든.

최종 수정된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는 결국 나뉘게 될 것이거든.





??? : 周瑜亦非魚,

물론 주유도

??? : 早已是鯤了

물고기(魚) 따위가 아니라 이미 곤(鯤)이었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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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死與不死 天下照分 구문에 관해

照分 를 "나뉘는 건 마찬가지다"라고 해석하는 건 맨 처음의 오역보다는 백배 낫지만서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문장의 뉘앙스를 완벽히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바로 앞에서는 "주유가 죽든 죽지아니하든"이라는 이라는 구문이 나왔습니다. 이를 볼 때 照分라는 말은, 주유가 죽든 죽지 아니하든 이미 천하는 [나뉘게 된다 分]라는 예정조화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照)라는 의미로 봐야할 것입니다. 照를 "~와 동일하게 하다"라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지만, 여기서는 "~대로 간다(행한다)/~에 의거하여 행한다"라고 해석하는게 더 뉘앙스에 맞지 않나 싶습니다. 照分를 "나뉘는 것으로 나아간다"라고 해석하는 게 더 복면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중에 가깝지 않나..그렇게 생각합니다. (언제나 말하지만 전부 제 사견에 불과할 따름이며, 전 중국어 쌉초보임을 밝힙니다. 제발 거침없이 지적해주세요 ㅠㅠ)
따라서 "죽든 죽지아니하든 마찬가지인 결말"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앞 문장의 내용에 담긴 뉘앙스- 주유의 죽음과 상관없이 삼분천하가 확정되었음을 어떻게든 드러내보고 싶어서 "마찬가지"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살짝 의역해"결국 나뉘게 될 운명"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해석을 다시 한 번 고치려고 합니다.. ㅠㅠ 계속해서 고쳐서 죄송합니다.

??? : 死與不死 天下照分
오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나눠지게 되리란 건 온 천하가 이미 알고 있는 바였거든. (照를 동사로 번역한 어떤 병신)
올바르게 수정된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가 나뉘는 것은 마찬가지거든. (뉘앙스를 온전히 못살림)
최종 수정 번역 : 죽든 죽지 아니하든 천하는 결국 나뉘게 될 것이거든. 


스포일러 유의) 523화...아 ㅅㅂ 진모작가님 ㅅㅂ아 진짜 by 찌질이 ver2



주유가 자기 죽음으로 유인계 쓸거라곤 했지만 아니 진짜 으아아아

병으로 죽는 것도 아니고 불타 죽는 것이라뇨!! 진모작가님 
소사(燒死)라뇨!!! 분신자살이라뇨!!!!!
 
아 진짜 진모작가님 주유 끝을 이렇게 해버리면 저 진짜 ㅠㅠㅠㅠㅠㅠ 주유 제일 좋아한다면서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여 
아니 진짜 글자 그대로 제 한몸 불살라서 손권의 앞길을 닦아주는게 아니 아...
멘탈이 아...진짜..


522화 추가해석 by 찌질이 ver2

1.

손책은 맞고 온 손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손책 : 人家一直欺負你 就不要逃避
누가 널 자꾸 못살게 굴거든 피하면 안 돼.
손책 : 你是孫家的人 就要有過人的勇氣
넌 손가의 사람이니, 남들을 능가하는 용기를 지녀야지.
손책 : 麻煩 總要去解決...
곤란한 일이란 건 결국 해결해야만 하는 거니...
손책 : 去親近
좀 가까이해 봐봐.

解决에는 2가지 뜻이 존재하는데요, 1)(문제를) 처리하다, 해결하다 2)“(악인을) 소멸하다, 없애버리다”란 뜻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손책의 대사도 중의적으로 해석됨을 의미합니다.
첫 번째, 解決를 1번 뜻(문제를 처리하다, 해결하다)으로 해석할 경우, 손책의 대사는 쉽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1번 뜻과 연관된 구어로 解决麻烦라는 숙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麻烦는 “문제/분쟁”으로 쓰여 解决麻烦는 “복잡한(귀찮은) 문제를 해결하다/분쟁을 중재하다.”라고 읽습니다. 이를 통해 해석해보자면 손책의 대사 “麻煩, 總要去解決”는 분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를 곁에 두고 관리하며 미연에 방지해둘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解決를 2번 뜻(소멸하다, 없애버리다)로 해석할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麻煩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골칫거리”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렇게 되면, 손권의 일생에 있어서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것들은 모조리 없애버리란 의미로 읽을 수 있겠군요.
그 다음 손책의 대사 “去親近”입니다. 親近는 묶음단어로 “사이가 좋아지다, 가까이하다, 긴밀한 관계를 가지다”라는 뜻으로서, 중의적인 뉘앙스의 麻煩(문제/껄끄러운 것)를 “가까이 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親近를 한 글자씩 따로 떼어놓고 보면 親+近이 되어 몸소(親)+가까이하다, 근접하다(近)라는 뜻이 됩니다.
즉 “親近”이라는 의미는 麻煩(문제/껄끄러운 것)과 사이가 좋아져 보라는 의미가 아니라, 손권 자신이 麻煩에 가까이해서 직접 해결할 것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손책이 직접 나무 몽둥이(棍)을 들고 가해자들의 집에 찾아온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사이가 좋아져봐”라는 말보다는 “(문제와) 가까이 해봐/곁에 둬봐”라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뉘앙스를 살리는 게 아닐까 합니다.

解決의 두 번째 뜻, “없애다, 소멸시키다”란 의미는 뒤편 손책의 대사와 호응됩니다. 손책이 사람들을 때려눕힌 일 때문에 문제가 불거지는데, 여기서 손책은 자신이 비록 손속을 매섭게 펼쳐서 사람들을 반병신으로 만들어 놨음에도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 사태는 금방 진정될 거란 논지를 펼칩니다. 그리고 그 말대로 됬고요.

손책 : 沒有人死 事情很快就過去,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금방 넘어가겠지.
손책 : 睡一覺 就完了
한숨 자고 나면 마무리 되어있을 걸.

헌데,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손책이 만약 사람을 죽였다면 사태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을 거란 말이 되는군요. 문제를 해결하거나 껄그러운 것들을 없애버린답시고(解決麻煩) 사람을 죽인다면, 문제나 골칫거리(麻煩)가 해결되기는커녕 새롭게 긁어부스럼(麻煩)이 생기고 말았을 겁니다. 손책은 그 차이를 알았기에 解決麻煩를 행하면서도 아무도 죽이지 않은 겁니다.
이는 뒤의 요원화와도 연관됩니다. 손-유동맹의 형주 행(行)에서, 요원화는 군진 한가운데서 차축(車軸)을 들고 (명목상 동맹군인) 손권군과 싸우는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이는 유비측에 어떠한 악영향이나 악재로 작용되지 않을 겁니다.
왜냐? 주태의 말대로,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까요.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 걸고넘어질 건덕지가 없으니까요. 앞부분에서 어린 손책이 했던 것처럼, 요원화도 차축(車軸)으로 몽둥이찜질만 했을 뿐이거든요. 한 사람이라도 죽었다면 심각한 정치문제로 비화했을 테지만, 요원화의 철저한 계산 덕분에 그저 시위(侍衛) 조자룡이 벌인 난동사태로 끝나고 마는 겁니다. 손권이 이를 따져봤자 기껏해야 유비의 사과를 받아내는 데서 그칠 겁니다. 유비야, 냉정하게 조자룡의 독단으로 몰고 가면 그만이니까. 그러니 여기서 주태가 요원화를 죽인다면, 오히려 손권측에 불리해질게 자명하니 주태는 깔끔하게 죽이는 것을 포기하고 제압하는데 전력을 다한 것이죠.
손책과 요원화가 쓰는 무기를 보면 더욱 뚜렷이 드러나는데, 어린 손책의 경우 몽둥이(棍;곤)을 썼고, 요원화도 차축(車軸)을 썼습니다. 둘 모두 막대기 형태로 사람을 죽이기보단 제압하는 용으로 자주 쓰는 무기죠.
전반부의 손책과 후반부의 요원화가 호응되며, 요원화도 손책처럼 解決麻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2. 這根棍滑手了

太遲了 這根棍滑手了
한발 늦었어. 이 막대기, 손에서 미끄러졌지 뭐람.

손책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사입니다. “~가 내 손에서 미끄러졌지 뭐람”으로 해석되는데요, 저 대사를 읊음과 동시에 투창으로 적의 목숨을 빼앗습니다. 16권에서 가짜 손책 노릇을 하던 능조도 말한 적 있었죠.
어린 손책은 “막대기가 손에서 미끄러졌지 뭐람(棍滑手了)”이라고 말하는데, 강동 정벌할 때의 손책은 “극이 손에서 미끄러졌지 뭐요(戟滑手了)”라고 말하는 차이가 있죠. 이렇게 굳이 짚고 넘어간 건 다름이 아니라, 실제 역사속에서 손권도 이렇게 “철극이 손에서 미끄러진”일화가 있어서입니다.

二十三年十月,權將如吳,親乘馬射虎於庱亭。〈庱音攄陵反。〉馬爲虎所傷,權投以雙戟,虎卻廢。常從張世擊以戈,獲之。
건안23년(218년) 10월 손권은 앞으로 오군으로 가서 직접 말을 타고 능정(庱亭)에서 호랑이를 쏘려고 했다. 말은 호랑이에게 상처를 입었고, 손권은 쌍극을 던졌다. 호랑이가 상처를 입고 물러나자 늘 따라다니던 장세가 창으로 공격하려 사로잡았다.
삼국지 권47 오서 《오주전吳主傳》

만약에, 만약의 만약인데요...만약 화봉요원 후반부에서 손권이 손책을 따라서 “철극이 내 손에서 미끄러졌지 뭐람”이라는 대사가 나온다면..위의 에피소드를 차용한 일화가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리고 저 장세(張世)란 인물도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요? 장세(張世)의 기록은 오주전의 언급이 전부나 패장(敗將)출신으로 나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손권을 항상 따라다닌 종사 얘기를 해서 말인데, 손권의 종사로는 장세(張世)외에도 곡리(谷利)가 있습니다. 곡리는 친근감(親近監)의 직책으로, 황제나 왕 가까이에 있는 신하를 감독하는 직책으로 시종관(侍從官)의 책임자였습니다. 충성스럽고 과단성이 있으며, 성실하면서 강직하고 말함에 있어서 쓸데없는 말을 않는 대단한 사란이었죠. 기록에선 합비2차전에서 장료에게 탈탈 털리던 손권의 도망치는 것으로 등장합니다.

環濟《吳紀》曰:大皇帝征合肥,未下,因撤軍還兵。呂蒙等共留津北,魏將張遼奄至,圍數重,蒙等死戰。旣破圍上馬出,外浮橋南已絕,丈餘無板。谷利時爲親近監,白曰:「至尊牢攝鞍緩鞚,利當著鞭以增馬勢。」於是得渡。
태황제가 합비를 정벌하려 하였으나 그러지 못하자, 이에 철군하여 군을 물리려 하였다. 여몽 등은 모두 소요진 북쪽에 위치해있었는데 갑작스레 위 장수 장료가 쳐들어와 여러 겹으로 포위당했으나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다. 포위를 격파하고 말 위에 올라 나가보니 바깥 선교 남쪽이 이미 철거되어 널빤지가 한 장 남짓 없었다. 이 시기 친근감(親近監)이었던 곡리가 사뢰길, “지존께선 말안장을 단단히 쥐시고 고삐를 느슨하게 하시면 제가 말에 채찍질을 해 말의 기세를 도우겠나이다” 그리하여 건널 수 있었다.
《태평어람(太平御覽)》 권358 병부(兵部) 89공(鞚)

權守合肥十餘日,城不可拔,徹軍還。兵皆就路,權與諸將在逍遙津北,張遼覘望知之,即將步騎奄至。甘寧與呂蒙等力戰扞敵,凌統率親近扶權出圍,復還與遼戰,左右盡死,身亦被創,度權已免,乃還。權乘駿馬上津橋,橋面已徹,丈餘無版;親近監谷利在馬後,使權持鞍緩控,利於後著鞭以助馬勢,遂得超度。賀齊率三千人在津南迎權,權由是得免。權入大船宴飲,賀齊下席涕泣曰:「至尊人主,常當持重,今日之事,幾致禍敗。群下震怖,若無天地,願以此為終身之誡!」權自前收其淚曰:「大慚謹已刻心,非但書紳也。」
손권이 합비를 지킨 지 10여 일이 되었으나 성을 뽑아버릴 수 없어서 군대를 철수하여 돌아갔다. 병사들은 모두 길을 따라서 가고 손권과 제장들은 소요진의 북쪽에 있었는데 장요가 멀리서 엿보아 그들을 알아보고 즉각 보병과 기병을 거느리고 엄습하여 다다랐다. 감녕과 여몽 등이 힘껏 싸우며 적을 막고, 능통이 시종(侍從)들을 거느리고 손권을 부축하여 포위를 벗어나게 하고서 다시 돌아와 장요와 싸웠는데, 좌우의 사람들은 모두 죽고 그 자신 역시 다쳤지만 손권이 이미 벗어난 것을 알고서 돌아왔다. 손권이 준마를 타고 나루터에 있는 다리 위로 올라갔으나 다리의 남쪽 부분이 이미 부서져서 1장(丈) 정도가 나무판이 없었다. 친근감 곡리가 말 뒤에 있으면서 손권에게 말안장을 쥐고 고삐를 느슨하게 잡아당기게 하고, 곡리가 뒤에서 채찍질을 하여 말의 기세를 도와주어서 마침내 뛰어 넘을 수가 있었다. 하제가 3천 명을 이끌고 와서 나루터 남쪽에서 손권을 맞이하여 손권이 이에 벗어날 수 있었다.
《자치통감》 권67

이 외에도 [강표전]에 손권과 배를 타고 시험운행을 하다가 말린 일화도 실려 있습니다.
사족을 언급한 이상, 좀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봉요원에서는 능조가 가짜 손책을 연기해 대신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능통도 가짜 손권을 연기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합비2차전 때, 장료는 퇴각하는 손권군을 요격, 손권이 위치한 후미를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허나 장료는 손권의 외모를 잘 모르는 상태였고, 능통이 병사 300을 이끌고 손권을 도와 탈출시켰기에 손권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獻帝春秋曰:張遼問吳降人:「向有紫髯將軍,長上短下,便馬善射,是誰?」 降人答曰:「是孫會稽.」 遼及樂進相遇, 言不早知之, 急追自得, 擧軍歎恨.
장료가 항복한 오나라 장수들에게 물었다.
"아까 보니깐 자줏빛 수염(紫髯)을 가진 장군이 있었다. 상체는 길고 하체는 짧고,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던데, 그게 누군가?"
항복한 오나라 사람이 답했다
"그 사람이 손회계(손권)입니다"
장료와 악진이 만나 그 사실을 일찍 알지 못하여 급히 추격해 내가 손권을 잡지 못 했다고 말하자 온 군사들이 탄식하며 한탄했다
《삼국지 오주전》 에 달린 주석 [헌제춘추]의 내용.

*統率親近三百人陷圍,扶扞權出。敵已毀橋,橋之屬者兩版,權策馬驅馳,統復還戰,左右盡死,身亦被創,所殺數十人,度權已免,乃還。橋敗路絕,統被甲潛行。權旣御船,見之驚喜。統痛親近無反者,悲不自勝。
능통은 믿을 만한 병사 300명을 이끌고 포위를 뚫고 들어가 손권을 도와 탈출시켰다. 적은 이미 다리를 부숴 놓았지만 양쪽 해안을 이어주는 판자 두 개는 여전히 있었다. 손권은 말에 채찍질을 하여 달려갔고, 능통은 다시 돌아와 싸웠다. 그 수하의 병사들은 모두 전사하고 그 자신도 상처를 입었지만 죽인 적도 수십 명이나 되었다. 그는 손권이 이미 화를 모면했을 것이라 생각하여 곧 돌아왔다. 그러나 다리가 부서지고 길이 끊어졌으므로 능통은 갑옷을 입은 채 물 속으로 들어가서 건넜다. 손권은 배에 오른 뒤 그를 발견하고는 놀라며 기뻐했다. 능통은 신임하던 병사들 가운데 돌아온 자가 없음을 가슴 아파하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삼국지 오서 능통전》

그렇다면, 화봉요원에서는 이를 한 차례 각색해 능통도 자신의 아버지가 그리했듯 주군의 카케무샤가 되어 장료와 처절하게 싸우다 죽는 것으로 그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전부 추측의 영역입니다만 하하...뭐 생년월일이나 사망연도는 화봉요원에서 자주 무시되었었기도 하고..ㅎㅎ(ex 태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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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주유가 죽기 전에 손권에게 당부한 말. ㅠㅠ

周瑜還江陵為行裝,於道病困,與權箋曰:「修短命矣,誠不足惜;但恨微志未展,不復奉教命耳。方今曹操在北,疆場未靜;劉備寄寓,有似養虎。天下之事,未知終始,此朝士旰食之秋,至尊垂慮之日也。魯肅忠烈,臨事不苟,可以代瑜。儻所言可采,瑜死不朽矣!」
주유가 강릉(江陵, 호북성 강릉현)으로 돌아가 행장을 꾸리는데, 도중에 병이 심해져서 손권에게 쪽지를 보내어 말하였다.
“길고 짧은 것이 목숨이니 진실로 애석할 거리도 못됩니다. 다만 저의 작은 뜻을 아직 펴지 못하고 다시는 교명(敎命)을 받들지 못하게 된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지금 조조가 북쪽에 있어서 국경이 안정되지 않았는데, 유비가 더부살이하는 것은 호랑이를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천하의 일은 그 시작과 끝을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이는 조정에 있는 인사들이 저녁 늦게 밥을 먹어야 할 때이며 지존께서 염려하는 일에 마음을 두어야 할 시기입니다. 노숙은 충성스럽고 매서우며 일을 만나면 구차스럽게 굴지 않아서 저 주유를 대신할 만합니다. 만약 말한 것이 채택될 수 있다면 저 주유는 죽어서도 썩지 않을 것입니다.”
卒於巴丘。權聞之哀慟,曰:「公瑾有王佐之資,今忽短命,孤何賴哉!」
파구(巴丘, 호남성 악양시)에서 죽었다. 손권이 이 소식을 듣고는 애통해하며 말했다.
“공근은 왕을 보좌하는 자질이 있는데 이제 갑자기 목숨이 짧아졌으니 고는 무엇에 의지할꼬!”

《자치통감 권66 》한기58 효헌제 건안 15년(210년)

죽을 때까지 손권 앞날만 생각하신 주유니뮤 ㅠㅠㅠㅠㅠ


화봉요원 17권 리디북스 출간 by 찌질이 ver2


17일 출간 예정이라길래 기다렸는데 오늘 출간했네요. 바로 구매 완료 ㅠㅠ 
아 너무너무 행복해...정말 행복합니다. 길찾기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이걸 한글로 즐기게 된다니 진짜 ㅠㅠ


65권 후어 by 찌질이 ver2

65권 표지 - 가후가 꿰찼습니다.




508화 - 일보일계(一步一計)




순욱이 가짜 성지 날조 사건으로 인해 실각되었으며, 순욱의 뒤를 이은 신임 후계자가 대단하단 소식이 주유에게 전해짐. 조위의 위공(魏)등극이 머지 않았음을 드러나는 화.
중요한 내용으론 북부 조조측의 상업에서 올립 수입이 무려 강동의 열배에 달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 말도 안되는 간극을 극복하고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선 반드시 익주가 필요함을 강조. 익주+강동의 힘이라면 그 옛날 흉노가 대한(大漢)의 성세를 거꾸러트렸듯 강동도 그리할 수 있으리란 이야기. 그리고 2세대 잔병들이 손권군에 잠입했음을 드러냄. (마지막 장, 주환의 특수부대에 잠입한 2세대 잔병들)


후어1장 : 筍彧早已失勢 然北方商收却是往年十倍
순욱은 이미 실각되었다지만, 북부 상업에서 올린 수입은 전년의 10배에 달했다.
후어2장 : 據說 接替者....是一名商人
들리는 바에 의하면, 순욱의 후임자는...상인이라 한다.

* 중국어 참조!) 商
1) 옛 행상(行商)을 가리키던 명칭 (좌상座商은 가[賈]라고 하였음) 혹은 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컬음
2) 넓게 상공업 그 자체를 가리킴

509화 - 깊이 감추어 겉모습이 빈 듯하다.(深藏若虛)



조조군이 막대한 물량에 바탕을 둔 반격 공세에 나섰음이 드러나는 화. ( 작중 언급되는 "가의"의 [논적저소]의 한 구절- 苟粟多而財有餘 何爲而不成 구절 ; 곡식이 많고 재물이 충분하면 무슨 일을 한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
물량을 바탕으로한 조인의 반격은 1) 지진으로 피해입은 형주의 이재민들에게 구휼미를 지급함으로서 조조군에 대한 불만을 잠재움과 동시 손권군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2) 성을 점거하고 손권군에 반기를 든 남군(南郡) 쪽에는 무기를 지원함으로서, 손권군의 병력을 소진시키게 만듦. 전략전술이라면 어떻게든 기지로 극복하겠으나, 물경10배에 달하는 국력차는 그 주유조차 어찌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이를 알아챈 감녕이 능통에게 [반격]을 언급하는 것으로 509화는 종료.

감녕 : 良賈深藏如虛
훌륭한 장사치는 좋은 상품이 있어도 깊이 감추어 겉모습이 빈 법.
감녕 : 老第, 姓賈的, 要反擊了
형제여, 가賈씨가 반격에 나설 것이다. 
(직접적으론 가후, 더 넓게 보면 가의의 [논적저소]에 바탕을 둔 물량전 그 자체를 의미. 
구휼미를 지급하고 동시에 후방 남군(南郡)에 무기를 지원함을 일컬음) 

후어 : 從襄陽的隆中 開始反擊
양양(襄陽)의 융중(隆中)을 시작으로 반격이 이뤄질 것이다.

510화 - 선비가 사흘을 떠나있다.(士別三日)



주유가 단순히 독습에 걸린게 아님이 드러나는 화. 이번 화로 주유에게 독습을 당하기 전부터 원래 불치병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름. 그리고 하후돈을 꾀어내는 순욱을 장식하며 510화가 끝남.

하후돈 : 첫째로, 돈 장군은 위의 신하. 한(漢)과는 선을 그었소.
하후돈 : 둘째로, 증거 없이는 얘길 꺼내지 마시오. 또 다시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지 마시길.
순욱 : 첫째로, 욱이 예언하건데 장군게선 영원히 한신으로 남을 것입니다.
하후돈 : 허면 두 번째는?
순욱 : 마등입니다.

후어1장 : 爲保勢力 若操魏 惇必
세력을 보위하기 위하여, 조조가 위(魏)를 건립한다면, 돈(惇)은 필시 한(漢)을 관리할 셈이라.
후어2장 : 筍彧早已料到
순욱은 이미 예측해두고 있었다.

*해석 참조) 爲
爲 wéi 는 동사로 쓰여 어떤 동작이나 행위를 함을 나타내어 "다스리다, 종사하다"등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무척이나 다양한데요, 510화의 후어에서는 2가지 의미로 쓰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전부 제 사견에 불과합니다.)

1) 设置;建立 establish 건립하다, 수립하다, 제정하다 ; 만들다
예문 : 爲法 법을 만들다, 법률을 제정하다 / 爲营 진을 치다 / 爲命 법령이나 회맹을 짓다(제정하다)
>>>조조의 爲魏은 "조위를 설립하다, 수립하다, 제정하다"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治理 administer 관리하다, 통치하다, 다스리다, 정사를 보다, 정사에 참여하다
예문 : 爲國 나라를 다스리다 / 爲政 정사를 처리하다, 정사에 참여하다
>>>조조가 위를 건립할 경우, 외부의 악명과 시선을 달래고자 명맥만 남은 한(漢)을 하후돈이 爲(다스리다, 관리하다 ; 섬기다)할 것이라는 의미인듯 합니다.

즉, 이 후어는 순욱이 이미 조조의 향후 행보를 눈치챘음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조조는 조씨 세력의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위국이라는 독자적인 중앙 관부를 설립할 경우, 하후돈을 한(漢)의 천고의 충신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을 쓴다는 것. 조조의 가장 큰 정치적 파트너인 하후돈을 [대한(大漢)의 신하]로 세움으로서 "조위에 의한 한 찬탈"이미지를 어느 정도 가리고, 또한 한(漢)의 불순한 움직임을 감찰하는 감시자 역할도 맡긴 셈입니다. 514화에서 하후돈이 마등을 겁박하는 것이 그러합니다.
순욱은 이런 하후돈의 위치를 한 눈에 꿰고 "마등"이라는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흔든 것이죠.

511화 - 복병(伏兵)에서의 높고 낮음. 




공식(共識)을 가진 두 명의 장(張)씨, 장합-장료가 맹활약하는 화. 그리고 후에 있을 2차 합비공방전의 리허설을 보여주는 화.

후어 : 呂布死於此齡 他成名於此齡 延續了下去
여포는 그 나이에 명을 달리했고, 그 자는 같은 나이에 이름을 드날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

512화 - 병서(兵書)에서의 높고 낮음. 




508화에서 언급한대로 가(賈)씨, 가후가 반격에 나서는 화. 그리고 조조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비밀병기인 대(對)손자병법- 조조병법이 드러나는 화.

가후 : 或許 你們手中書將會被門外漢恥笑盡抄孫子,
어쩌면 자네들 손에 들려있는 책은, 손자를 모조리 베낀 모작에 불과하다며 문외한들의 멸시와 조소를 사게 될지도 모른다.
가후 : 但兵無常形 這正正是此書帶出的目的
허나 병법이란 고정된 본보기는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목적.
가후 : 以詭詐爲道
임기응변으로 적을 속이는 것을 도(道)로 삼을 것.
가후 : 昔殷呂牙 以愚魚 
오역 : 그 옛날 은나라 여아(呂牙)께서도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낚았단 말이지.
그 옛날 은나라 여아(呂牙)께서도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조종했단 말이지.

후어1장 : 呂牙 姜太公也
여아(呂牙)는 강태공을 이름이다.
후어2장 : 以愚魚 願者上釣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조종하니 걸려들기를 원하는 자가 스스로 걸려들었다 한다.

오역을 저질렀습니다. 制를 단순히 "제압하다/낚다"라고 해석했는데, 후어랑 연결해서보니 단순히 "제압하다"쪽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손자병법 [허실]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水因地而行, 兵因敵而制勝
물은 지형에 따라 흐르는 방향을 결정한다. 군사작전도 적의 내부사정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전술을 구사해야 승리할 수 있다.

*참조 : 制 - 1) 제어하다, 통제하다, 조종하다 (控制; control)
2) 제압하다, 억누르다(抑制; restrain)

여기서 制는 控制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제어하다, 통제하다, 조종하다"라는 뜻입니다. 즉, 물이란 것은 지형에 따라 물길이 흐르는 방향을 제어한다는 뜻이죠.
후어에 비추어 해석해봐도 制를 "제압하다, 억누르다(抑制; restrain)"라고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태공망의 고사에서, 물고기가 곧은 찌에 스스로 걸려든 이유란(=주 문왕文王이 태공망을 등용하고자 직접 행차한 이유란) 태공망이 그렇게 이루어지게끔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입니다.
태공망이 물고기들이 물도록 길을 만들어줬기에(= 일부러 곧은 찌로 낚시를 함으로서 이름을 널리 퍼트림), 물고기들이 알아서 미끼를 문 것이지( = 주 문왕의 태공망 등용) [控制]
태공망이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물고기를 제압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抑制]

즉, 태공망이 [곧은 찌로 낚시를 한다]라는 어리석음을 발휘함으로서 주 문왕이라는 물고기가 스스로 미끼를 물었듯
가후 또한 스스로 [주유의 최유지책에 걸려든다]라는 어리석음을 발휘함으로서, 주유가 미끼를 물도록 "적절히 통제"한 것입니다. 주유=물고기라는 상징성에 맞게 해석하자면 "조종한다"라고 해석해야 함이 옳습니다.
주유가 최유지책을 펼치게끔, 가후가 무대를 만들어주고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죠. 가후가 주유를 어리석음으로 제압하는 게 아니라...누가 번역했는지 몰라도 개좆같이 했네요...너무 쪽팔립니다..ㅠㅠ

사족으로, 制를 "제어하다"라고 쓴 문장은 이 말고도 여러 개가 있습니다. [순자]의 천론편입니다.
* 從天而頌之,孰與制天命而用之 : 하늘을 따르며 칭송하는 것과 천명을 적절히 통제하며 이용하는 것은 어느쪽이 낫겠는가?

513화 - 어리석은 물고기와 남은 어리석은 이들 (愚魚愚餘) 



조랑의 전초부대에 사사(死士) 몇을 데리고 등장한 장료, 그리고 조조병법이 사실 조조측의 이름난 모사가들이 모여 지은 주석서임이 드러나는 화. 그리고 방통과 가후(촉과 위)가 공조했음이 밝혀지는 화.

가후 : 臥龍鳳雛的兩計 令此書更趨完美
와룡봉추의 두 계책은 이 서책을 더더욱 완벽하게 만들거다.
방통 : 주유不死 三分不衡
주유가 죽지 않는 한, 삼분은 균형을 이루지 못해.
방통 : 機會只此一次 絶不可讓他逃掉!
기회는 이번 한 번 뿐이니, 절대 그가 도망가게 둘 수야 없지!

후어1장 : 天下三分 各有敵二
셋으로 나뉜 천하, 저마다 두 편의 적을 상대함이니.
후어2장 : 誰强 誰是敵人
누구든 강한 쪽이 곧 적인 법.

삼분으로 나뉜 천하에서 승리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가장 강한 쪽을 먼저 거꾸러트려야 한다는 필수원칙을 드러내는 화. 설령 전에 적벽대전으로 피터지게 싸웠던 촉-위라고 해도, 최강인 주유를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손잡아야 한다는 아주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런 중요한 문장은 513화에서도 나오고, 517화에서도 나오는데요, 그걸 어떤 병신은 이렇게 번역했답니다.

진군 : 天下三分 各有敵二
오역 : 천하삼분, 각자가 다른 둘을 적으로 함인데.
셋으로 나뉜 천하, 저마다 두 편의 적을 상대함이니.
진군 : 誰強 誰是敵人
오역 : 누가 가장 강하며, 누가 적일 것인가.
누구든 강한 쪽이 곧 적인 법.

어떤!!!!병신이!!!!!!!!!!!!!이따구로!!!!!!!!번역했냐고오!!!!!!
누가 가장 강하며 누가 적일 것인가?????????????????앙?????잉????????????엥??????
접싯물에 코박고 죽으라고 그래요 좀!!!!!!!!시발!!!ㅠㅠ 쪽팔려ㅠㅠ


아 진짜 이런 너무한 오역을 해서 진짜..하..쪽팔리고 우울합니다..진짜..아...


514화 - 인자(仁者)가 인(仁)을 위해 인내하다 [仁人仁忍] 



순욱이 대한(大漢)의 명맥을 최대한 길게 잇기 위한 대상으로, 유비가 낙점된 화. 순욱은 사상과 언행을 통일하는 작업이자, 사회적 정의인 의(義)를 밝히는 작업인 "정명(正名)"을 통해 유비를 조조의 대항마로 내세울 것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이런 "정명"을 통해 다시 태어난 유비는 백성들의 지지를 얻어내어 천하 질서를 회복할 수 있을테죠.
왜냐면, 순자의 철학체계에서 천하를 취하는 것은 땅따먹기를 얼마나 많이했느냐에 달린 게 아니라, 도(道)를 통해 사람을 통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비가 사람만 통일한다면, 토지가 어찌 유비를 버리고 다른 데로 갈 리가 있겠습니까? 514화에서 순욱이 "민심을 잘 따르게 하는 사람이 곧 용병을 잘하는 사람" 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정작 조상인 순자의 말씀을 따를 것이라던 순욱의 행보는 몹시 모순적입니다. 그 행보가 후어로 밝혀집니다.

후어1 : 那年 愛民的劉璋被傳懦弱無能
그 해, 백성을 사랑하는 유장은 나약하고 무능한 사람이란 이야기가 나돌았으니.
후어2 : 戰爭 就是如此....
전쟁이란 바로 이러한 법이다...

순욱은 한 황실의 명맥을 이을 대상으로 유비를 낙점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유비의 방해물인 같은 유씨- 유장은 하루 빨리 치워버리는 게 옳은 셈. 그리하여 유비의 서촉정벌에 대한 [사회적 정의(義)]를 바로세워주기 위해
진실로 백성을 사랑하는 유장에 대한 평판을 깎아내리는 작업에 들어간 겁니다. 쉽게 말해, 유비를 띄워주고 유장을 깎아내리는 정치공작인 셈.
순자는 백성의 이로움을 자신의 이로움을 삼고 백성의 사랑을 교묘히 이용하는 위정자는 절대로 '천하'를 통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천하는 백성들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과 그들이 나아갈 지표를 올바르게 제시해주는 성인에 의해서만 통일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순자는 천하통일의 일차적인 관건은 사사로이 천하를 겸병하려는 야욕이 없는 위정자에 의한 "예의의 사회적 확립"과 "정치적 투명성(修正)"에 있다고 했습니다.

"망해가는 나라는 (붙들어 일으켜서) 존속하게 하고 (망해서) 뒤가 끊인 나라는 뒤를 잇게 하고, 약소한 나라를 지켜 주고 난폭한 나라를 억눌러 (여기에 조금이라도 천하를) 겸병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제후들은 그를 (진심으로) 친애할 것이다."
[순자], 왕제편.

그런데 정작 순자의 후예인 순욱은
"망해가는 나라를 억지로 붙들어 일으키려는" 사사로운 야욕으로
"유장의 평판을 깎아내리는" 정치적 투명성(修正)이라곤 하나 없는 행보를 보이네요. 그 희생양은 바로 유장이고.
순자는 그런 사사로운 나라는 절대로 견고해지지 못하리라 단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유비 또한 천하를 통일하지 못할 것이며, 이런 사사로운 야욕만으로 가득찬 대한(大漢)역시 곧 망하리란 이야기가 되겠군요.


17권8월17일 출간예정 by 찌질이 ver2

리디북스 예고일에 떴네요
17권 8월 17일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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