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표인] 구매사이트 by 찌질이 v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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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화 몇 자 적음(나중에 다 합칠 예정) by 찌질이 ver2

秋毫之末, 추호지말은 가장 작은 사물의 비유로, 보통 두 가지 용례로 많이 쓰입니다. 하나는 도가(道家)적인 표현으로 도(道)를 설명하고자 할 때 쓰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람의 엄청난 능력을 빗대는데 쓰입니다.
도(道)를 설명하는데 쓰인 秋毫之末 문구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을 찾으라면 『장자莊子』「내편內篇」《제물론齊物論》이 있겠습니다. 원문과 해석을 첨부하겠습니다.

天下莫大於秋毫之末,而大山為小;莫壽乎殤子,而彭祖為夭。天地與我並生,而萬物與我為一。
“세상에 가을 털끝보다 더 큰 것은 없고, 태산은 작다. 어려서 명이 다한 아이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은 없고, [장수했다고 알려져 있는] 팽조는 요절하였다. 하늘과 땅은 나와 함께 태어났고, 만물과 나는 하나이다.”
既已為一矣,且得有言乎?既已謂之一矣,且得無言乎?一與言為二,二與一為三。自此以往,巧歷不能得,而況其凡乎!故自無適有,以至於三,而況自有適有乎!無適焉,因是已。
우리가 이미 하나인데도, 내가 어떤 것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를 이미 하나라고 불렀다면, 어떤 것을 말하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가? 하나와 [‘하나’라는] 말은 둘을 만들고, 둘과 하나는 셋을 만든다. 여기서 계속 나아간다면 아무리 셈을 잘하는 전문가라도 그 끝에 이를 수가 없을 것이다. 하물며 평범한 사람들이야 어떻겠는가!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부터 어던 것으로 나아가도 셋에 이르는데, 하물며 어떤 것으로부터 어떤 것으로 나아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조금도 나아가지 마라. 그러면 상황에 따른 ‘그것이다’도 끝나게 될 것이다.
『장자莊子』「내편內篇」《제물론齊物論》

부정의 부정을 통하여 우리는 항상 전보다 더 작은 사물을 들 수가 있고, 또 그러한 반복을 통해 계속해서 보다 작은 사물을 무한히 만들어 나갈 수 있기에 이렇게 무한히 작은 사물과 비교하면 역설적으로 秋毫之末가 가장 큰 사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는 뒷 구문 大山為小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마찬가지로 더 큰 사물은 무한히 존재하기에 태산(大山)은 오히려 가장 작은 사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회남자』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말한 바 있습니다.

夫秋毫之末,淪於無間而復歸於大矣;蘆苻之厚,通於無㙬而復反於敦龐。
무릇 가을 털의 끝처럼 가느다란 것도 틈 없는 것 속으로 밀어 넣으려 하면 오히려 굵은 것이 되고, 갈대 껍질처럼 얇은 것도 경계 없는 것을 통과하려고 하면 오히려 두꺼운 것이 된다.
若夫無秋毫之微,蘆苻之厚,四達無境,通於無圻,而莫之要御夭遏者.
만약 가을 털의 끝과 같은 미세함이나 갈대 껍질과 같은 얇음조차 없는 것이라면, 사통팔달 이르지 못하는 영역이 없고 통하지 못하는 지경이 없을 것이니, 아무도 그것을 제어하거나 막을 수 없을 것이다.
其襲微重妙,挺挏萬物,揣丸變化,天地之間, 何足以論之。
그것은 은미하고도 미묘하며 만물을 끌었다 당겼다 하면서 온갖 변화를 일으키니, 천지 사이에 갇힌 유한한 존재가 어찌 그것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의론할 수 있겠는가!
『회남자』「숙진편俶眞」

太山之高,背而弗見;秋毫之末,視之可察
높다란 태산도 돌아서면 볼 수 없고, 가을 터럭의 가느다란 끝도 자세히 보면 살필 수 있다.
『회남자』「설림편說林」

유가를 비롯한 명가(名家)들은 양자택일적인 선택지를 분석하고 구별하면서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지를 두고 논쟁을 일삼으며, 우열 범주에 따라 등급을 매기기를 그치질 않습니다. 그들에겐 가을 터럭이 가장 작은 것이요, 태산이 가장 커다란 것이지요. 허나 도(道)의 입장에서 보자면 극소도 극대가 되고, 순간도 영원이 되기에 천하에 가을 터럭의 끝(秋毫之末)도 제일 커다란 것이 되고, 태산(太山)도 조그만 것이 되며, 요절한 자식보다 더 장수함이 없고, 8백 년을 산 팽조조차 짧은 생을 산 것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추호지말(秋毫之末)의 쓰임은 그 사람의 엄청난 능력을 빗대는데 쓰입니다. 저번에 예시로 든 맹자 양혜왕 편부터가 바로 이에 해당하지요. 맹자는 ‘추호지말’조차 또렷이 볼 수 있는 사람을 설정합니다. 이 사람은 가을날 조류가 털갈이를 할 때 몸에 막 자라나는 가늘고 부드러운 털의 끝조차 분간할 줄 안다고 하지요. 헌데 수레에 가득 실은 땔나무는 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믿겨지시나요? 당연히 말도 안되죠.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 맹자가 이런 논리에 맞지 않는 가정을 설정함은 불능(不能)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추호지말’조차 볼 수 있는 권능을 지닌 사람이 수레에 실린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건, 그가 시력을 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는 것(不能)’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不爲)’라는 것이지요. 맹자는 비유를 통해 제선왕을 돌려서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들 가운데 상당히 부국강병의 나라였던 제나라, 그 나라의 지도자인 제선왕이라면 ‘추호지말’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온 나라의 힘을 모으고, 온 천하의 선비들을 모은다면 능히 볼 수 있겠지요. 그러한즉 제선왕에게 수레에 실린 땔나무를 보는 일쯤은 당연히 해낼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닌, 하려고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라는 겁니다. 제선왕 본인은 왕도정치를 간곡히 바라지만, 실상 본인은 왕도의 노선을 걸어갈 능력을 다 갖추고 있고, 그저 왕도를 실행하려는 의지가 없을 뿐이라고. 자기의 마음으로 미루어 남가지 헤아리고, 이런 인(仁)한 마음을 확대시켜 은혜를 두루 미치게 하여 사해의 백성을 보호할 수 있다면 천하를 소유할 수 있으며 왕도정치가 이뤄지는 것인데, 정작 제선왕은 소 한 마리에 대해서도 자비를 발하여 죽이지 말라고 명하면서, 왜 당신의 백성들에게는 소를 대할 때의 사랑하는 마음을 베풀어 주지 않느냐고 분석하는 겁니다.
이런 맹자 양혜왕편에서 유래하여, 추호지말(秋毫之末)은 그 사람이 지닌 [엄청난 능력]을 달리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또한 여기서 의미가 추가되어 보통 부정적인 상황에서 많이 쓰이게 됩니다. 가령 추호지말(秋毫之末)을 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이지만 실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이죠. 이 예시로 가장 유명한 것은 한비자가 있겠습니다.

若夫豫讓為智伯臣也,上不能說人主使之明法術、度數之理,以避禍難之患,下不能領御其眾,以安其國;及襄子之殺智伯也,豫讓乃自黔劓,敗其形容,以為智伯報襄子之仇;是雖有殘刑殺身以為人主之名,而實無益於智伯若秋毫之末。
예양(豫讓)은 지백(智伯)의 신하가 되었을 때 위로는 군주를 설득해 법술과 법도에 대한 이치로써 환난의 근심을 피하지 못했고, 아래로는 그 무리들을 이끌고 제어해서 그 나라를 평안히 하지 못하였다. 양자襄子가 지백을 처형하려고 하자 예양은 곧 스스로 얼굴에 문신을 새기고 코를 자라 외모를 흉하게 만들고는 지백을 위해 양자에게 원한을 갚으려고 하였다. 이것은 비록 군주의 명예를 위해 몸을 상하게 하고 군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다는 명성은 있지만, 실제로 지백에게는 가을 터럭 끝만큼의 보탬도 되지 않았다.
此吾之所下也,而世主以為忠而高之。
그래서 나는 그를 하찮게 여기는데, 지금 세상의 군주들은 그를 충성스럽고 고매하다고 평가한다.
古有伯夷、叔齊者,武王讓以天下而弗受,二人餓死首陽之陵;若此臣者,不畏重誅,不利重賞,不可以罰禁也,不可以賞使也。
옛날 백이와 숙제는 [주周나라의] 무왕武王이 천하를 넘겨주려고 하자 받지 않고 두 사람은 수양산 구릉에서 굶어 죽었다. 이와 같은 신하는 엄한 처벌도 두려워하지 않고 후한 상도 탐하지 않으니 벌을 내려 금지할 수도 없고 상을 내려 부릴 수도 없다.
此之謂無益之臣也,吾所少而去也,而世主之所多而求也。
이들을 가르켜 무익한 신하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을 경시하여 내쳐야 할 신하로 여기지만, 지금 세상의 군주들은 그들을 중시하여 구하려 하고 있다.
『한비자韓非子』 14편 「간겁시신姦劫弒臣」

예양(豫讓)은 『사기』「자객열전」에 나오는 대표적인 지사입니다. 그는 지요智瑤의 신하가 되어 총애를 받았죠. 지요가 기원전 453년에 조양자를 치다가 패망했는데, 원한이 사무친 조양자는 지요智瑤의 두개골로 술잔을 만들었습니다. 예양은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하여 죽는다’며 보복을 맹세한 뒤 죄인으로 가장하여 비수를 품고 조양자의 변소에 잠입하여 그를 죽이려다가 발각되었죠. 조양자가 그를 의인이라며 석방했지만 이후 그는 다시 몸에 옻칠을 하여 거지행세를 하며 조양자가 외출할 때 다리 밑에 숨었다가 척살하려 했고, 또다시 실패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조양자도 그를 용서하지 못하니, 그는 마지막 부탁으로 조양자에게 간청하여 그의 옷을 받아 칼로 3번 친 뒤 자진하게 됩니다.
한비자는 예양(豫讓)의 고사를 들면서 그의 행위가 군주에게는 秋毫之末, 가을 터럭의 끝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왜냐? 그가 인과 의와 명분을 아름답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같은 秋毫之末을 언급했지만 한비자는 맹자와 정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고로 사람이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틈만 나면 요행을 부리는 존재라(심지어 성인도 그러할진데) 그들을 부리기 위해선 공과에 따라 내리는 적법한 상, 그리고 무겁고 엄한 형벌을 설정해야 하는 법인데, 그런 인간의 실상은 살피지도 않고 ‘인의’라고 외치며 가난하고 곤궁한 자에게 무작정 베풀고, ‘은혜’라고 외치며 백성을 가엾게 여겨 차마 벌주지 않고 있으니 나라가 망하고 군주 자신도 죽게 되지 않느냐는 겁니다. ‘인정(仁政)’이니 ‘왕도정치(王道政治)’니 하고 앉아 있으니 누가 밖으로는 적과 싸우려 할 것이며, 안으로는 누가 밭 갈고 부지런히 농사를 짓느냐는 겁니다. 모두 사사로이 뇌물을 바치거나 힘 센 사람들에게 붙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길 것이란 이야기지요.
진정한 충신이라면 패왕의 술을 터득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는 법술을 살피고 ‘왕도정치’ 따위의 ‘세속의 말’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비자가 살아있는) 현실을 보십시오. 예양(豫讓)이란 자는 나라를 망하게 만들고 제 군주를 죽게 만든 사람이건만, (한비자가 살아있는) 현시대의 군주들은 예양이야말로 충성스럽고 고매한 신하라고 말합니다.
밖으로는 적국에게 침공당할 여지를 만들고, 안으로는 난폭한 도당들이 기승을 부리고 간사한 신하들이 난을 일으키게 만들었으며, 백성들은 농기구를 내팽개친 채 뇌물을 바쳐 부귀한 자들을 섬기는 등 나라를 안팎으로 엉망진창으로 만든 인간이 바로 예양이건만,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그저 예양이 충신이라고 빨아재끼는 군주들에게 한비자는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진모 작가님이 558화의 제목을 秋毫之末라고 지은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갑니다. 진모 작가님은 순욱이 바로 이 「간겁시신姦劫弒臣」라고 빗대고 있는 것이죠. 순욱이 하는 모든 행위가 곧 예양의 행위- 즉 헌제에게는 아무 짝에도 쓸도 없는 행위가 되리란 이야기지요. 그리고 그런 순욱의 행동은 헌제를 위험으로 몰아갈테지만, 정작 훗날에는 이런 순욱의 행위가 ‘충성스럽고 고매한 행위’라며 떠받들어질 거란 함의를 포함하고 있는 겁니다. 진모 작가님은 계략이 태동할 순간을 그리면서, 이미 순욱이 맞이할 미래를 558화의 제목으로 미리 알려주고 있는 것이죠.

558화 관련 오역 by 찌질이 ver2

558화의 작중에서 백관들이 내뱉은 대사 “故治大者不可以煩,煩則亂;治小者不可以怠,怠則廢”가 등장하는 편은 『염철론』 제10편 [자부刺復(복고주의를 비난하다)]입니다. 『염철론』은 총 두 차례에 걸친 염철회의를 정리한 책인데, 그 내용은 소금과 철, 술(鹽鐵酒)등의 전매제도의 계속 시행여부와 이 전매제도의 목적과 효과 및 그 이론적 근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책의 각 편은 ‘어사(御史)’와 ‘문학(文學)’, 양측이 번갈아 가며 논쟁하는 것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서 ‘어사(御史)[어사대부]'는 경제정책을 입안, 운용하는 경제관료로, 이들의 이념적 기초는 법가(法家)사상에 해당합니다. 관료조직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법가적 통치술이었습니다. 반면 ‘문학(文學)’은 구현(求賢)이라는 특수한 제도적 통로를 통해 발탁된 신진세력으로, 이러한 구현(求賢)에서 천거된 이들은 유가적 사상과 문학적 소양으로 무장한 유생들이었습니다만 이들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배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신진 세력에 불과했습니다. 구현(求賢) 자체도 간헐적으로 소수의 관료만 뽑는 제도적 한계가 있어, 이들은 권력의 핵심으로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직업상인 출신 관료군으로 이뤄진 ‘어사(御史)'들은 한무제시기 염전 전매정책을 주도, 총괄하였으며 따라서 이들은 염철 전매제도 폐지를 반대합니다. 흉노원정의 지속을 위해선 그 자금줄인 염철 전매제도의 존속이 필수적인데 이를 폐지했다간 정책의 지속가능성은 물론이요 변방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전대에서 이어진 전쟁의 지속(흉노 정벌)과 국가통제적인 경제정책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유가 사상의 ‘문학(文學)’은 염철 전매제도 폐지를 찬성합니다. 이들은 소금과 철 및 술 등의 전매를 관리하는 관청과 균수(均輸)를 담당하는 관청을 철폐하고 절약 근검의 모범을 보여야만 백성의 교화가 일어날 수 있다 주장했습니다.
10편의 [자부刺復] 역시 마찬가지로 이들 ‘어사(御史)’와 ‘문학(文學)’ 양측간의 논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해당 편은 인사등용에 관한 것인데, 왜 이들 복고주의자[=문학(文學)]을 쓰지 않느냐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드러내고 있지요.
10편에서 ‘어사(御史)'는 말합니다. 자기네 당국자들은 경제관료로서 밤낮으로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의사결정하고 정책을 집행하느라 온힘을 다하는데 너희 ‘문학(文學)’은 대체 뭘 하고 있냐고. 그러면서 ‘어사(御史)'는 복고주의적이고 실무와는 한참 동떨어진 ‘문학(文學)’의 뜬구름잡는 소리를 꼬집습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너희 ‘문학(文學)’놈들이 하도 징징대서 높은 자리에 올려줬는데 지금까지 국가 대소사무를 하나 해결한 놈을 본 적 없다면서, ‘문학(文學)’ 의 무능함을 힐난합니다.
이에 ‘문학(文學)’은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너희가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도 않았으면서 그게 뭔 소리냐고. 진정한 현사(賢士)를 등용하는데 힘들이지 않고, 보여주기 식으로 유생을 편입했으면서 이제와서 왜 우리한테 뭐라 한 소리 하냐는 것입니다. 故治大者不可以煩,煩則亂;治小者不可以怠,怠則廢 문장도 이와 연관됩니다.

故治大者不可以煩,煩則亂;治小者不可以怠,怠則廢。
그러므로 큰 일을 다루는 사람은 번쇄하면 아니 되니 번쇄하면 일이 혼란해지고, 작은 일을 다루는 사람은 나태해서는 아니 되니 나태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春秋曰:『其政恢卓,恢卓可以爲卿相。其政察察,察察可以爲匹夫。』
『춘추(春秋)』에 이르기를, ‘그 정치가 대범하다면 대범한 사람은 경(卿)이나 상(相)이 될 만하고, 그 정치가 꼼꼼하다면 꼼꼼한 사람은 필부(匹夫)가 될 수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夫維綱不張,禮義不行,公卿之憂也。
무릇 강령이 펴지지 않고 예의가 행해지지 않는 것이 공경(公卿)들이 걱정해야 할 일입니다.
案上之文,期會之事,丞史之任也。
책상 위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나 정기적인 업무보고 같은 일은 승(丞)이나 사(史)가 해야 할 일입니다.
《尚書》曰:『俊乂在官,百僚師師,百工惟時,庶尹允諧。』
『상서』에 말하기를, ‘훌륭한 분이 관직에 계시니 백관들은 이를 본받으며, 백공들은 제 때에 일을 하고, 모든 장관들은 진실로 협력한다’고 하였습니다.
言官得其人,人任其事,故官治而不亂,事起而不廢,士守其職,大夫理其位,公卿總要執凡而已。
이는 관직에 적합한 인물이 등용되고 사람들이 적합한 일을 맡으면 관서는 잘 다스려져 혼란이 없고 일은 흥하여 폐(廢)함이 없음을 말한 것입니다. 사(士)는 자기의 직분을 지키고, 대부(大夫)는 그 지위의 분야를 관리하며, 공경(公卿)은 요체를 총괄하고 대체를 장악할 뿐입니다.
故任能者責成而不勞,任己者事廢而無功。
그러므로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사람은 책임을 다하면서도 몸은 고단하지 않고, 자기가 모든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은 일을 이루어지지 않고 공도 없게 됩니다
『염철론』제10「자부刺復」

‘문학(文學)’은 말합니다. 자고로 기존의 것을 이어받아 고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참이 승상(丞相)이 되고나서 날마다 술을 마신 것도 이러한 연유에 기하였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 말인즉슨, 진정 합당한 사람을 세우면 무엇을 딱히 고치지 않고서도 다 알아서 제자리에 위치하게 될 것인데 왜 우리를 우대하고 중용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뛰어난 현사(賢士)를 등용하여 중요한 정책의 결정과 집행을 맡기면, 따로 제도를 변경하거나 대대적인 개혁 없이도 알아서 물흐르듯 잘 돌아갈 것인데 왜 무시하느냐는 것이죠.
따라서 故治大者不可以煩,煩則亂;治小者不可以怠,怠則廢 이 문구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존재하면 나머지는 굳이 야단법석을 떨며 뭐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간다는 것이죠. 일견, 높은 지위에 있는 유생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무능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란(밤낮으로 술만 마셔댄 조참의 경우처럼), 첫째 황제의 뜻이 인의가 아닌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요(10편에서는 그 예시로 한무제의 원정을 들고 있습니다.), 둘째, 황제의 뜻이 도(道)에 있지 않더라도 이들은 유생이므로 구차하게 황제의 뜻에 영합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어사(御史)’와 같은 이들은 한무제의 흉중을 읽어, 각종 국가통제 경제정책을 통해 재정을 쥐어짜내어 군주의 환심을 사려하지만(당면한 흉노정벌이라는 현실과제를 해결하려함), ‘문학(文學)’은 도(道)로써 군주를 모시려하기에 한무제의 심기에도 거스르기에 무용, 무능한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한무제의 의사인 흉노원정 사업을 반대하고 흉노와의 화친을 주장함)

이를 통해 다시 한번 558화의 해당 대사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532화의 암살범 : 治大者不可以煩 煩則亂. 正因如此 各部方可掌大權
오역 : 큰일을 다스리려는 자는 까다로워서는 안 된다, 까다롭게 되면 혼란하게 됨이라 했으니. 그러한즉 각 부(部)가 대권을 주관하게 해야지요.
수정된 번역 : 큰 일을 다루는 사람은 번쇄하면 아니 되니 번쇄하면 일이 혼란해지고, 작은 일을 다루는 사람은 나태해서는 아니 되니 나태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했으니. 그러한즉 각 부(部)가 대권을 주관하게 해야지요.

제가 리뷰에서는 이 대사가 [염철론]이라는 프로토콜에 의거하여 조조를 '까다롭게 만드는 것'이 이 대사의 함의라고 말했었는데 그건 오류입니다.
해당편의 주제와 결부지어 생각해보면 암살범이 治大者不可以煩 煩則亂. 正因如此 各部方可掌大權라는 말을 꺼낸 이유는 조조에게 '까다로움'을 선사하려는 것에 있기 보다는 [있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함의를 말한 것으로 봅니다.
다시말해, 원래 있어야 할 황상이 제위에 다시 복권한다면, 중원에 일어난 나머지 일들은 자연히 알아서 잘 해결될 것이다 라는 함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봅니다.
사족으로 제10편 「자부刺復」를 통해 당시 유생들이 각종 천거를 통해 관료조직으로 편입되어 외견상 중히 쓰임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료조직의 중추를 장악한 것은 법가적 성향의 관료였다는 것을, 당시 관료 구성상의 이중구조의 역사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봉요원 558화 - 가을철 짐승[秋毫]의 가는 털끝[秋毫之末] by 찌질이 ver2

558화의 제목은 秋毫之末은 가을에 털갈이한 짐승의 몸에서 막 자라나는 가늘고 부드러운 털의 끝을 가리킵니다. 아주아주 미세하다는 뜻이죠. 비유적인 의미가 워낙에 유명한 문구인지라 여러차례 경전에서 모습을 보입니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을 따지자면 『맹자』「양혜왕 上」에 나온 문구일 것입니다.

曰 : "有復於王者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맹자께서)말씀하셨다. "임금께 아뢰는 자가 말하기를 '저의 힘이 100균을 들기에 충분하지만 하나의 깃털을 들기에 부족합니다. 눈이 밝아 추호의 끝도 살필 수 있지만 수레의 땔나무는 보지 못합니다.'라고 한다면 임금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曰 : "否."
(왕이) 말했다. "아닙니다."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임금의 은혜는 금수에까지 이르지만 임금의 공이 백성에게 이르지 못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이렇게 보면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수레의 땔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은 눈 밝음을 쓰지 않기 때문이니, 백성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배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임금께서 왕도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맹자』「양혜왕 上」1-7-3

秋毫之末와 관련한 의미와 이에 내포된 의미가 다양하지만, 서두부터 너무 길게 끌 수는 없으니 뒤에 가서 다시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558화의 시작은 조조가 없는 업을 묘사하는 문구로 시작됩니다.


나레이션 : 八月的鄴 曹操不在 却更熱鬧
조조의 부재로 8월의 업(鄴)은 더욱 떠들썩해졌다.

지난화 견희의 묘사에 이어, 상황은 궁궐 앞에서 주차하는 수많은 마차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차가 계속 들어오는 바람에 주차공간(?)이 꽉 차버릴 지경에 이르죠.

병사 : 這邊 靠左邊走!
이쪽입니다, 왼쪽으로 쭉 가주십시오!
병사 : 靠左 再前一點!
좌측입니다, 좀만 더 앞으로!
병사 : 這邊已容不下了 往廣場去!
이쪽은 수용할 곳이 없으니 광장쪽으로 가주십시오!
백관 : 恭迎諸位大人 辛苦了!
대인 여러분들을 영접하나이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한 백관이 궁궐 앞에서 조회에 들어가는 문무백관들을 향해 감읍해 보이는군요. 조복을 입고 궁궐에서 조회하는 것이 참으로 오래간만인지, 포권을 하던 백관은 눈물까지 흘립니다.

백관 : 來了 終於來了!
왔군, 드디어 왔구나!
백관 : 多久了 終於見到大家!
얼마 만이던가, 마침내 모두를 보게 되는 구나!
백관 : 終於見到大家了!
마침내 만날 수 있는구나!

오랜만에 조회복을 입었는데도 여전히 옷이 잘 맞는다고 너스레를 떠는 문무백관들. 그런 백관들 사이로 한 사람이 공지사항을 전달합니다. 이번 조회에서는 서로의 성과 이름, 그밖에 관직명을 호칭해서는 안되며 [대인]이라는 명칭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백관2 : 宋大人 還是這身朝服適合您啊!
송대인, 그 조복이 여전히 딱 맞으십니다!
백관3 : 抱歉 朝內不可稱呼 叫大人就行了!
죄송합니다, 조정 내에서는 호칭을 부를 수 없사오니 ‘대인’이라고 칭하십시오!

조조가 없는 이 상황에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문무백관들. 그들은 현 상황에 대해 총평을 합니다.

??? : 治亂存亡 其始若秋毫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은 그 시작이 마치 가을의 솜털과 같다.

원문은 여씨춘추 선식람입니다.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使治亂存亡若高山之與深谿,若白堊之與黑漆,則無所用智,雖愚猶可矣。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이 마치 높은 산이 깊은 계곡과 갖는 관계와 같고, 또한 마치 백악이 검은 칠과 갖는 관계와도 같다면, 지혜를 쓸 필요도 없이 아무리 어리석은 자라도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且治亂存亡則不然,如可知、如可不知,如可見、如可不見。
무릇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이란 그렇지가 않아서,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알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며,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볼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故智士賢者相與積心愁慮以求之,猶尚有管叔、蔡叔之事與東夷八國不聽之謀。
그러므로 지혜로운 선비와 현명한 사람이 함께 염려를 모아서 지극한 정치를 추구해도, 여전히 관숙과 채숙이 저지른 불충한 사건과 동쪽 오랑캐 여덟 나라가 주나라에 복종하지 않은 모반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故治亂存亡,其始若秋毫。
다스려지는 일과 어지러워지는 일 그리고 살아남는 일과 멸망하는 일은 그 시작이 마치 가을의 솜털과 같다.

察其秋毫,則大物不過矣。
이 가을의 솜털을 잘 살피면 큰일을 그르치지 않게 된다.

『여씨춘추』「선식람先識」 찰미察微

찰미편의 주제는 간단합니다. 미래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주 미세하고 사소한 실마리부터 관찰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 기미를 알고자 하는데 그 기미란 털갈이한 짐승의 몸[秋毫]에서 막 자라난 털 마냥 미미하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제아무리 지극한 정치를 추구해도 이런 실마리를 발견하기란 어렵다고 합니다.
즉, 백관들의 여씨춘추의 구절을 인용한 것은 현재 한실이 위태로워지게 된 아주 [사소한 계기]를 재확인하기 위함인 것이죠.

??? : 始於攻打張魯的謠言 始於關西諸侯的不安 始於羌胡對漢的野心
그 시작은 장로(張魯)를 친다는 뜬소문이었고, 관서(關西) 제후들의 불안이었으며, 한(漢)을 향한 강호(羌胡)의 야심이었다.
??? : 始於立魏 梟雄立儲 其子之爭. 始於荊州之亂 孫劉之崛起...
위(魏)를 세우고 효웅(梟雄)이 태자를 정립하려하자 그 아들들이 쟁탈하는 것에서 비롯되었고, 형주가 어지러워지고 유,손(孫劉)이 굴기한 것에서 비롯되었으니...
백관3 : 管他個屁 哪個先哪個後 只要能幹掉曹操 恢復漢室就成了!
어느 게 먼저고 후인지가 무슨 상관입니까, 조조를 제거하기만 한다면야 한실은 회복될 겁니다!
백관3 : 我等輕死 部隊將到 就等這天!
군대가 곧 당도할 터이니,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우리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에 백관 하나는 어차피 조만간 조조 세력을 진압할 (보황파 휘하) 군인들이 당도할 터인데 이제와서 선후 관계를 따져봐야 아무 상관 없다 말합니다. 자신들은 죽음조차 가벼이 여기니 이 순간을 오매불망 기다려왔다는 말과 함께.

백관4 : 哈哈 武人出身 就是有此豪言!
하하, 무인 출신이라 참으로 그런 호언을 하는군!
백관3 : 怕什麼 有你陪葬啊!
두려워 할 게 뭐 있소, 그쪽도 같이 무덤에 들어갈 터인데!

다른 백관들이 그보고 무신武臣이라 그렇게 호언장담하냐고 너스레를 떨지만, 백관3의 태도는 요지부동입니다. 어차피 대계가 이뤄진다면 백관들이 모두 죽게 될 것은 당연하단 식의 이야기와 함께.
헌데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에 개입합니다.





532화의 암살범 : 不必擔心 曹操於潼關 河東大鹽已吞併大部份資源 供應將斷
걱정할 것 없습니다. 조조는 동관(潼關)에 있고, 하동(河東) 대염(大鹽, 굵은 소금)쪽은 이미 대부분의 자원을 흡수했으며, 보급은 곧 끊어질 겁니다.
532화의 암살범 : 而增援的曹兵 仍未察覺後方有異 當下盡出 很快因兵多而缺糧 潰不成軍
그리고 조조군 증원 병력은 아직 후방의 이상을 눈치 채지 못한 채로 전부 출진했기에, 대량의 병력으로 곧 양식이 모자라 더 이상 군을 유지하지 못할 터.
532화의 암살범 : 治大者不可以煩 煩則亂. 正因如此 各部方可掌大權
오역 : 큰일을 다스리려는 자는 까다로워서는 안 된다, 까다롭게 되면 혼란하게 됨이라 했으니. 그러한즉 각 부(部)가 대권을 주관하게 해야지요.
수정된 번역 : 큰 일을 다루는 사람은 번쇄하면 아니 되니 번쇄하면 일이 혼란해지고, 작은 일을 다루는 사람은 나태해서는 아니 되니 나태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했으니. 그러한즉 각 부(部)가 대권을 주관하게 해야지요.

그 정체는 다름 아닌 532화에서 장춘화를 구금하고, 그녀가 주인으로 있던 하동(河東) 대염(大鹽, 굵은 소금)업체를 접수한 암살범. 532화 때는 제가 섣부르게 '조조측 인사'라고 단언했었는데 이제보니 그는 보황파 인사였네요.
그렇다면 지난화 557화에서 장춘화가 말한 '조조측 인사로 가장한 누군가가 사마가 휘하 업체들을 접수해서 사마가와 조조측 사이를 싸움붙이고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봅니다. 이 암살범이 그 실행격인 인물이겠고요.
암살범의 대사중에서 治大者不可以煩 煩則亂 또한 인용문입니다. 원문은 '환관'이 지은 『염철론』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故治大者不可以煩,煩則亂;治小者不可以怠,怠則廢。
큰 일을 다루는 사람은 번쇄하면 아니 되니 번쇄하면 일이 혼란해지고, 작은 일을 다루는 사람은 나태해서는 아니 되니 나태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春秋曰:『其政恢卓,恢卓可以爲卿相。其政察察,察察可以爲匹夫。』
『춘추(春秋)』에 이르기를, ‘그 정치가 대범하다면 대범한 사람은 경(卿)이나 상(相)이 될 만하고, 그 정치가 꼼꼼하다면 꼼꼼한 사람은 필부(匹夫)가 될 수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夫維綱不張,禮義不行,公卿之憂也。
무릇 강령이 펴지지 않고 예의가 행해지지 않는 것이 공경(公卿)들이 걱정해야 할 일입니다.
案上之文,期會之事,丞史之任也。
책상 위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나 정기적인 업무보고 같은 일은 승(丞)이나 사(史)가 해야 할 일입니다.
《尚書》曰:『俊乂在官,百僚師師,百工惟時,庶尹允諧。』
『상서』에 말하기를, ‘훌륭한 분이 관직에 계시니 백관들은 이를 본받으며, 백공들은 제 때에 일을 하고, 모든 장관들은 진실로 협력한다’고 하였습니다.
『염철론』[자부刺復(복고주의를 비난하다)] 환관作

무릇 큰 일을 다스리려는 자는 일처리를 너무 번거롭게(=까다롭게)해서는 안 된답니다. 번거로운 절차를 많이 만들게 되면 대사大事를 처리함에 있어 착오가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반면, 작은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은 기강이 해이해져 제 편한대로 일처리를 해선 안 된다네요. 왜냐면, 그렇게 해이해진 기강으로 제멋대로 일처리를 하다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를 상실해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보황파는 염철론의 프로토콜에 따라 조조가 번거롭도록 만든 겁니다. 조조가 외지에 나가있는 동안 조조 휘하 각 부문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것으로서 말이죠. 업(鄴)에 분포한 상가들의 재원문제, 장료를 위시로한 장수들의 개별행동, 보급문제 등등...중요도 높은 사무들의 권한 덩어리를 조각조각 쪼개어 각 부문에거 넘김으로서 일부러 번거로운 절차를 만들어 내는 겁니다.

532화의 암살범 : 只怪梟雄之大 却忽略了治小者之險...
효웅(梟雄)은 거대하다 보니 작은 일을 다스리는 것의 험함을 등한시하였고...

암살범의 말에 대거리 해주는 문무백관들

백관들 : 假意支持立魏 當下我等聯軍早已佈天下 千目皆張
위(魏)를 세우는 것을 지지하는 척하며, 우리 연합군은 천하에 포진을 끝마쳐 뒀으니, 모든 그물눈이 활짝 펴질 터

자꾸 흐름을 끊어서 죄송합니다. 千目皆張 역시 인용문으로서 원문은 환담(桓譚)이 지은『신론(新論)』에 나옵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擧網以綱,千目皆張;振裘持領,萬毛自整。治大國者亦當如此
그물망의 벼리를 들어올리면 모든 그물눈이 활짝 펴지고, 가죽옷에 붙은 옷깃을 정리하면 모든 올들이 자연히 가지런해진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자도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신론(新論)』 환담(桓譚)


『신론(新論)』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도 비슷합니다. 고기를 잡고자 그물눈을 열기위해선 그물망의 핵심이되는 줄인 벼리를 들어올려야 하고, 가죽옷을 정리할 때는 옷깃부터 정리해야 하듯이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일일이 풀기보다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백관들 : 事在四方 獨缺中央 縱使見大物又如何?
사방에 일이 존재하나, 중앙만 빠져있으니 큰 핵심을 볼 수 있다 한들 어쩌겠습니까?

즉, 보황파는 핵심줄을 잡아서 이제 모든 그물눈이 활짝 펴질 테지만(모든 문제가 자연히 해결될 테지만)
조조는 곁다리에만 몰두해 얽힌 그물눈 하나하나만 풀고 있으니 핵심을 볼 수 없다는 것이죠.




백관 : 網擧目張 大計已成
그물 벼리를 집어올리면 작은 그물눈은 따라서 펴지는 법. 대계는 이미 완성되었구나.

여기서의 網擧目張은 위에 나온 『신론(新論)』의 구문을 변주한 성어입니다. 의미는 위에 소개한 것과 동일합니다.

늙은 백관 : 不 仍有一處
아니, 아직 한 부분 남았네.

그물눈을 언급하며 대계가 완성되었다는 한 백관의 말에, 다른 백관은 부정합니다. 백발이 성성하고 혼자 상석에 앉은 걸로 보아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인 듯.

백관 : 大人多慮 副策仍在
대인께선 쓸데없는 걱정을. 부책(副策)이 아직 존재합니다.

앞서 전한 공지사항대로 '관직'이나 '성','이름'을 부르지 않고 [대인]이라는 용어로 통일해 부르고 있는 모습. 젊은 백관은 늙은 백관에게 부책(副策)에 관해 소개합니다.

백관 : 雖然大人擔心潼關水路 但馬超說早已招得部隊 是黃河一帶的河霸
대인께서 동관(潼關)의 물길을 염려하시지만, 마초가 말하길 황하 일대 강줄기에 군림하고 있는 부대를 불러 모았다 했습니다.
늙은 백관 : 當初孫家答應派人前去 你們查到何以推却?
애초에 손가(孫家)에서 사람을 보내기로 약조했는데 어째서 거부한 것인지 알아냈나?
백관 : 據說他們早已派人假扮商人北上 但在荊州時突然遇到阻滯 被逼退下
이미 상인으로 변장시켜 사람을 북쪽으로 보냈는데, 형주 쪽에서 가로막히는 바람에 물러났다 들었습니다.

백관 : 大人還記得當年與司馬家水火不容的山家嗎? 那可是山越在中原的代理人
대인, 그 해 사마가와 대립하던 산가(山家)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그들이 산월(山越)의 중원 부문 대리인입니다.
늙은 백관 : 山家? 不是被吞併了嗎?
산가(山家)라? 병탄되지 않았던가?
백관 : 是的 本已消失 但山越分部仍在 只是轉戰司馬家勢力以外的關中
그러합니다, 본부 쪽은 없어졌지요. 허나 산월 쪽은 살아남아 사마가(司馬家) 세력권 바깥인 관중(關中)으로 무대를 옮겨갔습니다.

이어지는 충격적인 백관의 말. 보황파의 계획대로라면 원래 마초에게 호응할 대상은 다름아닌 강동 손가였는데 이들 손가는 형주를 지나던 도중에 장애물에 가로막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다름아닌 산월(그리고 그들의 대리인인 산가山家) 때문이라는 것. (물론 이유는 그뿐만이 아닐 겁니다. 사마가-손권 사이의 싸움도 있겠고, 암살단 백의白衣가 유비측에게 큰 피해를 입은 것, 때아닌 유-손의 충돌 등등...손가가 북상하지 못한 이유는 위 백관의 대사를 포함해 무척 복합적일 겁니다.)

백관 : 自古吳越出銅鐵 往北享巨利 山越之所以不敗 就是這條財路 但何以能繼續?
예로부터 오월(吳越)이 동철(銅鐵)을 만들고는 북쪽으로 가서 큰 이익을 누렸었지. 산월이 패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러한 자금줄이 있기 때문인데. 허나 어떻게 이어갈 수 있었던 거지?
백관 : 大人 山越九郡 周旋千裏 却有三郡臨水 且有常規水上部隊
대인, 산월이 퍼져있는 아홉 군(郡)은 모두 다 돌면 천리에 이르나, 물을 끼고 있는 군(郡)이 세 곳이고 정규 수상 부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산월이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유가 먼 옛날 오와 월(吳越)때부터 시작된, 동철을 주조해 북쪽으로 가 교환을 통해 큰 이득을 보는 운수업이라 밝히나, 그럼에도 늙은 백관은 어째서 운수업으로 먹고사는 것에 그치던 산월족 따위가 무슨 수로 손가의 북상을 저지할 만큼 성장했느냐고 의문을 표합니다.(그리고 관중으로 세력권을 옮긴 산가(山家) 산월 부문이 어떻게 그 사업을 계속 이어나갔는지도)
이에 백관이 대답하길, 산월이 퍼져있는 아홉 군 중에 물을 끼고 있는 군은 세 곳이나 되고, 산월족 자체가 정규 수상 부대를 운용하고 있을 정도랍니다.
주석에서는 이 물을 끼고있는 세 군(郡)이 단양(丹陽), 파양(鄱陽), 회계(會稽)라고 하는군요.
참고로 엽국경(葉國慶)이 지은〈삼국시대 산월 분포지구 三國時代山越分布之區域〉에 따르면 산월은 회계(會稽), 신도(新都), 단양(丹陽) 예장(豫章) 오흥(吳興), 파양(鄱陽), 동양(東陽), 오군(吳郡), 여릉(廬陵)등 아홉 군에 분포되어 있다 주장합니다.

백관 : 近年山家攏斷黃河水運 就是與這批北上的部隊有關
최근 몇 년간 산가(山家)가 황하의 수운을 독점한 것이 이 북쪽으로 움직이는 군대와 얽혀있지요.
늙은 백관 : 那麼說 我方一直暗助涼州 陸路由河東大鹽負責 而水路則由關中這批水兵私運上關西?
그렇다면 우리측이 줄곧 암암리에 양주(涼州)를 도와준 것이 육로로는 하동(河東) 대염(大鹽)쪽이 맡았고, 수로로는 관중(關中)의 저 수병들이 관서(關西)로 밀반출해줬다는 건가?
백관 : 是
예.
백관 : 朝廷對運輸有限制 但有河東掩護 這條路線令涼州各部飛快地崛起
운수에 관해 조정으로선 한계가 있었으나, 하동(河東) 측의 엄호로 이 노선을 통해 양주 각 부(部)를 신속히 굴기시켰지요.
백관 : 況且一旦敗露 北方人在水上根本鬥不過他們
더군다나 발각된다 하여도, 북방 사람들은 애당초 물 위에서 저들의 상대가 되지 못하니까요.
백관 : 有山越加入 江東發兵亦少了一份憂慮
산월의 가세로, 강동이 군을 일으킨 건도 걱정을 일부 덜어냈고요.
백관 : 司馬家的敵人就是自己人 山越多變 果然名不虛傳!
사마가의 적은 우리 편이지. 다변하는 산월(山越)이라, 과연 명불허전이로다!

위 대사를 통해 여러가지 유추가 가능합니다.
산가(山家)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분파는 산월족과 협업하면서 황하의 운수를 독점했습니다.
그리고 발각되지 않게 양주를 성장시킬 필요가 있던 보황파는 산가(山家)에 사주했고, 운수독점권을 소유한 산가(山家)는 정규 수상부대를 운용하고 있는 산월과 협업해 업(鄴)의 물자를 관서로 실어날랐습니다. (육로쪽은 보황파가 접수한 하동 소금업체들로부터 보급을 보냄.)
또한 산가-산월의 협업체는 찌를 듯한 기세로 영역을 넓혀가던 강동 손가를 어느정도 억제하는 역할도 담당했습니다. 형주 그 이상 북상하는 것을 막는 바리케이트 역할이죠.
이에 늙은 백관은 사마가의 적은 곧 우리편이라면서 산월족이 맡은 역할에 칭찬을 합니다. 모든 사안을 점검한 그는 여지껏 버텨온 세월을 말하며 감개를 표하는데..




늙은 백관 : 走了那麼多路 忍受了如斯多屈辱 終於來到這一天 見證這完美的計策
그토록 오랫동안 걷고 나서야, 이처럼 많은 굴욕을 견디어 내고 나서야 저 완벽한 계책을 눈으로 확인할 순간이 도래하였구나.
늙은 백관 : 那是衆心成城 那是多人的犧牲 爲的 就是讓漢走回正路...
이는 뭇 사람들이 일치단결한 힘이요, 많은 이들의 희생이요, 한(漢)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니...
늙은 백관 : 那些爲此計而死的義士 那個甘願爲此就義的黃奎...
이 계획을 위해 죽어간 의사(義士)들이여, 이를 위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인 황규(黃奎)여...
늙은 백관 : 還有那個被譽爲百年奇才的好孩子....
그리고 백년만의 기재로 손꼽혔던 훌륭한 아이여...

회한에 잠겨있는 늙은 백관. 헌데 그 중에서 할 말이 있다는 듯 누군가 군중을 헤치고 앞으로 나섭니다.

??? : 大人 既然走到了這一步,
대인, 이번 일보를 내딛기에 이르렀는데
??? : 何故 仍沒有他?
어째서 아직도 그분이 없는 겁니까?

미간 한 가운데에 점이 있는, 특이하게 생긴 백관. 그는 왜 이 대계에서 순욱이 제외되었는지 의문을 표합니다.





점박이 백관 : 尙書令荀彧大人一心爲漢 何故讓他蒙在鼓裡?
상서령 순욱 대인은 한마음으로 한을 위하건만, 어째서 몽재고리하게 두는 것입니까?
점박이 백관 : 雖然他早已下台 但終歸是八奇神人 何不邀其助之?
일찍이 자리에서 물러났다지만 어쨌든 신인(神人)인 팔기가 아닙니까, 어째서 그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겁니까?
백관 : 荀彧雖在漢 但與曹操關係密切 絶不能讓他插手!
순욱은 한(漢)에 속하지만, 조조와 밀접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그가 관여하게 둬선 절대 안 되네!
백관 : 況且 此事與他毫無關係 不要讓他爲難!
더구나 이 일은 그와 일말의 관계도 없는데 그를 난처하게 만들어선 안 되지!
점박이 백관 : 不 他怎會爲難? 大家是否有誤會?
아니요, 어째서 난처하게 만든다는 겁니까? 여러분들이 오해하고 계신 것 아닙니까?
점박이 백관 : 別忘了 荀大人被監視之時...
순 대인이 감시받았을 때에...



점박이 백관 : 我聽說 一向茹素的他 那天 忽然殺了一隻雞
제가 듣기로, 평소 고기반찬 없이 식사하던 사람이 그날 별안간 닭 한 마리를 죽였다고 하는데.
점박이 백관 : 何故是雞 你們沒發現異樣嗎?
왜 하필 닭일까요,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습니까?
백관들 : 對 此擧有點不尋常 會否他想暗示什麼?
확실히, 그 행동은 좀 예사롭진 않군. 무언가 암시하려는 것일까?
백관들 : 曹操一向用雞爲口令 莫非.....是暗號?
조조도 평소 닭을 암구호로 썼었는데. 설마...암호?
점박이 백관 : 雞是誰? 殺雞就是儆侯!
닭은 누구겠습니까? 닭을 죽여 원숭이[猴;侯 hóu]에게 경고하고자 함인 것을!


고대로부터 侯(제후)와 猴(원숭이)는 같은 4성 [ hóu ]으로 발음되는 동음의이어로 혼용되었음에 유의바랍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구로 마상봉후(馬上封侯)가 있습니다 마상봉후(馬上封侯)의 원뜻은 '말 위에 올라탄 원숭이 모양 도자기'라는 뜻입니다. 侯(제후)와 猴(원숭이)가 동음의이어라는 것에서 착안한 비유이지요. 馬上는 '말 위'라는 뜻도 있지만 중국어에선 '곧'이라는 뜻도 가집니다. 즉, 사람들은 '곧바로(馬上) 제후에 봉해지길(封侯)바랍니다'라는 소망을 담아 말 위에 올라탄 원숭이 모양 도자기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侯,猴의 동음의이어를 활용한 또 다른 문구로는 배상봉후(拜相封侯)가 있습니다.(여기서는 코끼리와 원숭이입니다.)

따라서 점박이 백관은 殺雞儆侯을 말했지만 그 실질은 侯=猴에 의거, 殺雞儆猴가 되는 겁니다. 점박이 백관은 순욱이 닭을 죽인게, 닭을 한 마리를 죽여 모든 원숭이들에게 경고하고자 함이라는 겁니다.(일벌백계의 의미)

점박이 백관 : 他要衆侯殺一個人!
그는 제후[侯 hóu]들에게 한 사람을 죽이라 하는 겁니다!




늙은 백관 : 老夫再說一次 此事與荀大人無關
노부가 다시 한 번 말하네만, 이번 일은 순 대인과는 전혀 상관없네.
늙은 백관 : 亦與皇室沒有關係!
황실과도 아무 관련이 없고!
점박이 백관 : 皇室!
황실!
점박이 백관 : 小....小的該死 我只是自作聰明 對 一切與他們無關!
소..소인이 죽을 죄를 졌습니다. 제 스스로 똑똑한 체 했을 따름입니다. 그러합니다, 모두 저들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점박이 백관 : 大人一言驚醒 我幾乎壞了大事!
대인의 한 마디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하마터면 제가 대사를 망칠 뻔 했습니다!
늙은 백관 : 小心這些自作聰明的人
저 똑똑한 척 하는 자를 주의하게.
병사 : 是
예.

점박이 백관에게 주의를 가한 뒤,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시작하는 늙은 백관.

늙은 백관 : 剛收到消息 曹操各部已離 我軍準備接替
방금 받은 소식이네. 조조의 부(部)들이 모두 떠났고, 우리 군이 교대할 예정이네.
늙은 백관 : 各已就位 一聲令下就可執行!
각자 제자리를 잡았으니, 명령을 내리면 실행될 걸세!
늙은 백관 : 諸將 拿出你們的一切 向前人致敬
제장들이여, 여러분의 전부를 희사하여, 앞서 간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세.
늙은 백관 : 再強調一點 我等集結乃私下聚舊 朝會沒有姓名記錄,
재차 강조하지만, 우리들의 모임은 단지 사사로운 회포를 풀기 위함이고 조정의 회의엔 성과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네.




늙은 백관 : 一切 與皇上無關
이 모두는 황상과는 무관한 것일세.





나레이션 :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성인은 결코 다투지 않으니, 때문에 천하 아무도 그와 다툴 수 없음이라.


원문은 도덕경 22장입니다.

나레이션 : 所以 縱使失敗,
때문에 설령 실패할지라도

나레이션 : 那個人在 漢室仍在
그가 존재하는 한, 한실도 여전히 존재하리라.

나레이션 : 留有餘地 希望仍在
여지를 남겨 놓는 한,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으리라.




나레이션 : 縱使失去生命 縱使賠上名聲 在所不辭
설령 목숨을 잃어버린다 한들, 설령 명성을 희생한다 한들,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순욱 : 放心 失敗了,
걱정마시길, 실패하더라도
순욱 : 彧仍在
욱(彧)은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 : 荀彧救朕!
순욱, 짐을 구해주게!
??? : 被 被勾住了!
걸..걸려들었다네!



나레이션 : 七月食瓜 八月斷壺,
칠월에 오이 따 먹고 팔월에 박을 따며

나레이션 : 九月 見秋毫
구월에 가을 털갈이한 짐승[秋毫]을 본다네.



순욱 : 皇上 長出頭髮了
황상, 머리칼이 자라셨군요.


짧은 글) 불시인 연작의 가장 우울한 점은 by 찌질이 ver2

유대, 요원화, 마초- 외전 각 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불시인(不是人)' 이라는 인간군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위를 오르기 위해 사람 거죽을 뒤집어 쓰고 차마 사람이 할 수 없는 짓을 한 사람들이었다.

對 只有這樣才有機會
그렇지요, 이 길밖에 기회가 없더이다.
[불시인 외전 1화 中, 유대의 대사]

허나 그들이 '불시인'이 된 것은 그들이 원해서 택한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이 그들에게 내려준 유일한 동앗줄이었고 그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做人就要往上爬
사람은 더 위로 기어올라가야 하지.
不擇手段的往上爬
수단을 가리지 말고 기어 올라야 한다.
[불시인 외전 2화 中, 유대의 독백]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사람 거죽을 뒤집어 썼으면서도 '사람 아닌 짓(不是人)'을 자행했다.
1화의 주인공, 유대는 제 눈을 훼손하여 황건적 간부를 암살했고, 그 결과 겨우 사마가와의 연줄을 얻었다. 그 뒤 잔병의 두령 자리에 올라 관직에 오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무수한 사람들을 암살했다.
2화의 주인공, 요원화는 고작 만두 하나를 위해서 자살에 가까운 행동을 했어야만 했다.
3화의 주인공, '야수' 마초는 벌벌 떠는 소(觳觫)를 보고도 망설임 없이 창으로 냅다 찔러 죽이고, 나이를 먹고 나서는 친모를 죽인 이를 아버지로 섬기기까지 했다.

對 做人就是如此無奈
그래, 사람 산다는 게 다 어쩔 수 없잖아.
[불시인 외전 2화 中, 요원화의 대사]

그리고 이들은 작품 밖에 있는 독자들을 향해 변명하듯이 말한다.
사람 산다는 게 다 어쩔 수 없다고. 난세 속에서 두 손에 피 묻혀보지 않은 사람이 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앞서 화봉요원 외전 [불시인]은 인물만 다르지만 동일한 내러티브를 계속해서 반복, 변주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음에 유의바란다. 그 말인즉슨 세 명이 맞이할 결말도 동일하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이렇게 '위'를 오르고자 '불시인(不是人)'을 택한 이들이 맞이한 결말은 전혀 뜻밖이었다. 그리고 이 뜻밖의 지점에서, 화봉요원 외전 [불시인]의 최대의 비극이 드러난다.

那年冬天 我離開了司馬家 更當起官來了
그 해 겨울, 나는 관직을 얻기 위해 사마 가문을 떠났다.
當官之後 才發現自己的確有眼無珠 那個位置上的人 比野獸更凶狠
내 자신이 눈 뜬 장님이었음을 지위가 높은 자들이야말로 야수보다 흉악한 자들임을 깨달은 건 관직에 오른 뒤의 일.
數年後 董卓入京 百官俱廢
수 년 후 동탁이 수도에 입성하고, 백관이 모두 쫓겨났다.
失去一切的我 唯有再次拿起劍做回本行
모든 것을 잃게 된 나는, 다시 검을 잡고 예전에 하던 일로 돌아오는 길밖에 없었다.
[불시인 외전 2화 中, 유대의 대사]

[불시인]이라는 표어로 상징된, '위'를 오르고자 온갖 짓을 자행했던 작중 3인의 행위가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셀 수도 없는 사람을 죽이며 두 손을 핏물로 잔뜩 적셨지만, 위를 오르기는 커녕 '인간'의 출발선에조차 제대로 서지 못했다.

잔병 두령은/고통을 모르는 이는/야수는
'위'라는 세계에 아주 잠깐 발을 들이고나서야 자신들은 '진짜 놀이판'에는 감히 다가가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운명임을 깨닫는 것이다.
난세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들은 진짜 [놀이판]에 참가할 자격을 영원히 얻지 못하리라는 점.
그리고 [위(=진짜 놀이판, 본격적인 중원각축의 장)]라는 냉혹함에 절어서 돌아온 그들은 결국 자기들이 있던 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점. 그것이 바로 [불시인]외전의 최대의 비극인 것이다.

후어 2장 : 數年後 我在幹什麼?
수 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유대는 묻는다. 수년 후에 나는 어떤 인물이 되어 있을까라고. 진모 작가는 그 답을 [불시인] 화의 연작으로 대신한다.
결국 유대는 다시 칼을 잡고 사람들을 암살한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못한 채 그렇게 병풍 밑에서 살아가다 장강의 뒷물결에 휩쓸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테지.
이는 다른 불시인 주인공들 또한 마찬가지. 암살에 치를 떨며 '빛'으로 기어나가려던 요원화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 아내를 잃고, 자신이 찾은 빛(亮)도 잃고, 노예처럼 잃기만하면서 나중에는 사슬을 칭칭 두른 채 사마의를 암살할 것이고, 그 암살은 역사서에 적히는 일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초.
화봉요원에서 [야수]로 상징되는 마초.
쉼없이 억센 풀이 되어 끊임 없이 생장하고자, 아버지 마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야수]처럼 약육강식의 철칙에 따라움직이던 마초.
수년 후 그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진모 작가는 앞선 유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답을 후어로 대신하고 있다.
누구를 물어뜯을 수 있는 어금니는 모조리 뽑히고, 햘퀼 수 있는 날카로운 발톱은 모조리 빠진 채, [야수](맹수)가 아니라 동물원에서 길러지는 사육물이 될 것이라고 그 최후를 선고하는 것이다. 효자인 마초가 어머니의 복수를 도외시하고 아버지를 팔아 넘긴 행위는 무쓸모였다고 냉소를 던지는 것이다.
아니, 마초의 경우 유대보다 더 최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유대는 적어도 자기의 본업으로 돌아와 위세라도 부릴 수 있었지만 마초는 본업으로도 돌아오지 못한 채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테니까.(역사가 그렇기도 하고.)

화봉요원 35권 9월 17일 리디북스출간 by 찌질이 ver2




벌써 35권입니다.
화봉요원을 이렇게 멋진 번역으로 다시 즐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언제나 출간에 힘써주시는 길찾기 출판사 관계자님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꾸준히 번역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화봉요원 557화 - 조조병법 by 찌질이 ver2

화봉요원 557화의 시작은 역시나 나레이션으로. 장사꾼이 가져야할 마인드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나레이션 : 做買賣的 要懂得投資 有正向的 有逆向的
장사를 하려거든, 투자를 알아야 한다. 그 방향이 올바른 것도, 반대인 것도 있는데
나레이션 : 有見於未萌的 那是保命用的
일이 싹트기 전인데도 충분히 방향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목숨을 보전하는데 쓰일지니.

장사를 하려거든 돈이 흐르는 방향(풍향)을 읽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돈이 올바른 방향으로 흐르는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지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죠. 그렇기에 만약 아직 투자가 완전히 발아하지 않았지만, 이 투자가 가지게 될 풍향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면[見於未萌] 그런 투자 건수는 상인의 목숨을 살리는데 쓰일 거라고 합니다.
말풍선은 조정에 모여있는 신하들을 비추며 떠오릅니다.

A : 是朝服 想起來了 那是朝服!
생각났다, 조복(朝服)이야. 그건 조복이었어!
A : 多少年了 我幾乎忘記這東西了...
몇 년 만에 보는건지, 하마터면 잊어먹을 뻔했네..
A : 這幾天穿的人愈來愈多,
요 며칠 저 복장의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더라.
A : 百官整齊 這樣看來 莫非...
백관들고 전부 모였고 이러다가 혹시..
A : 皇上要回朝了?
황상께서 조정에 복귀하시는 건 아니겠지?



견희 : 沒有收到消息 如果是這樣 那可不得了
들어온 소식은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닐텐데.
견희 : 姊 不會有事發生吧?
언니,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

알고 보니 A는 견희였습니다. 태자비가 머무는 궁궐에서 조정에 모여드는 사람을 지켜보며, 문무백관들이 입는 옷이 조복(朝服)임을 눈치챈 겁니다.
그러면서 견희는 상대방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관해 묻는데...

B : 因爲重要的人全調走了
중요한 사람들이 전부 이동해서 그런거야.
B : 主公不在 曹家的人走 有些人膽子就大了
주공이 계시지 않고, 조가의 사람들도 움직인 상태라 몇몇 이들이 담이 커진거지.
견희 : 不會吧 只是一個小小的兵變 豈會如此?
말도 안 돼! 그깟 작디작은 병란 하나로 이렇게 될 리가?

견희와 대화하는 상대방 B는 이 모든 게 누군가의 공작이라고 넌시시 언급합니다. 중요한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있고, 조조 마저 친정으로 나가있어서 황제( 및 보황파)를 견제할 세력이 마땅히 없는 상황. 이때 정체모를 누군가가 황제와 신하들을 움직이도록 사주했고, 조조가 없어서 간땡이가 부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말을 듣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장춘화 : 動作不大 但是計算精密 似有還無 甚至連帶頭的也査不出來
움직임은 그리 크지 않지만 정밀하게 계산된 거야.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애매모호해서 우두머리조차 알아낼 수 없었다고.

그리고 드러나는 B의 정체는 바로 장춘화. 532화에서 조가의 스파이에게 억류되었나 싶었더니 견희 집으로 피신해왔군요. 532화에서는 만삭의 상태였는데, 어느새 애를 낳았나 봅니다.
장춘화는 이 ‘누군가’의 움직임은 정밀하게 계산되었기에,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너무도 애매모호하여 자신의 정보망으로도 아직 이 음모의 우두머리가 누군지조차 밝혀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아마도 순욱일 듯?)

장춘화 : 皇上回朝 軍事, 商業皆有調整 一定有大事發生
황상께서 조정에 복귀하시면 군무와 상업 모두 조정을 거칠 테니, 큰일이 일어나겠지.
장춘화 : 機緣巧合 這小子偏偏選在此時走出來
요 녀석, 골라도 굳이 이때를 골라 나오다니, 기회와 인연이 딱 들어맞았구나.

조조의 신구세력 교체 이후, 붕떠버린 조정에 황상이 자리 잡는다면, 군권쪽은 물론이요 상업쪽에도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 단언하는 장춘화. 그녀는 하필 골라잡아도 이렇게 위태로운 시기에 태어난 아기(사마소)에게 핀잔 아닌 핀잔을 줍니다. 그런 장춘화를 보며 견희는 원한다면 마음껏 머무르라 이야기.

견희 : 姊不必擔心 有我在 沒人敢碰妳的
걱정할 필요 없어, 언니. 내가 있는 한 누구도 언니한테 손대지 못할 테니까.
장춘화 : 是的 要不是妹妹相救 在那裡幾乎難產了
그래, 동생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난산할 뻔 했어.
견희 : 禮尙往來 若當年沒有司馬懿襄助 宓何有如此「身世」
받은 만큼 되갚아 줘야지. 그해 사마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복(宓)이 어떻게 이런 [신세]를 누릴 수 있었겠어.

장춘화는 견희가 아니었다면 연금당한 상태에서 손도 못쓰고 난산으로 죽었을 거라 이야기하고, 견희는 자기는 사마의한테 받은 것을 되갚아 주었을 뿐이라 이야기합니다. 사마의가 아니었다면 태자비가 될 일도 없었다며.

장춘화 : 公子丕雄才偉略 遠勝袁家公子 懿投資有道,
출중한 재능과 비상한 묘략을 지닌 비(丕) 공자가 원가(袁家)의 공자는 훌쩍 뛰어넘지. 의(懿)의 투자는 유도(有道)라,
장춘화 : 一國之後 捨妳其誰
일국의 황후 자리에 너 말고 누가 어울릴까.



견희 : 胡說八道 只是福禍相倚 時也命也
실없는 소리, 좋은 일하고 나쁜 일은 같이 올 뿐이야. 때에 달린 거고 천명에 매인 것이지.

장춘화의 칭찬에 견희는 실없는 소리는 그만하라고 반박. 이어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사마사&조예)를 지켜봅니다.

견희 : 安心住下來吧 公子丕早視妳們爲自己人了
마음 놓고 눌러 앉아. 비(丕) 공자께선 일찍부터 언니네를 한 식구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견희 : 自己人總有辦法 財産奪回指日可待
한 식구끼리는 항상 풀 방도가 있는 법이니까, 재산을 되찾는 것도 머지않아 가능해
견희 : 那小子一出口 他祖父豈會不答應?
저 애가 말을 꺼내면 설마 할아버지가 안 들어줄까?

조예(曹叡) : 我 大王 你 大將軍
난, 대왕. 넌, 대장군해.
사마사 :將軍
장군.


장춘화가 말하길, 조비는 일찍부터 장춘화 가문을 한솥밥 먹는 제 편으로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조비 편에 서서 가까운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탈취당한 재산도 금방 돌려받을 거라 합니다. 조예가 하는 말을 할아버지(조조)가 거절할 리 있겠냐는 너스레는 덤.

장춘화 : 妹妹敎子有方 果然沒忘記我的提醒
동생은 자식을 가르침에는 방도가 있네, 역시 내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았구나.
장춘화 : 說眞的 身爲女子 孩子才是自己最大的財產
솔직히 말해서, 자식이야말로 여자로서 가지는 자신의 가장 큰 재산이지.
장춘화 : 男人的天下 總有數不盡的誘惑 妳我皆身不由己
남자들의 천하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유혹이 따라오기에 우리네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지.
장춘화 : 終有一天 顏色褪去 能倚靠的 只有這投資
언젠가 미색이 스러지거든 믿고 의지할 데란 이 투자가 유일하다고.
장춘화 : 作爲妹妹的軍師 這話可要謹記啊
동생의 군사로서, 이 말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장춘화는 후계들끼리 어울리게 하는 장춘화의 행동을 보며 잘 행동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시기는 남성의 천하라 남자인 조비한테는 계속해서 여성들의 유혹이 들어올 텐데(남성의 부인들로서는 이런 현상을 막을 방도가 없습니다), 여자인 견희의 미색은 한때에 불과하니 가장 큰 자산인 조예를 잘 가꿔야 한다는 것이죠. 믿고 의지할 건 아들밖에 없으니 미리미리 권력자 가문 자식들끼리 친하게 지내놓으라는 겁니다.

장춘화 : 知道了 知道了 你也是我的護身符
알았다, 알았어. 너도 내 호신부란다.

잠잠하던 아이(사마소)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자 장춘화는 아이를 달래며 너 역시 자신의 가장 큰 자산(=호신부)라고 달래줍니다.

장춘화 : 你跟哥哥也會保護娘親的
너랑 네 형도 엄마를 지켜줄 거야.
장춘화 : 娘會敎你們 將欺負司馬家的 連本帶利討回來
엄마가 너희한테 사마가(司馬家)를 괴롭힌 사람들한테 본전에 이자까지 쳐서 갚아주는 법을 가르쳐 줄게.

원수에게 복수할 방법을 가르쳐 줄거란 장춘화의 말에 상인들은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며 혀를 내두르는 견희.

견희 : 哈哈 身爲商人 想法倒是不一樣
하하, 상인들은 생각하는 것도 다르네.
견희 : 看來 姊已想好將來發生的事了
언니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이미 생각해둔 것 같아.
견희 : 身爲商人妻子 竟不下其夫 將一切管理得井井有條 這可不是一般女子該有的專長
상인의 아내가 지아비 못지 않게 모든 걸 질서정연하게 정돈하니 말야. 이건 평범한 여자가 가져야할 재주는 절대 아닌데.
견희 : 着眼將來 卻忘了當下司馬懿生死未蔔...
미래로 눈을 돌리는 걸로 생사조차 모르는 사마의를 잊은 건가
견희 : 想不到粟邑張家 竟有如此[出色]的女兒
속읍(粟邑) 장가(張家)에 이토록 [걸출한] 여인이 있을 줄이야.

견희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총평하며, 지아비의 생사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심지 굳게 행동하는 장춘화를 높게 평가합니다. 장춘화는 그저 습관이 되었을 뿐이라며 흘러넘기고.

장춘화 : 誰說我不擔心 只是這麼多年 已成習慣
내가 걱정 안한다고 누가 그러니? 오래 되다 보니 습관이 됐을 뿐이야.
장춘화 : 局已佈下 只看天在祐誰了
포국이 끝난 상황이니, 하늘이 누구를 보우하는지 보면 되겠지.

둘의 대화가 끝난 순간, 정보를 수집해온 하녀가 헐레벌떡 들어옵니다. 그리고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하는데..

하녀 : 夫人 查到了 鄴城外圍我軍早已西調 公子也去了!
부인, 찾아냈습니다. 업성 외곽의 아군은 이미 서쪽으로 움직였고, 공자께서도 떠나셨습니다!
하녀 : 另外關中八部 早已是韓、馬一夥 多州也有響應!
그밖에 관중(關中)8부는 일찍이 한(韓), 마(馬) 세력과 한패였고 여러 주도 호응하고 있답니다!
하녀 : 而且此次更有外族加入 在地理上佔盡優勢!
거기에 이번에는 이민족까지 가담하여 지리상의 우세를 점하고 있고요!

부대의 전출에 잠시 신경쓰는 견희. 그녀는 하녀에게 더 많은 정보를 얻어오라 명합니다.

견희 : 部隊調遷 不會是損失慘重吧? 再查
부대의 전출은 혹 손실이 심각하다는 이야기일까? 계속 조사하렴.
하녀 : 是! 夫人再等 我再去打聽!
예! 부인게서 기다리시는 동안 수소문하고 오겠습니다!

상황을 전해들은 견희, 그녀는 모여진 정보를 종합하여 현재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기둥 한켠에 기대어 아이들이 노는 광경을 보며 천천히 분석하는데...

견희 : 入冬了 中原部隊長征 一定拖得很長...
겨울에 접어들었기에, 중원 부대의 원정은 길게 늘어질 터인데...
견희 : 關西更有兩大好戰外族 這可麻煩了
관서 쪽에는 2개의 호전적인 대규모 이민족이 존재하니 크게 골치 아파지겠네.

그와중에 장난감 배를 가지고 뛰노는 사마사&조예

조예 : 打仗了!
싸우자!
사마사 : 好啊 要打了 殺!
좋아! 싸우자! 죽여라!

견희 : 當今外族禍亂 羌胡強悍 如果再加上多變的山越...
지금 이민족의 환란에, 사나운 강(羌)족, 거기에 변덕스러운 산월까지 가세한다면...
장춘화 : 山越? 妹妹想得通透 在下方也要安排啊
산월이라? 동생도 완전히 파악한 모양이네, 남쪽도 안배해두다니.

장춘화는 견희의 사유가 남월에까지 미친것에 감탄을 표합니다. 반신반의한 견희는 실제로 그렇게 될 거란 장춘화의 말에 의아함을 표합니다. 자신은 그저 해본 말에 불과한데 그렇게 믿는 이유가 뭐냐고 하면서.

견희 : 會嗎?
그렇게 된다고?
견희 : 姊何以見得? 我只是說說而已
그냥 해본 소리인데, 언니는 뭐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장춘화 : 不 一旦發兵 四海響應 關西有羌胡...
아니, 일단 병사를 일으키거든 전국각지에서 호응해야 하거든. 관서(關西)서 강호(羌胡)가 들고 일어났지만...
장춘화 : 南方仍需山越 那才是兵法
남쪽의 산월(山越)을 필요로 할 거야. 그게 바로 병법이지.
장춘화 : 山越貴爲中原第一寇盜 且升山赴險 抵突叢棘 神出鬼沒
산월(山越)은 중원의 첫째가는 귀하신 도적으로, 산에 오르고 험한 곳을 뛰어 다니며, 가시밭길 숲 속을 달리기가 신출귀몰해.

且升山赴險 抵突叢棘 문장은 원전이 있는 것으로, 『자치통감』권72에서 산월족을 설명할 때 나옵니다.

且升山赴險 抵突叢棘 若魚之走淵
『자치통감』 권72 - 산월족의 설명

장춘화 : 雖四分五裂 各自爲政 卻仍維持雄厚的實力及財力
사분오열되어 각자 독자적으로 행동하나 여전히 두터운 실력과 재력을 유지하고 있지.

견희 : 不愧爲商人 看財知風向 但現在 要擔心的應是妳家啊!
재물을 보고 풍향을 읽는 걸 보면 상인으로서 손색이 없네. 하지만 지금 걱정해야 할 건 언니네 가문이라고!

앞날이 어두컴컴한데도 딴생각하고 있는 장춘화를 다그치지만, 장춘화는 상관않고 담담히 말을 잇습니다. 사마가를 건든 것에 대한 내막에 관해 말이죠.

장춘화 : 有人要對付司馬家 切斷曹家供應 挑起雙方鬥爭
누군가가 사마가(司馬家)를 처리하길 원해서, 조가(曹家)의 보급을 끊어 양측 간에 싸움을 붙이고 있어.
장춘화 : 他們表面上清楚司馬家的背景 但仍是不成氣候
겉으로는 사마가의 배경을 알고 있을지 몰라도, 그것으론 한참 부족해.
견희 : 河東大鹽潛伏妳家多年 還有查不到的地方?
하동(河東) 대감(大鹽;굵은 소금)측에서 수년 동안이나 언니 가문에 잠복했었는데도 밝혀내지 못한 게 있단 말이야?
장춘화 : 因爲他們查的只是司馬家 像粟邑張家這小角色根本不放在眼內
조사한 건 사마가가 전부였으니까. 속읍(粟邑) 장가(張家)같이 변변찮은 배역은 애초부터 저들 시야에 없었던 거야.



장춘화 : 同樣 正如山越這種亂黨只在南方 所以朝廷也認爲只是區區地方勢力
같은 꼴로, 산월(山越) 이 역당들이 남쪽에만 위치해있다 하여 조정이 이들을 보잘것없는 지방세력으로 여기는 것처럼.
장춘화 : 但他們卻沒想到 山越之所以滅不掉 只因爲他們做供應的不在南方
허나 산월(山越)을 일소할 수 없었던 이유가 저들의 보급 장소가 남방이 아녀서임은 짐작도 못하고 있지
장춘화 : 做買賣的要懂得變通 在哪裡也可以藏富
장사를 하려거든 변통할 줄 알아야 하거든, 그래야 어디든 간에 재산을 숨길 수 있으니.
장춘화 : 還記得很多年前 司馬家有一個姓山的強大對手....
오랜 세월 전, 사마가(司馬家)에겐 산(山)씨라는 강대한 적수가 하나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어...?



장춘화 : 那是山越在中原的投資代理人
그들은 산월(山越)족의 중원 부문의 투자 대리인이었지.
장춘화 : 那年 山家的掌舵人失身於一個紈絝子弟...
그 해 산가(山家)의 조타수는 한 부잣집 도련님에게 지조를 잃었고..



장춘화 : 改了名 換了姓,
이름을 고치고, 성을 바꾸어.
장춘화 : 變成了她夫君的隱藏後盾
부군의 뒤를 지켜주는, 숨겨진 방패가 되었다.

산월이 사실은 산가(山家)와 밀월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업성의 견희&장춘화 파트는 종료. 시점은 바깥의 관중으로 옮겨갑니다. 여전히 나룻배 하나에서 버티고 있는 허저와 조조. 마초 부대는 넓게 포위망을 둘러싸 화살을 쏩니다.

마초 부대 : 不要亂射 要抓活的 將他們逼入包圍網!
난사하지 마라, 산채로 잡아야 하니 포위망으로 몰아넣어라!
마초 부대 : 哈哈 少擔心 那大個子吞掉所有的箭了!
하하하, 걱정 마십시오. 저 덩치 큰 친구가 화살을 전부 집어삼키고 있으니까요!
허저 : 主公、放心、褚、沒事的
주공, 걱정마라, 저(褚), 괜찮다.
허저 : 撐、過河!
노로 저어서, 강 건너라!

허저는 자기가 몸으로 막을 테니 노를 저어서 건너보라고 말하지만, 조조는 이미 끝났다며 망연자실해 합니다.

조조 : 完了 全圍了
끝났다, 완전히 포위됐어
조조 : 最苦作樂 人生幾何. 仍有笑話?
가장 큰 괴로움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고 있구나, 삶이 길어야 얼마나 할까만. 농담 더 있느냐?

마초의 시선을 받는 가운데, 조조는 한시 한 구절 쭉 읊습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즐거움을 찾고자) 허저와 농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아이러니함을 느꼈기에 위의 대사를 읊은 걸까요. 아니면 더 이상 살아날 길이 없어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읊은 걸지도요. 아무튼, 농담이 더는 남지 않았다는 허저의 말에, 이번에는 조조 자신이 농담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허저 : 抱歉、沒、主公有?
죄송하다, 없다, 주공은 있나?
조조 : 江東一戰 傳來周瑜死訊竟退兵
주유의 부고를 전해들었는데도 병력을 물리고 만 강동의 한차례 결전은.

주유의 거짓 죽음에 속아넘어가 화공(火攻)을 당해 병력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바보짓. 이 농담에 허저는 웃기긴 하나 농담 개수로 치지는 않겠다 합니다. 그러자 조조는 전번보다 웃긴 농담을 합니다.

허저 : 好笑、但仍不算 主公 還有?
웃긴다, 하지만 셈에 안 넣겠다, 주공, 그리고 또?



조조 : 連江東也說周瑜已死多月 卻又不敢戰 怕又是計
주유가 죽은 지 몇 개월이나 됐다는 말이 강동에서조차 나왔지만 싸움을 걸 엄두를 내지 못했지. 이 또한 계략이 아닐까 싶어서.

청주병들 대다수를 잃었기에 주유가 진짜 죽었음을 알았는데도 감히 움직이지 못한 바보짓. 이번 농담은 웃기다고 하는 허저.

허저 : 被愚弄、好笑、這好笑、還有?
농락당한 건가, 우습다, 이건 정말 우습다, 또 있나?
조조 : 有
있지.
조조 : 曹操兵法
조조병법(曹操兵法)이라고.

화룡점정으로 [조조병법]이라는 병법이란게 있다 하는 농담을 던지자, 허저는 배꼽이 빠져라 웃습니다. 앞서 말한 조조의 농담처럼, 적벽대전이후로 계속해서 ‘바보짓’을 경신해나가는 사람한테 병법이 있다고 하니 웃기지 않을 리가 있나요.




허저 : 하하하 這好笑 好笑!
하하하, 참으로 우습다, 우스워!
허저 : 하하하 兵法
하하하, 병법이라 한다
허저 : 天下、第一、하하하
천하, 제일, 하하하!

그리고 그런 광경을 바라보는 마초는 ‘쟤네 진짜 미쳤나..’하는 표정.

마초 : 竟然笑了...
웃는다고...
마초 : 他們瘋了嗎?
너희 미쳤느냐?
조조 : 該死的褚 連你也敢笑...那就成功了
빌어먹을 저(褚)야, 너까지 감히 웃을 수가 있느냐...그래도 통하긴 했구나.

조조는 세인들이 다 [조조병법] 비웃어도 너는 그러면 안되지, 하면서 ‘빌어먹을 놈’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농담이 제대로 먹혀들어갔다면서 같이 웃습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조조병법]의 전모.

조조 : 世人只知道曹操兵法可笑 卻不知兵法之用
세인들은 조조병법이 우습다고만 여기지, 병법의 쓰임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조조 : 那只是一個虛招 用來測試人心
병법은 단순한 위장, 실상은 사람의 마음을 시험하는데 쓰이는 것이다.
조조 : 曹操兵法每一篇 都是投資!
조조병법의 각 편들이 전부 투자인 것!
조조 : 一篇試一人,
한 편에 한 사람씩 말이지.

사실 조조병법은 조조 휘하 군사들이 생각하는 전략, 전술을 모으는 데 있다기 보다는, 군사들이 직접 각 편을 작성하게 함으로서 군사들이 생각하는 바를 읽고자 했던 겁니다. 그렇게 [조조병법]의 실상을 말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조조병법]의 한 편을 우렁차게 외치는 조조. 허저는 조조의 돌발행동에 어서 앉으라 하지만 조조는 멈추지 않습니다.

허저 : 坐、坐下!
앉, 앉아라!
조조 : 第十三篇 虛實篇: 絶其糧道、守其歸路、
제13편 허실 - 적의 양도를 끊거나, 적의 퇴로를 지키거나,

여기서 말하는 絶其糧道、守其歸路는 손자병법에서 조조가 주석을 단 부분입니다. 그리고 허실편은 6편인데 화봉요원에서는 13편으로 나왔네요..뭐지...? 아무튼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故我欲戰, 敵雖高壘深溝, 不得不與我戰者, 攻其所必救也(絶其糧道, 守其歸路, 攻其君主也).
아군이 싸우고자 하면 적이 아무리 높은 성루를 쌓고 참호를 깊이 파 지키고자 할지라도 교전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 반드시 구원해야 하는 요충지를 아군이 공격하기 때문이다(적의 양도를 끊거나, 적의 퇴로를 지키거나, 적의 군주가 있는 도성을 급습하는 것 등이 구체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손자병법』 제6편 허실

조조 : 攻其君主也!
적의 군주가 있는 도성을 급습할 것!



조조 : 如果這是你編的 你早已料到一切!
이 편을 네가 지었다면, 이미 전부 내다보았단 이야기렸다!
마초 : 瘋了
미쳤구만.
조조 : 如是眞的 你在嗎?
정말이라면, 네 여기 있느냐?
조조 : 在嗎?
있느냐?
조조 : 算了,
되었다.

조조는 제13편을 담당하여 絶其糧道, 守其歸路, 攻其君主也라는 구절을 쓴 군사가 있다면, 분명 지금까지 상황을 내다봤을 것이 틀림없다 생각하고는,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고 외치는 겁니다. 미친놈마냥 빨리 모습을 드러내라고 소리치는 조조, 그리고 그를 미친놈 보듯 바라보는 마초.




조조 : 那只是孤的一廂情願,
단지 고(孤)의 일방적인 바람인가,
조조 : 一個只有奉孝才懂的笑話
봉효만이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일 뿐이었던가.

그러나 13편 허실을 쓴 주인은 결국 나타나지 않고, 조조는 뒤에서 튀어나온 배에 나룻배 통째로 나포당합니다.

??? : 撈到寶了 在網中!
그물에 보물을 건져올렸다!
??? : 這下子可升官發財了!
이걸로 관직을 높일 수 있겠구만!



마초 : 這才是我的好弟兄!
이래야 나의 진정한 형제들이지!
마초 : 不枉老子重金招攬!
불러들이고자 이 몸이 거금을 쓴 게 헛되지 않았어!
마초 : 在水中 若魚之走淵!
바다에선 마치 물고기가 연못에서 노는 듯하구나!
마초 : 山越弟兄 不愧爲水中王者!
산월(山越) 형제들이여, 바다의 왕자라 하기에 손색없구나!
조조 : 笑話竟是...北方來山越!
농담이지...산월이 북쪽에서 나오다니!

위에서 장춘화가 지적했듯, 마초는 역시 거금을 들여 산월족도 동시에 호응하라고 요청한듯 합니다. 산월족이 끄는 배에 나포당한 조조. 조조는 이번 농담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고 독백합니다. 아니 남쪽에 있던 남월이 갑자기 관서 지방에 배를 끌고 나타나다뇨.

??? : 我在!
여기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조조의 "자리에 있느냐"라는 물음에 답하는 누군가.







사마의 : 我在 一直都在!
전 여기있습니다. 쭉 여기에 있었습니다!
조조 : 奉孝啊 孤所投資的 一直都在!
봉효여, 고(孤)가 투자한 것이 쭉 여기 있었구나!



조조 : 你所擔心的繼承人 已順利過渡了!
자네가 염려했던 계승자는 순조롭게 넘어갔다네!
사마의 : 人已救 山越弟兄 撤退!
사람을 구했으니, 산월 형제들이여 철퇴하라!
산월족 : 拐!
방향 틀어!
산월족 : 拐! 讓他們見識江南人的掌舵技術!
틀어! 저들한테 강남 사람들의 조타기술을 보여주자고!



산월족 : 曹大人 這邊!
조 대인, 이쪽입니다!
나레이션 : 天在佑誰?
하늘이 누구를 보우하는가?
마초 : 天在佑誰?
하늘이 누구를 보우하는 건가?
마초 : 又是這個紈絝子弟 你想挑戰我?
또 이 부잣집 도련님이군. 내게 도전하려 하는가?
마초 : 流
흐르노니.




마초 : 西涼的河流流啊流,
서량의 강줄기여 흐르는 것이더냐,
마초 : 流到黃河流不停,
황천에 닿을 때까지 흐르는 것이더냐,
마초 : 流,不,完!
그 흐름에, 멈춤이, 없어라!
사마의 : 不,
아니,



사마의 : 完
멈췄어.



화봉요원 556화 - 광인의 길. by 찌질이 ver2

556화의 시작은 엉망진창인 동관 성 내부를 비춥니다. 서량 기병에게 쫓겨 사력을 다해 도망치는 조조군 병력. 그들은 유일한 출구를 향해 한시바삐 발놀림을 합니다.

조조군 장군 : 這邊 這邊!
이쪽이다, 이쪽이야
조조군 장군 : 只剩下這個出口 趕快從這裡出去!
이쪽 출구만 남았으니 어서 여기로 빠져 나가라!
조조군 장군 : 浦阪津口仍有船可以渡河!
포판진(浦阪津) 나루터에 강을 건널 수 있는 배가 아직 남아있다!

뒤쪽에서 항전하던 동료들은 이미 제때에 도망칠 수 없다고 보고하며, 부상병을 이끌고 서둘러 다가오는 마지막 병사. 장군은 너 하나라도 어서 도망치라고 외치지만...

조조군 병사 : 將軍 後面的人趕不及了!
장군, 뒤쪽 사람들은 이미 늦었습니다!
조조군 장군 : 趕快 追兵來了!
어서, 추격병이 왔다!

결국 보고하던 병사는, 돌입하는 서량 기병의 창에 꿰어 생을 마감합니다. 조조군의 진형이 붕괴하는 것을 보고 계획대로 되었다며 작전을 시작하자는 서량 기병부대. 그는 이제 [소몰이]전법으로 전환하자고 합니다.

서량 기병 : 散了 曹軍已失陣型 全散了!
흩어진다, 조조군이 진형을 잃고 뿔뿔이 흩어지는구나!
서량 기병 : 豪帥有令 趕牛戰術開始!
두령의 명이다, 소몰이 전술을 시작하라!

그리고 아시다 시피, 이 [소몰이]는 불시인 외전3화의 재현입니다. 마초가 어렸을 적의 상황이 살짝 변주되어 다시금 대현되는 것입니다. 과거엔 '형세(대국)를 좌우하던' 거대한 소를 절벽으로 몰아넣고 마초가 창으로 꿰어 죽였다면, 지금은 '형세를 좌우하던' 거대한 조조세력을 궁지로 몰아넣고 마초가 창으로 그 마무리를 짓는 상황이라는 것.
그 말대로, 조조군은 절망에 빠져 외칩니다. 철수한 병력들은 마초군에 의해 모두 한쪽으로 몰이 당했으며, 유일한 탈출구인 배를 타고 도망치는 것도 봉쇄되었다면서.

조조군 병사 : 將軍 可撤的全在了 但是前面的走不了,
장군, 철수할 수 있었던 병력은 전부 여기 모여 있는데, 앞쪽으론 갈 수가 없고
조조군 병사 : 津口的船全部走了!
나루터의 배들은 전부 떠났습니다!
서량 기병 : 敵已中計 前後包抄!
적들이 함정에 걸려들었다, 앞뒤로 협공한다!
서량 기병 : 流!
흐르노니!

서량 사람들의 전매 특허- 流로 시작하는 [장송곡]을 외치며 남은 조조군 병력을 협공하러 움직이는 서량 기병들.

서량 기병 : 流啊流 將他們逼向崖邊!
흐르고 또 흐르누나, 저들을 절벽쪽으로 몰아부쳐라!
서량 기병 : 堵住上方 不要讓他們逃出去!
위쪽을 막는다, 저것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대사는 불시인 외전3화에서 나오는 대사와 동일합니다. 진모 작가님은 의도적으로 이 대사를 배치함으로서, 556화는 사실 마초의 과거가 반복 변주되어 나타난 것임을 확인시켜 주는 겁니다. 이어지는 나레이션도 외전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나레이션 : 那年 涼州人 幾乎成功地攀到最高
그 해, 양주인들은 제일 높은 정상을 거의 다 오르는데 성공했었다.



나레이션 : 而逃跑這門 是練回來的
그렇지만 도망치는 재주는, 단련으로 쟁취한 것이기에.

헌데, 그 나레이션은 바로 뒤에서 바로 부정당합니다. 조조란 사람은- 실속없는 허깨비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전쟁을 전전하며 패하고 도망치기를 수차례 반복해온, 그런 경험으로 수없이 단련된 사람이기에 '마초'로서는 그런 조조를 끝끝내 꺾을 수 없다고.
일견, 逃跑這門라는 단어를 써 조조를 비하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조조란 인간은 수없이 패배를 겪고, 그런 패배를 겪으면서도 거듭해서 성장한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또한 불시인 외전3화에 나온 논지, 천의=약육강식이란 논지에 빗대본다면, 패배를 겪으면서도 결국 '도망치는 재주'를 통해 살아남는 조조라는 인간은 결국 하늘이 점지해준 인간이라는 의미가 되죠.

서량 병사들 : 在哪裡 看見了嗎?
어디에 있는지 본 사람 있나?
조조 : 有一種技能 叫工多藝熟 好笑吧
오랜 단련을 통해야만 정통해지는 기예가[工多藝熟] 있으니, 우스울 노릇이다.
서량 병사들 : 找到了 他在這!
찾았다, 이쪽이다!



조조 : 看來...這次最好笑
이번 것이...제일 웃기는 농담이로구나.
허저 : 再來!
다시 간다!





허저 : 再來!
한 번 더!

격렬히 몸싸움을 하는 허저와 마초. 허저는 조조에게 먼저 도망치라고 소리칩니다.

허저 : 主公、自己走!
주공, 알아서 도망쳐라!



마초 : 操 哪裡逃!
조(操), 어디로 도망치느냐!
마초 : 有一種戰法,
전법이 있단 말이지,



조조를 쫓는 건 눈속임이였고, 실상은 허저에게 카운터 치려는 노림수였던 것. 그말대로 앞뒤 재지 않고 달려오던 허저는 마초의 일격에 명치를 맞아 나가 떨어집니다.

마초 : 叫出奇不意
예측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出奇不意].
마초 : 操
조(操)야.



허저 : 超
초(超)야.

일진일퇴의 공방. 그 가운데 조조는 서량 병사에게 붙잡히고, 마초는 바로 달려들어 주공과 이들을 떼어놓습니다. 주공을 지키랴, 적을 때려눕히랴 몸이 두쪽이 되도 부족한 허저.

서량 병사들 : 抓到了 這下可升官發財了!
잡았다, 이제 승진하고 포상을 받을 수 있겠다!
허저 : 主公、褚、開路!
주공, 저(褚), 길을 열겠다!



마초 : 去吧,
도망쳐봐.
마초 : 逃跑的門 不是在前面嗎?
도망치는 문, 네 앞쪽에 있잖냐?
서량 병사들 : 他們要逃了 趕快追上去!
도망치려 한다, 서둘러 쫓아라!

도망칠 테면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마초의 말. 허저와 조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칩니다. 허저는 문을 빠져나가며 옆에 있던 버팀대를 무너뜨리며 적들의 추격을 방해합니다.

허저 : 主公、快!
주공, 서둘러라!
서량 병사들 : 哪邊!
어디냐!
서량 병사들 : 追!
쫓아라!
허저 : 主公 低下頭 往前跑!
주공, 고개 수그리고, 앞으로 뛰어라!

쫓아오는 이들을 뿌리치며 우여곡절 끝에 나루터에 다다른 조조일행. 그런데 나루터에는 배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다 도망친듯.




조조 : 褚 船呢?
저(褚)야, 배는 어디에?

조조군 병사 : 將軍行行好 帶咱們走吧!
부탁입니다, 장군. 저희를 데리고 가주십시오!
조조군 장군 : 滾開! 這船是留給虎侯大人的!
꺼져! 이 배는 호후(虎侯)대인이 탈 배란 말이다!
허저 : 主公! 津口已失 快!
주공! 나루터 함락되었다, 서둘러라!



조조 : 一, 一下子就撞開了!
한, 한 방에 뚫고 나오다니!
조조 : 這匹巨馬...
저 거대한 말은...
마초 : 留下吧
그냥 남아 있어라.
마초 : 始終你要明白 什麼是天意
결국 무엇을 천의(天意)라 하는지, 네 알게 될 터인데.



조조군 병사들 : 虎爺 不!
호(虎) 나으리, 안됩니다!
허저 : 滾! 這船 是主公的!
꺼져라! 이 배, 주공 것이다!
조조군 병사들 : 這船還有位置 不...不要啊!
배에 자리가 남았는데, 그..그러시지 말아주십시오!
조조군 병사들 : 主公 不要拋下咱們!
주공, 저희를 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허저 : 騎兵到,
기병 도착했다,
서량 병사들 : 流-
흐르노니-
허저 : 水深、主公勿憂
물 깊다, 주공 걱정 마라.
조조 : 不 你看!
아니, 보거라!
허저 : 可怕...
설마...



마초 : 這是我的領地
이곳은 나의 영지(領地)
마초 : 一個人的領地
한 사람의 영지란 말이다.



마초 : 這地,
이 땅이,
마초 : 這河
이 강줄기가.
서량 병사들 : 渡河了 羌人兄弟 圍!
강을 건너는 구나, 강인(羌人) 형제들이여, 포위하라!
서량 병사들 : 流-
흐르누나!
조조 : 褚,
저(褚)야.
허저 : 主公
주공,



還有笑話嗎?
아직, 농담할 거 남았나?

다음화 예고편 제목 - 가장 우스운 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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