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표인] 구매사이트 by 찌질이 v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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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봉요원 543화 - 잠에서 깨니 악몽이 사라지네.(육손 대사 추가) by 찌질이 ver2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는 초성(焦城)의 전투. 나레이션은 줄곧 언급되었던 那裡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킵니다.

나레이션 : 那裡 在那裡
거기, 바로 거기에.


성 밖에서 포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육손 부대. 여몽이 나오는 걸 기다림과 동시에 육손의 지시(우측 벽쪽에서 빠져나오는 인물들을 붙잡아라)를 따르고 있는 듯. 그런 와중에 무너진 성벽에서 척후를 보고 있던 병사가 풍향이 바뀌었음을 보고합니다.

오군 병사 : 風勢急勁 左方有一個大的 三個小的!
바람의 기세가 급박해집니다! 좌측에서 큰 것 하나랑, 작은 것 세 개가!
오군 병사 : 如大人所料 風向急變 很快到達!
예측하신대로 갑자기 풍향이 틀어졌군요, 곧 이를 겁니다!
육손 : 六韜 誘陣
육도의 유인하는 진(陣).
육손 : 從距離看 是曹軍
거리상으로 볼 때, 조조군이네요.

‘누구보다 불을 잘 이해하는 자’라는 칭호를 단 사람답게, 육손은 이미 바람이 바뀔 것을 예측했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거리만 보고도 불을 놓은 주동자가 누군지 유추해내는 육손.

육손 : 這把火 是他們放的
이 불을 놓은 건, 그들입니다.
큰점주 : 可以追嗎?
추격할 수 있겠나?
육손 : 不 豹韜之退 林中已設旌旗 難以辨別伏兵 再追將會遇見殿後的沖兵
아니오, 표도(豹韜)에 근거한 퇴각이니 숲 속에는 이미 군기의 설치가 끝마쳐 있어 복병을 분간하기가 불가능할 테며, 그렇게 추격을 이어가다간 적 후위의 무충진(武衝陣)과 만나겠지요.
육손 : 而寨內這批 似乎想拖延我軍陷入火海 爲曹所滅
그리고 영채 안 병력은, 우리가 불바다에 빠져 조조군에게 전멸당하도록 시간을 끌 작정인 것 같고.

육손이 말하는 내용은 『육도』「표도(豹韜)」 43장에 나오는 내용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적은 이미 숲속에서 의병(疑兵)을 세우는 것을 끝마치고 기병(奇兵)을 운용하고 있으니 이대로 추격을 하다간 숲속에서 오히려 기습을 받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원문 沖兵은 ‘무충진(武衝陣)’을 의미하며, 풀어쓰면 ‘무사(武士)로 이뤄진 진陣’으로 주로 포위상태에서 신속하게 싸우고자 할 때 주로 쓰입니다.(육도 33장 참고)
추격한다 해도 숲속에서 의병(疑兵)지계에 넘어가 요격당하고, 더욱이 추격하고 싶어도 영채 안에 있는 유비군이 불이 닥칠 때까지 견제하며 발을 붙잡고 늘어질 것이란 이야기. 이에 ‘큰 점주’는 여몽 때문에 일이 어그러졌다며 한 마디 합니다.

큰점주 : 呂蒙進內 看來亂了陸總綱的部署吧
여몽이 안으로 들어간 것 때문에 육 총강(總綱)의 배치가 어그러진 것 같구려.
육손 : 呂大哥主攻 遜主守 咱們只是各自試探而已
공(攻)을 맡는 건 여(呂) 형님, 수(守)를 맡는 건 손(遜). 어디까지나 각자 방법을 모색하는 거죠.

이에 육손의 대답은 쿨합니다. 둘의 합의 하에서 부대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그냥 각자 맡은 분야에서 궁리하는 거라고. 여몽은 여몽대로 움직이고, 자기는 자기대로 움직이는 건데, 여몽이 영채 안으로 진입했다고 해서 육손이 기분 나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점주(백의 자객, 이들의 호칭은 ‘점주’로 통일되는 듯) : 大老闆 陸總綱所言甚是
큰 점주님, 육 총강 말씀이 정말 옳습니다.
점주 : 現在不退 火一到後果嚴重
지금 퇴각하지 않으면 불이 이른 뒤에는 심각해질 겁니다.
큰점주 : 陸大人懂火 而且無出其右 撤退便是
육 대인은 불을 이해하고 있는 데다, 그를 뛰어 넘을 자도 없으니 철퇴하는 게 맞겠지.
큰점주 : 只是咱們小店想掙一個小錢 却非易事
헌데 우리네 조그만 가게는 돈 몇 푼 버는 것조차 여간 쉬운 일이 아니로다.



큰점주 : 此寨 到底藏了多少神人?
이 영채엔 대저 얼마나 많은 신인(神人)들이 숨어있단 말인가?
육손 : 又一個...
또 하나...
큰점주 : 看來 又損失一位老闆了
점주 한 명을 더 잃은 것 같구만.

육손의 말에 따를 것을 당부하는 ‘점주’의 말에, 백의자객의 당주 ‘큰 점주’는 동의를 표합니다. 그러면서도 큰 점주는 고작 돈 몇 푼 버는 일에 손해가 막심하다며 불평을 토합니다. 방통 암살에 실패하고, 손해도 막심하다는 걸 돌려 말하는 것일 듯.





조운 : 那裡一個
그쪽의 하나.
황충 : 難不到老夫
문젯거리도 아니지.
방통 : 冒着被揭身份之危 也要出來護主,
정체가 탄로 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나서서 주인을 지키려 하다니.
방통 : 好一幕主僕情深. 這一試 倒是有得着
참 정이 지극한 주인과 노복이라니까. 이번 시험으로 얻은 게 많네.
조운 ; 先生想多了 司馬懿狡猾多端 他的出現若非引路 先生只有死路一條
생각이 많으시군요, 선생. 사마의는 교활함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자, 나타난 목적이 길안내가 아니었다면 선생께선 죽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조운 ; 我與黃老 也只是擔心軍師之安危罷了
저와 황 노부는 그저 군사의 안위가 걱정될 따름.

그리고 시점은 성벽 위, 방통&조운에게로. 지난 화에서 조운이 창을 던진 대상은 사마의가 아니라 성벽 아래서 활로 방통을 노리던 ‘점주’(백의 자객)였던 겁니다. 방통은 요원화를 비꼽니다, 요주의 대상에 올랐으면서도 사마의를 구하러 기어코 모습을 드러냈다며, 참 보기 좋은 주인-노복관계라고.

황충 : 牆角
벽 모퉁이.

황충은 계속해서 벽 모퉁이에 숨어있는 '점주'를 요격하느라 정신이 팔린 상태. 또 하나의 '점주'가 쓰러지는 가운데 방통은 계속해 말을 있습니다.

방통 : 不愧爲刺客之首 殺人全無破綻
과연 자객의 두령, 살인에 허점이라곤 하나 없군.
방통 : 只需挨上一箭 一個失手 就能摔死龐某了
화살 한 발을 맞고 손을 한 번 놓치면, 방(龐) 모를 떨어트려 죽일 수 있겠네.

방통은 조운이 짠 상황을 칭찬합니다. 창으로 바로 찔러 죽이는 대신, 점주(백의 자객)들의 화살을 일부러 맞고 방통을 떨어트려 죽이고, 손을 놓친 것처럼 가장하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겠지요. 황충은 점주들을 저격하느라 여념이 없으니 확인하지 못할 테고.

조운 : 沒錯 而我又可繼續做個內應. 只是 我是來解決問題的
옳으신 말씀. 그리고 저는 계속해서 내응을 할 수 있을 테고요. 다만, 전 문제를 해결하러 왔을 뿐입니다.
조운 : 先生先侍劉寵 後投江東 往績斑斑 忽投主公更令人擔心
먼저 유총을 섬기고 이후 강동에 투항한 공적들로 얼룩진 선생께서 갑작스레 주공께 의탁하니 걱정을 샀는데.
조운 : 說做內應 屬下甘拜下風
내응함을 논하면야 소인은 당신께 못 미치지요.

방통 : 你我乃務實之人 何不直言?
너나 나나 실속적인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털어놓는게 어때?

이에 요원화도 방통을 돌려 까는데, 방통은 괜한 소리 말고 솔직한 말을 해보라고 떠봅니다. 그러자...



조운 : 主公成大業之後 落鳳必成事實
낙봉(落鳳)은 주공께서 대업을 성취한 이후에 사실로 만들어질 거요.
조운 : 我將會親手將你碎屍萬段
직접 손을 써 당신을 갈기갈기 조각으로 내드리지.

조운 : 只是 先生貴爲諸葛軍師之陰暗面 沒有大義束縛,
허나, 선생 같이 귀하신 분은 대의(大義)의 얽매임을 받지 않는 제갈(諸葛) 군사의 어두운 뒷면을 맡았으니,
조운 : 故我認爲你是一個可成大事的人物
당신은 큰일을 성취할 수 있는 인물이겠지.
조운 : 因此 這段期間 你的安危極其重要!
그 때문에 그 동안만큼은 당신의 안위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라고!

주공이 대업을 성취하는 그 날, 당신을 갈기갈기 조각낸다는 ‘요원화’의 말. 허나 그 날은 유비가 대업을 성취하는 이후가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자기는 충실히 [노예]답게 누구보다 방통의 안위를 살피리라 말합니다. ‘조운’이 아닌 ‘요원화’의 진심을 확인한 방통은 드디어 모든 의혹에서 풀렸다고 말합니다. 그 역시 요원화의 처분 문제로 골을 좀 썩혔는듯.

방통 : 私仇不忘公 這才是我要的答案 在利害之下 我的夢魘也可放下
내 원수가 공(公)을 잊지 않았다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원했던 답이야. 이해득실 속에서, 나도 악몽에서 벗어나는군.
방통 : 在主公奪得天下之前 你...也是我最器重的同道
주공이 천하를 탈취하기 전까지는... 너도 내가 가장 신임하는 동지[同道]다.

방통 역시, 주공 유비가 천하를 탈취하기 전까지는 살려둘 것을 천명하며 적과의 동침을 기정사실화. 그 말이 끝나자 조운은 마치 떨어트릴 것처럼 보였던 방통을 원위치 시킵니다.





방통 : 留着,
남겨두지.
방통 : 爲主公留着
주공을 위해 남겨두마.

그리고 이들 둘을 멀리서 지켜보는 장비. 그도 요원화의 정체를 알고 있기에 혹여나 무슨 일이 벌어질 까봐 조마조마했던 것 같네요. 그 증거로 뒤에서 병사들이 ‘떨었냐’고 물어보는 걸 보면. 물론 장비는 아무 일도 아닌 양 발뺌하고.

유비군 병사 : 三爺 您在抖嗎?
셋째 나으리, 떨고 계신 겁니까?
장비 : 哪有!
내 언제 그랬나!
장비 : 放心 有趙、黃兩將在 軍師豈會有事
걱정 마라, 조(趙), 황(黃) 두 장수가 있으면, 군사께 무슨 탈이 생기겠느냐
유비군 병사 : 只是...軍師無常 再這樣下去...
허나...군사가 계속 무상(無常)하다가는,...
장비 : 別囉唆! 那隻臭鳥終於下退令了
잔말 말고! 저 고약한 새가 드디어 퇴각 명령을 내렸다.
유비군 병사 : 三爺 寨內的孫軍退了
셋째 나으리, 영채 내 손권군이 퇴각합니다
장비 : 保持陣法 一隊一隊慢慢退 咱們殿後
진(陣)을 유지하며 한 부대씩 차례로 천천히 퇴각하고, 우린 후위를 맡는다.
유비군 병사 : 是
예.

臭鳥는 아무리 찾아봐도 방언으로도, 은어로도, 욕설로도 나오지 않는 걸로 보아 그냥 직역했습니다. 아마 ‘까마귀’복장을 한 방통을 가리키는 말인 듯. 장비는 이번 싸움이 도대체 뭐였는지 골이 아프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장비 : 此役 真的聚集了天下所有文武瘋子
이번은 진정 천하 모든 문무(文武)의 미치광이들이 모여든 전투라 하겠군.
장비 : 該戰不戰 該殺不殺 該死不死
싸워야 하는데 싸우지 않고, 죽여야 하는데 죽이지 않으며, 죽어야 하는데 죽지 않으니.
장비 : 就連二爺也棄刀吟詩 令人頭皮發麻....
둘째 형님마저도 도(刀)를 내버리고 시를 읊으시니 머리가 쭈뼛 서는구나...

관우 형님마저 싸우질 않고 춘추촤씨전을 암송하시니 허탈한 걸 넘어서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오싹했다는 장비. 이제 시점은 다시 육손군에게로. 여몽은 기어코 관우에게 ‘우호의 관계’로 선물받은 도(刀) 2자루를 끌고 나옵니다.



오군 병사 : 呂爺 要幫忙嗎?
여 나으리, 도와드릴까요?
여몽 : 滾開!
꺼져!
여몽 : 一把,
한 개...
여몽 : 一把也吃不下....
한 개도 먹어 치우질 못하면...

한 개도 먹어치우질 못하면서 어떻게 관우를 상대할 거냐는 말인듯? 어떻게든 낑낑 대며 도(刀)를 내려놓는 여몽. 주저앉은 여몽을 향해 육손이 다가오며 말을 건넵니다.

육손 : 左傳曰:
좌전왈:
육손 : 吃一塹 長一智
한 번 좌절을 겪으면, 그만큼 지혜가 자란다 했지요.
육손 : 我知道你在想什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압니다.



육손 : 示弱 非一般强者敢爲
약함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 강자가 할 법한 일이 아니라는 거겠지요.
육손 :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可乎?
그들의 시를 외우고,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육손의 말은 맹자 만장 下편에 나옵니다.

以友天下之善士 爲未足 又尙論古之人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可乎 是以 論其世也 是尙友也
천하의 좋은 선비를 벗으로 삼는 것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또 거슬러 올라가서 옛사람을 숭상하며 논의해야 한다. 그들의 시를 외우고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하는 것이 옳겠는가? 이러므로 그 당세를 논하는 것이니, 이는 위로 거슬러 올라가 (옛사람을) 숭상하며 벗으로 삼는 것이다.
『맹자』「만장 하」

육손 : 兄長聰明 不明 也可以暗
총명하신 형님, 명(明)이 아니라면, 또한 어두울 수 있답니다.
육손 : 取天下的手段 何曾是光明
천하를 취하는 수단이 비단 광명(光明)이었던 적이 있던지요.

이를 통해 육손의 말을 해석해보자면 이러합니다. 여몽은 '옛 사람'들의 저작인 [춘추좌씨전]을 달달 외울 정도로 끼고 다니면서 정작 그 '옛 사람'들의 작태에 대해서는 왜 모르냐는 겁니다. 옛 사람들도 천하를 취할 때는 밝음만이 아니라 어두운 면모도 보이고 비열한 수단도 자주 썼죠. 그러한즉, 관우처럼 '정정당당하고 힘만 있어(=밝음)' 보았자 천하를 취하기란 불가능하니 그까짓 힘싸움에서 졌다고 기죽을 일이 아니고 기운 차리라는 겁니다.

(10.28 오후 6:24분 추가) 육손의 대사 빠진 부분 兄長聰明 不明 也可以暗을 추가했습니다. 이 문장은 일차적으로는 여몽 네가 굳이 정정당당함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음험한 방식을 쓸 수도 있음을 의미하죠. 그 제갈량도 '음험한' 방식을 쓰는 것처럼, 여몽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는 여몽의 자字와 관련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여몽의 자는 아시다시피 자명(子明)입니다. 그럼 不明은 '자명이 아니다'라고 해석합니다. 다시 말해, [밝음]이라는 자명(子明)대신 그의 [어두움]을 떠맡아 줄 장기말은 충분히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갈량[亮]이 밝음을 고수하고 그 어두움은 방통이 떠맡듯, 여몽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 물론 그 [어두움]을 떠맡는 대상은 일반적으로 육손이 되겠지요.



여몽 : 若不早圖 後君噬齊
만약 일찌감치 도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당신[임금]께서는 크게 후회하실 것이라 했지.

여몽의 말은 출전이 춘추좌씨전입니다.

若不早圖 後君噬齊
만약 일찌감치 도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임금께서는 크게 후회하실 것입니다.
『춘추좌씨전』「노 장공莊公 6년」

적절한 시일 내에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배꼽을 자기 입으로 물어 뜯는 게 불가능하듯[噬齊] 기회가 영영 무산될 거란 이야기이죠. 그 말인즉슨, 이제 여몽을 죽일 기회는 영영 물 건너갔다는 소리가 되겠네요.

여몽 : 他們犯了一個大錯
저들은 큰 실수를 범했다.
나레이션 : 有些事 不必急
어떤 일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음이니.
나레이션 : 慢慢來
천천히 하라.




나레이션 : 蹉跎 也有更深的涵意
놓쳐버린 것에도[ちょっと], 더 깊은 뜻이 함의되어 있으며
나레이션 : 共識 也可以堅定不移
공식(共識) 또한 흔들림 없이 튼튼할 수 있음이니.

이제 시점은 까마귀 떼에 뜯어먹히는 삼선의 시체를 보여주며, 그 옆의 물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일군의 배들을 비춥니다. 배에 올라타 있는 것은 형주 민병들이고, 이들을 이끄는 지휘관은 진도.

진도 : 荊州人啊 請取回自己的東西!
형주 사람들이어, 여러분 것을 되찾으십시오!
진도 : 此役 全基於荊州與江東數十年的恩怨!
이번 전투는 오롯이 형주와 강동의 수십년 묵은 은원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진도 : 我重申 一切與我主無關!
거듭 말하지만, 이 모든 건 내 주인과는 무관함이요!



진도 : 但是 皇叔仍樂於接納苦難百姓的擁戴
허나 그럼에도 황숙께선 고통 받는 백성들의 추대를 기꺼이 받아들이실 터!
진도 : 抗兵相加 哀者勝矣!
군사를 동원한 것이 서로 엇비슷할 때는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 이긴다 했다!

출전은 노자 도덕경 69장입니다.

진도 : 奉主公及荊州百姓之願,
주공과 형주 백성의 염원을 받들고,
진도 : 圓劉琦大人最後遺願!
생전에 다하지 못했던 유기 대인의 마지막 뜻을 이뤄내리라!

형주 민병들을 선동하는 말과 함께 진도는 창을 들어올려 힘껏 던집니다. 영채의 벽에 꽂혀 들어가는 창. 그에 놀라 삼선의 시체에서 푸덕거리며 날아오르는 까마귀떼들. 환호하는 형주민병들을 사이로, 유비가 형주를 접수했다는 나레이션이 흘러나오네요.

나레이션 : 建安五十年(210년) 孫曹撤退 水積魚聚 民兵作亂. 劉備接手荊州 民心歸附 天下傳頌
건안50년(210년) 손,조가 철퇴하고 물이 깊어지면 물고기가 모여들 듯 민병들이 난을 일으켰다. 유비가 형주를 접수하자 민심이 귀부하고 천하가 칭송하였다.



나레이션 : 木茂鳥集,
수목이 우거져야만 비로소 새가 모여드노니.
나레이션 : 鳥兒飛起鴻毛飄
새가 기러기 깃털[鴻毛]을 흩뿌리며 날아오르네.
나레이션 : 鴻毛 那裡
기러기 깃털은 그곳에 있구나.
나레이션 : 他 一直都在
언제나 있었던 거야.



나레이션 : 我的火 一直沒有滅
나의 불(火)은 줄곧 꺼지지 않았구나.
나레이션 : 感覺到幸福的餘溫
행복의 남은 온기를 느꼈다.
나레이션 : 不獨 不獨
혼자가 아니다, 혼자가 아니야.



사마의 : 我失去了一切 只剩下你們了
모든 걸 잃어버리고 남은 건 자네들뿐이군.
관구흥 : 命是大人救的 大人說什么 就是什么!
이 목숨은 대인께서 구한 것이니, 대인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따르지요!
사마의 : 多番不死 足見天在襄助 或許天在暗示時機已到
여러 차례 죽지 않는 걸 보면, 하늘이 확실히 보우하고 계시는군. 어쩌면, 하늘은 시기가 이르렀음을 넌시시 알리고 있는 걸지도.
사마의 : 看完天 看完人 夢魘已散
하늘도 보았고, 사람도 보았으니. 이제 악몽은 사라졌다.
사마의 : 從這裡開始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사마의 : 我...接受你的挑戰!
당신의 도전....받아들여주마!


543화, 나레이션과 사마의의 독백에서 나오는 水積魚聚 木茂鳥集는 출전이 『회남자』「설산」입니다.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欲致魚者先通水 欲致鳥者先樹木
水積而魚聚 木茂而鳥集
물고기를 모으려는 자는 먼저 물줄기를 뚫고, 새를 모으려는 이는 먼저 나무를 심는다. 물이 모여야만 비로소 물고기가 모이게 되고, 수목이 우거져야만 비로소 새가 날아들 게 된다. 사냥을 좋아하는 이는 먼저 가는 끈을 맨 화살을 구비하고, 고기 잡기를 좋아하는 이는 먼저 크고 작은 눈의 그물을 구비한다. 도구 없이 이득을 얻는 일은 여지껏 없었다.
『회남자』「설산」

이 내용의 골자는 무엇이든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앞을 내다보는 조치와 효과적인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우선 수로를 뚫는 도구(근본조치)를 구비해야 하며, 새를 잡고 싶으면 맨 먼저 나무를 심어두는 도구(근본조치)를 구비해둬야 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사마의가 말하는 [기러기 깃털]은 요원화를 지칭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통을 죽이고, 더 나아가 천하를 탈취한다는 '목적'(=새를 잡다)을 달성하고자 사마의는 요원화라는 '도구'(=나무를 심다)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그렇기에 사마의는 사마가의 모든 사업이 조曹가에게 넘어가고, 잔병의 마지막 정예요원이었던 삼선도 죽는 등 전부 잃어버렸지만, 아직까지 혼자가 아니라며 안심하는 것이고요.
언제까지 [기러기 깃털]을 자처하며 유비 진영에 남아있는 요원화. 그러나 언젠가...그 수목이 울창해지고 수많은 새들이 날아드는 그 순간, '방통'이라는 새가 날아드는 그 순간 사냥꾼은 그 새를 잡아들이리라는 비장한 예고가 되겠군요.

화봉요원 26권 10월 7일 리디북스 출간 by 찌질이 ver2


(리디북스 자체 프로그램으로는 서재 캡쳐 자체가 안되네요..부득이하게 리디북스 홈페이지에서 인증합니다.)

화봉요원 26권이 10월 7일날 출간했네요. 출간한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출간이 2개월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도중에 멈추지 않고 꾸준히 발간해주시는 길찾기 출판사 관계자님들께 깊은 감사인사 드립니다. 덕분에 화봉요원이라는 멋진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어 공부하면서 혼자 26권을 볼 때는 등장인물들이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대충 흘려넘긴 부분들이 많았는데, 수준 높은 번역 덕택에 화봉요원을 한층 더 깊게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금 감사 인사드립니다.

26권 앞, 뒤 글귀는 앞서 여러 번 적었으니 27권 글귀만 적고 물러납니다.



1) 27권 책갈피에 써져있는 전권 26권 요약문구

力拔山兮霸王势
大风起兮高祖相
산을 뽑으며 그 힘을 드러내는 패왕(霸王)의 세(势)요,
큰 바람 일며 떠오르는 고조(高祖)의 상(相)이라.


2) 27권 뒷표지에 적혀져 있는, 27권 전체를 요약하는 문구

亂世成神聖
命運現玄機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신성함[神聖]이 갖추어지고
그 운명에 현묘한 이치가 드리우네.


神聖은 1) 신성하다, 엄숙하고 장엄하며 감히 얕볼 수 없다 라는 뜻과, 2) '제왕'의 존칭이기도 합니다.
즉 成神聖 는 난세 속에서 신성함을 완성시킨다는 뜻도 되지만, 난세 속에서 제왕 자리에 오른다는 뜻도 되네요.
27권에서 주로 집중되는 인물이 누군가 생각하면서 보시면, 亂世成神聖 //命運現玄機 구문이 가리키는 대상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겁니다.

542화 추가해석 by 찌질이 ver2

1. 542화의 제목에서 '自焚'

처음 리뷰할 때는 몰랐는데, 542화의 제목 중 ‘自焚’라는 단어 역시 춘추좌씨전에 나옵니다. 노은공(魯隱公) 4년의 기록입니다.

公問於衆仲曰 衛州吁其成乎. 對曰 臣聞以德和民 不聞以亂
은공(隱公)이 중중(衆仲)에게 “위衛나라 주우(州吁)가 성공하겠는가?”라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신은 德으로써 백성을 화합시킨다는 말은 들었으나 난으로써 백성을 화합시킨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以亂 猶治絲而棼之也
난으로써 백성을 화합시키는 것은 실을 정리하려다가 엉키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夫州吁 阻兵而安忍 阻兵 無衆 安忍 無親
주우는 병력을 믿고 잔인한 짓을 편안히 하니, 병력을 믿으면 대중을 잃고 잔인한 짓을 편안히 하면 친근한 사람을 잃게 됩니다.
衆叛親離 難以濟矣
대중이 배반하고 친근한 사람이 떨어져 나간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夫兵 猶火也 不戢 將自焚也
병력은 불과 같아서 억제하지 않으면 장차 자신을 태우게 될 것입니다.
夫州吁弑其君而虐用其民 於是乎不務令德 而欲以亂成 必不免矣
주우는 그 임금을 시해하고 그 백성을 포악하게 부리면서 선덕을 힘쓰지 않고 도리어 난으로써 성공하고자 하니, 반드시 화난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노은공(魯隱公) 4년
위나라의 군주 위환공(衛桓公)에겐 주우(州吁)라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위환공이 주우를 장군직에서 해임합니다. 나라를 떠돌게 된 주우는 나쁜 마음을 먹고 위나라의 망명자들과 손을 잡고 때를 봐 위환공을 죽인 뒤 자기가 군주 자리에 오릅니다. 군주 자리에 오른 주우는 자기가 왕을 시해할 때 도움을 줬던 공숙 단을 위해 정나라를 칩니다. (공숙 단도 정나라 군주의 동생입니다.)
위의 대화는 첫 번째 공격에 실패한 주우가 다시금 여러 나라와 동맹을 맺고 정나라를 칠 때에 일어났습니다. 송, 진, 채등의 나라와 연합한 것으로도 모자라 주우는 노나라에게 사신을 보내 병력 좀 빌려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주우의 제안을 거절한 노은공은 언짢아하면서 신하에게 과연 주우의 계획이 성공할 것이냐 물어보는 겁니다.
『춘추좌씨전』「노은공 4년」

夫兵 猶火也 不戢 將自焚也
병력은 불과 같아서 억제하지 않으면 장차 자신을 태우게 될 것입니다.


말로는 공숙 단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군을 일으켰다지만, 실은 위나라 내부에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왕을 시해했다는 소문을 잠재우고 백성들을 겁박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출병에 나선 것이죠. 위의 말은 나라 내부에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무리하게 군을 일으키는 것은 자멸의 길로 이어진다고 말하
여기서 나온 중국어 속담으로 玩火自焚(제 불에 제가 타 죽다)가 있습니다.

2. 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

중요한 내용이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중국쪽 인터넷에 퍼진 번역 不能亲近好人, 又不能疏远坏人을 통해 번역했지만 이는 잘못된 번역입니다. 건국대학교 임동석 교수님께서 하신 번역으로 수정하겠습니다.

남에게 잘하면서 친하게 하지는 못하고, 남을 미워하면서 능히 멀리하지도 못하는 자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해석하면 처세함에 있어 남에게 호구처럼 잘해주기만 하고 정작 실리는 챙기지 못하며, 자신의 손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연을 질질 끌고 가며 칼같이 쳐내지도 못하는 자는 곧 위험에 처하게 되리란 이야기입니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실리를 중요시하라는 이야기겠지요. 542화에서 ‘실속’을 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노숙과 사마의가 지목되었으니 이 둘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그 말대로 노숙은 주유의 죽음을 알려 유비측의 환심을 사려하고, 사마의도 방통에게 잘해줄 뿐만 아니라(남군의 길을 제공)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군요.

3. 忘戰者危 極武者傷

忘戰者危 極武者傷
전쟁을 잊는 자는 위태로울 것이며, 무력을 남용하는 자는 해로워질 것이다.

이우李尤의 『노명弩铭』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마법』과 환범(桓范)의 『병요(兵要)』에서도 비슷한 논조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故 國雖大 好戰必亡 天下雖安 忘戰必危
그러므로 나라가 아무리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비록 편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운 것이다.
『사마법』

天下雖興 好戰必亡 天下雖安 忘戰必危 不好不忘 天下之王也
나라가 아무리 흥성하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는 법이고, 천하가 비록 편안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망하기 마련이다. 전쟁을 좋아하지도 않되, 잊지도 않는 자를 일컬어 천하의 왕이라 한다.
조위曹魏시기 환범(桓范)이 지은 『병요(兵要)』「세요론世要論」

4. 插手

저는 이를 ‘끼어들다’라고 번역했습니다만 사실 이는 올바르게 번역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면 이 말을 하는 방통의 행동 때문입니다.
사마의는 천명합니다, 자신은 앞으로 유비측의 행보에 일절 끼어들지 않겠다고.(비단 지금뿐만 아니라 이후의 남군, 서천쪽도 해당하는 듯) 남군으로 이어지는 길을 순순히 내어줌으로서 이 약속을 담보하지요. 일 처리에 있어 경험한 것보다 귀한 것은 없다(事莫貴乎有驗)라는 말대로 요원화가 방통의 어깨에 손을 얹음으로서 사마의의 일[事]을 증거가 있는 실제[實]. 즉 사실[事實]로 만들어 줍니다.



只要公子不插手,
오역 : 공자가 끼어들지만 않으면,
수정된 번역 : 공자가 손을 떼기만 하면,
梧桐枝上無紛爭
오동나무 위에 어지럽게 다투는 일도 없을 테니.

사마의의 약조에 방통은 插手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깨에 댄 손]을 들어올려요. 插手의 사전적인 의미는 '손을 대다'입니다. 어떤 일에 개입하거나 간섭함을 뜻하지요.
그런데 방통은 插手를 말하면서 [요원화의 손]을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말과 그림이 호응하는 것입니다. 즉, 사마의가 유비측에 관여하고 간섭하는 손[插手]이라 함은 다름 아닌 [요원화]라는 것이지요. 사마의는 [요원화]라는 손[手]을 통해서 유비측에 수작을 부린다[插手]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방통이 不插手, 손을 대지 말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겉으로는 사마의의 개입 차단을 의미함과 동시에, 요원화와 밀월관계를 그만두라고 종용하는 것도 되지요. 요원화가 댄 손을 밀어내는 방통의 모습을 통해, 방통은 요원화의 관여[插手]도 마뜩찮게 생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고요.
즉, 이런 오묘한 의미를 알게하기 위해서는 不插手를 직역으로 '손을 떼다'라고 번역해야 합니다. 뉘앙스를 고려하지 않은 오역이었습니다.

542화 안자춘추 오역관련 by 찌질이 ver2

먼젓번에 리뷰를 적으면서, 제가 나름 짱구를 굴려서 안자춘추 구절을 해석해서 올려놨었습니다. 근데 적고 나서도 찜찜하더라고요. 중국어 실력 뭣도 없는 놈이 번역한 게 과연 제대로 된 건지 하고요. 그래서 해당구문을 현대중국어로 풀어쓴 버전을 봤는데 역시나, 제가 한 게 오역이 엄청나더라고요.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晏子曰:縵密不能 蔍苴學者詘 身無以用人 而又不為人用者卑。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交游朋友從 無以說于人 又不能說人者窮。事君要利 大者不得 小者不為者餧。脩道立義 大不能專 小不能附者滅。此足以觀存亡矣。
안자가 말하였다. 1) 언행이 치밀하나 재능이 없고, 서투르게 배운 이는 궁색하게 됩니다. 자신도 사람을 쓰지 못하면서 남에게 쓰임 받지도 못하는 자는 비천하게 됩니다. 2) 선인을 가까이하지 못하고 악인을 멀리 두지 못하는 자는 위태롭게 됩니다. 3) 벗과 교유함에 따르기만 하고 남을 기쁘게 하지 않고, 또한 남을 기뻐하지도 않는 자는 궁벽하게 됩니다. 4) 임금을 섬김에 이익을 구하고 큰일은 제대로 못하며 작은 일은 하지 못하는 사람은 굶주리게 됩니다. 도를 닦고 의를 세우면서 크게는 오롯이 하지 않고 작게는 붙따르지 않는 자는 파멸하게 됩니다.

1) 오역 : 언행이 치밀하나 재능이 없고, 서투르게 배운 이는 궁색하게 됩니다.
> 언행이 치밀하나~ : 오역. 세심한 것은 ‘언행’이 아니라 ‘일처리’입니다. 縵密不能는 제 분수도 모르고 욕심 넘치게 여러 업무를 관장하려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 서투르게 배운 이~ : 오역. 서투르면서(거칠면서) 배움이 없는 것으로 봐야합니다. 
蔍苴學者詘 - 서투르게(조야하게) 배운 자는 ~
蔍苴不學者詘 - 거칠면서(조야하면서) 배움이 없는 자는 ~
그런데 이 부분만큼은 저도 변명거리가 있습니다. 제가 찾았던 원문 자체가 틀린 원문이었어요. 제가 봤던 사이트에서는 不자가 빠진 蔍苴學者詘로 나왔단 말입니다. 아래 증거도 첨부합니다!


제가 중국 경전 원문을 찾을 때 주로 애용하는 사이트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https://ctext.org/zh)’입니다. 보시다시피 不자가 없다구요! ㅠㅠ ‘서투르게~됩니다’구문의 오역은 전부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때문입니다! 

2) 선인을 가까이하지 못하고 악인을 멀리 두지 못하는 자는 위태롭게 됩니다.
이 부분은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 不能亲近好人,又不能疏远恶人,是危险的。을 참고했습니다.

3) 오역 : 벗과 교유함에 따르기만 하고 남을 기쁘게 하지 않고, 또한 남을 기뻐하지도 않는 자는 궁벽하게 됩니다.
> ~남을 기쁘게 하지 않고 : 오역. 친구들을 웃기게 만든다는 잘못된 뉘앙스를 줄 우려가 존재합니다. 친구들을 기쁘게 할 정도의 ‘학식과 품행’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無以說于人는 품행이 방정하지 못해 친구들을 언짢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남을 기뻐하지도 않는 자 : 오역. 남을 기뻐한다는 완전한 오역입니다. 애초에 한국말로도 앞뒤가 맞지 않네요. 不能說人는 친구가 가진 뛰어난 점을 칭찬하거나 기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자신은 품행이 못나 친구들의 인상을 찡그리게 만드는 주제에, 자기보다 뛰어난 친구들이 가진 장점을 품평하고 조롱하는 사람은, 주변 친구들이 모두 떠나 궁벽하게 된다는 구문입니다.

4) 오역 : 임금을 섬김에 이익을 구하고 큰일은 제대로 못하며 작은 일은 하지 못하는 사람은 굶주리게 됩니다.
> ~이익을 구하고 : 오역. and의 의미가 아닙니다. ‘이익만 구해서’ 큰일은 처리하지 못하고, 작은 일은 처리하려고 조차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 ~작은 일은 하지 못하는 : 오역. 작은 일을 처리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봐야합니다.
> 재물과 녹봉을 구함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조그만 일은 처리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정작 큰일을 처리할 능력은 없는 사람은 재물을 얻기는커녕 굶어 죽을 거란 이야기.

오역을 종합해 수정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정된 번역 : 안자가 말하였다. 1) 세심하게 일처리를 하나 능력이 없고, 거칠면서 배움이 없는 이는 궁색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람을 쓰지 못하면서 남에게 쓰임 받지도 못하는 이는 비천하게 됩니다. 2) 선인을 가까이하지 못하고 악인을 멀리 두지 못하는 이는 위태롭게 됩니다. 3) 벗과 교유함에 있어 남을 기쁘게 할 학덕(學德)도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남의 뛰어난 점을 기뻐해주지도 않는 이는 궁벽해지고 말겁니다. 4) 군주를 섬김에 재물과 녹봉만 구하여 큰일은 처리할 수 없으며, 작은 일은 처리하려조차 하지 않는 이는 굶주리게 됩니다. 도를 닦고 의를 세우면서 크게는 오롯이 하지 않고 작게는 남을 따르지 않는 자는 스스로 없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로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일 끝나고 안심대출 서비스로 시도서관에서 국내 유일의 안자춘추 역본을 빌려왔습니다.
네, 1978년부터 100여권의 중국 고전을 번역하셨으며, 동서문화사에서 발간한 130권의 [중국사상사]를 역자를 맡으신, 한학(漢學)에 일가견 있으신 건국대학교 임동석 교수님의 역본 말입니다. 그래서 한 번 훑어봤는데...제 번역이 엄청 잘못되었더라고요. 이하 임동석 교수님의 번역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만밀縵密하나 능력이 없으며 거칠기만 하면서 배움이 없는 자는 비굴하게 됩니다. 또 자신이 남을 쓰지 못하면서 남을 위해 쓸모도 없는 자는 비천하게 됩니다. 남에게 잘 하면서 친하게 하지는 못하고, 남을 미워하면서 능히 멀리하지도 못하는 자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친구를 사귐에 남으로부터 기쁨을 받지 못하고, 남을 즐겁게 해 주지도 못하는 자는 궁벽해지고 맙니다. 또 임금을 섬기되 이익에 눈이 어두우면 큰 것을 얻지도 못하고 작게는 굶주리게 되지요. 도를 닦고 의를 세우되 크게는 전념하지 못하고 작게는 어디에 집착하지 못하는 자는 파멸하고 맙니다. 이상의 몇 가지는 존망을 관찰하기 충분한 기준들입니다.
임동석, 『안자춘추』(동서문화사, 2009.12). p.291

임동석 교수님께서는 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에서 善人을 “남에게 잘하다”로, 惡人을 “남을 미워하다”로 해석하셨습니다. 전 바이두 백과사전이나 여러 중국 사이트에서 不能亲近好人,又不能疏远恶人라고 하길래 善人을 “선인”으로, 惡人을 “악인”으로 번역했는데 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는 임동석 교수님의 번역본을 따르는 것으로 고치겠습니다.

화봉요원 542화 - 제 불에 자신을 태우는 길. (출전 추가, 오역 수정) by 찌질이 ver2

역시 한 화의 첫머리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의 한 구절을 읊는데...



나레이션 : 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
오역 : 선인과는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악인과는 거리를 두지 못하는 자는
수정된 번역 : 남에게 잘하면서 친하게 하지는 못하고, 남을 미워하면서 능히 멀리하지도 못하는 자는,

나레이션 : 危...
장차 위태로워질 것이니...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善人不能戚,惡人不能疏者,危
남에게 잘하면서 친하게 하지는 못하고, 남을 미워하면서 능히 멀리하지도 못하는 자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안자춘추晏子春秋』「내문편內篇問 - 경공이 천하 존망의 까닭을 묻자 안자가 여섯가지를 들어 설명함」
(임동석 교수님의 번역본을 참조했습니다)

각설하고, 542화는 먼저 하구(夏口)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유비가 점거했던 하구(夏口)쪽 영채로 진입하는 손권군 병력.

손권군 병사 : 中門大開 沒有守軍!
중문(中門)이 활짝 열렸습니다, 지키는 병력은 없고!
손권군 병사 : 城內的百姓也走了!
성 안의 백성들도 떠났습니다!
손권군 병사 : 看岸邊....
연안 쪽을 보십시오...
손권군 병사 : 港口無損 戰船也留下了!
항구가 멀쩡합니다, 전함도 남아있고요!
손권군 병사 : 主公進駐的主城也是 劉備的人全退了!
주공께서 진주한 본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비쪽 사람들이 전부 물러갔습니다!

지난 화, 육손과 여몽은 방통이 이끄는 병력을 보고 하구(夏口)쪽 상황을 예측했었지요. 그 말대로 유비군은 하구 영채를 모두 비워두고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하구(夏口)항구에 정박해두었던 전함들도 손끝하나 대지 않았어요. 단순히 주변 영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구 본성마저도 텅 비어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영채에 막 들어와 상황을 살펴보던 노숙에게 나룻배를 타고 누군가 읍을 하며 나타납니다.

손건 : 孫劉聯盟乃立足天下的最大根基,
손유 연맹은 천하에 발돋움할 가장 큰 기반이니
손건 : 奉主公之命 夏口全部城池, 戰船百艘交予江東
주공의 명을 받들어 모든 성들과 전함 백 척을 강동에 맡기겠습니다.
손건 : 從此 江夏盡歸孫將軍
이후로 강하는 전부 손 장군께 귀부할 것입니다.

그 정체는 다름아닌 '손건'과 '양의'. 유비측은 형주 공략을 위해 하구 병력을 이동시킴과 동시에, 손권vs조조의 주전장을 형주에서 강하로 옮겨오는 전략을 실시했었죠. 손유 연맹을 위해 전함과 강하를 넘기겠다는 말도, 한꺼풀 까놓고 보면 자기네는 강하를 감당하기 힘드니 너희한테 맡길게, 대신 조조군이랑 신나게 치고박으라는 소리밖에 안됩니다. 그 말대로 5리 바깥에 바로 나타나는 조조군.

손권군 병사 : 報! 曹操部隊在五里外 爲數不少!
보고! 5리 바깥에 조조의 부대가! 그 수가 적지 않습니다!
노숙 : 諸葛孔明 算得眞準啊
역시 제갈공명, 계산이 뛰어나시구려.
손권군 병사 : 敵未穩 調動所有部隊 全面抗賊!
적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으니, 모든 부대를 움직여 역적과 끝까지 대항하라!

5리 바깥에서 손권군과 조조군이 충돌하는 가운데, 영채 안쪽에서 손건&양의와 노숙간의 회담이 벌어집니다.

노숙 : 不愧是夏口
역시 하구(夏口)로군요.
노숙 : 進可攻退可守 位置得天獨厚
나아가 싸울 수도, 물러나 지킬 수도 있으니 천혜를 입은 위치.
노숙 : 我軍已佔盡優勢 不出多久 曹軍必退
아군이 우세를 점하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조조군은 퇴각할 테지요.
노숙 : 難怪先主及曹操皆視爲兵家之地
선주(先主)와 조조가 군사적인 요충지[兵家之地]로 보는 것도 당연합니다.
노숙 : 既然皇叔釋出善意...
황숙께서 호의를 내비치시니...
노숙 : 那我便收下了
그럼 받아들이겠습니다.

역시나 유비쪽의 수작을 눈치챈 노숙. 그럼에도 강하의 군사적인 중요성을 감안해 노숙은 이 땅을 받겠다고 선언합니다. 노숙은 손권에게 공명의 전언이 없었냐고 묻습니다.

노숙 : 那么 孔明還說了什么?
그러면, 공명께선 또 뭐라고 하시던지요?
손건 : 今孫家呑倂夏口 已成最强防線 終嘗心願
이제 손가(孫家)가 하구를 병탄하여 최강의 방어선을 이룩했으니 마침내 염원하던 바를 즐기고 계시지요.
손건 : 然而荊州適逢戰亂天災 百業俱廢 百姓苦不堪言
허나 형주는 전란과 재난을 맞이함이니, 온갖 일들이 전폐되어 백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손건 : 我主侍奉荊州多年 深得百姓愛戴 此役輕出...
제 주군께선 여러 해 동안 형주를 모시고 봉양하며 백성들의 폭넓은 사랑과 존경을 받으셨음이니. 경솔하게 출전했다지만...
손건 : 實乃受百姓所求 也爲孫家減輕負擔
사실 이번 전투는 백성들의 부탁을 받아들인 것이자, 손가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 하겠지요.

유비군이 갑자기 형주 정벌에 나선 것은, 다른 게 아니라 형주 주민의 소원을 들어줌과 동시에 손권의 부담을 덜기 위함이라는 외교상의 체면치레가 손건의 입에서 나옵니다. 허나 상대인 노숙은 만만치 않은지 반박합니다.




노숙 : 夠了
됐습니다.
노숙 : 皇叔美名天下傳頌 看來已流聞千里了
천하에 칭송받고 계신 황숙의 미명은 천리 너머까지 널리 퍼진 것만 같군요.

流聞千里는 『문자文子』「미명微明」에 나온 말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附耳之語,流聞千裏
귓가에 대고 하는 말도 천리 너머까지 퍼지는 법.

남에 관한 험담이나 단점은 아무리 조심히 말한다 해도 어느새 모두가 알게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는 노숙이 流聞千裏라는 말을 쓰면서 약간 비꼬는 뉘앙스로 쓴 것 같습니다. 그 조그만 황숙의 명성이 어느새 이렇게 널리까지 퍼졌냐?라는

노숙 : 只是放空夏口 誘曹操大軍東移 困我軍主力於此 何有幫忙之意?
허나 텅 비워둔 하구(夏口)로 인해 조조의 대군이 동쪽으로 움직이게 되었고, 우리 군이 이곳에 갇혔거늘 무슨 도움의 뜻이란 말입니까?
노숙 : 可謂....荊州無人 有備無患
그래도 형주에 사람이 없으니...유비(有備)해 무환(無患)했다 해야겠군요.
손건 : 抱歉 我主上次被挾 江東恐已失信
죄송합니다. 저희 주군께선 지난번에 인질로 붙잡히셨던 바, 강동이 약속을 어겼음이 걱정되어
손건 : 故只有出此下策
하여 이런 하책(下策)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숙 : 下策是: 孔明的隆中策 與肅之榻上策如出一轍 不找我 還有誰?
공명의 융중대와 숙(肅)의 탑상책이 판에 박은 듯 똑같으니, 그 하책이란 절 찾는 것이겠지요. 그게 아니면 누구를 찾겠습니까?
손건 : 魯大人正是!
바로 보셨습니다, 숙 대인!
양의 : 魯大人乃務實之人 有言直說吧
숙 대인은 실속에 힘쓰시는 분이시니, 솔직하게 말씀드리지요.
양의 :善人可戚 諸葛軍師對魯大人推崇備至 只是有人隱匿多時 久久不出表態...
선인과는 가까이 지내라 하였습니다. 제갈 군사는 숙 대인을 여러모로 존경하고 계십니다. 허나 누군가가 오랫동안 감추고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노숙 : 你們打聽到什么?
무엇을 알아내셨습니까?
손건 : 實不相瞞 說起來怕大人不喜歡
솔직히 말하지요, 말을 꺼내자니 대인께서 불쾌하실까 염려됩니다.

[강하를 비우는] 전략엔 주전장을 옮기는 것 외에도, 노숙과 접촉하려는 계획 또한 포함되어 있었던 겁니다. 노숙 또한 그 사실을 알고있었고, 이에 양의는 빠르게 진전하자며 좀 더 솔직하게 나옵니다. 손권측이 숨겨둔 '어떤 일'의 진실 유무를 화제로 올리는데...



노숙 : 來此之前 你們應該打聽過不少消息吧?
이곳에 오기 전에, 분명 적지 않을 소식들을 탐문하셨겠지요?
노숙 : 說得也是 此話確是傷人...
말씀하신 게 맞긴 합니다. 확실히 기분이 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지요...
노숙 : 笑言都督死 笑久了 是眞是假都慣了
도독의 죽음에 관한 농담은요. 오래 놀림 받다 보니 이제는 진실 여하에 관계없이 익숙해졌을 정도입니다.
노숙 : 只是....周瑜的確是死了
헌데...주유는 확실히 죽었답니다.

노숙 : 遺計是 軍中無人傷感 且戰意旺盛
군(軍) 내의 누구도 슬픔에 빠지지 않고, 더욱이 사기도 왕성해진 건 그가 남긴 계책 덕이고.
노숙 : 不信 軍中任行隨過問
믿지 못하시겠다면, 군 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니시면서 탐문해보시길

나레이션 : 這就是他最駭人的地方
이것이 그의 가장 놀랄만한 부분이라.
나레이션 : 江東 已走出了對他的依賴了
강동은 이미 그에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났다.

외부에는 공표되지 않은 주유의 죽음을 솔직하게 까발리는 노숙. 놀란 손건과 양의를 뒤로하고 나레이션과 함께 강하 파트 끝. 시점은 다시 방통과 사마의의 대치로.



방통 : 那年 我在魯陽下了一計殺曹操
그 해, 난 노양에서 조조를 죽일 하나의 계책을 세웠다.
방통 : 然而 有人背我反了一計 然後...
헌데 누군가가 나를 배신하고 그 계책을 뒤집었고, 그 뒤...
방통 : 我扶持的劉寵死了
내가 지지하던 유총이 죽어버렸지.
방통 : 如你所言 天意總是弄人
네 말대로, 천의는 사람을 가지고 농락할 뿐.
방통 : 各自的仇人 皆聚於此
서로의 원수가 모두 이 자리에 모였네.
방통 : 看完了天 也看了人
하늘을 다 살폈으니, 사람도 살펴보셔야지.
방통 : 動手吧 一併解決
손을 써. 한꺼번에 해결해.

방통이 먼저 사마가를 멸문으로 몰아넣긴 했지만, 사실 방통도 엄연한 피해자지요. 제일 먼저 선택한 주군인 유총이 잔병에게 죽임당했으니 말입니다. 이를 언급하며 방통은 자기 뒤에 있는 요원화에게 운을 띄웁니다. 원수인 자기를 죽여서 어디 모든 은원을 풀어보라고.



요원화 : 我要殺你 何必大費周章!
죽일 거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수고를 들일 필요가 있겠습니까!
요원화 : 我來 只爲確保先生之安危
여기에 온 것은 선생의 안위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요원화 : 別自以爲是 在此的 都是主公最重要的人!
독선적으로 움직이지 마시길. 여기 있는 이들은 모두 주공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요원화 : 大火已到 龐軍師可有走出困局之法?
큰 불이 닥쳤는데, 방(龐) 군사께선 곤경에서 빠져나올 방도가 있으신지?

방통 : 你也知道 前面那人會帶路
앞의 저 자가 길을 인도해주리란 건 자네도 알고 있을 터.
방통 : 因爲他同樣知道 我們死了 他什么也幹不到
우리가 죽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함을 그 역시 알고 있기에,
방통 : 下策是: 你來之 我安心
하책(下策)으로 자네가 와서 나를 안심하게 만드는 것이잖나.

방통은 말합니다. 결국 공을 세워 돌아가는 사마의의 입장상, 이곳에서 방통 일행을 불에 태워 죽일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하지만 길안내를 하겠다고 해도 방통이 싸우려 들면 어쩔 수 없으니, 사마의는 방통의 경계심을 낮출 필요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마의는 최후의 수단(下策)이자 가장 얄팍한 수단(下策)으로 요원화에게 사마가를 더는 신경쓰지 않으며, 지난날 은원을 잊었다는 입장을 표명하도록 하는 겁니다. (사마의가 지시한 것인지 아닌지는 불명)

방통 : 事莫貴乎有驗 孔明終可放下夢魘
일처리에 있어 경험한 것보다 귀한 것은 없지, 드디어 공명이 악몽에서 벗어나겠군.

후한 시기 서간(徐幹)이 지은 『중론中論』「귀험貴驗」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事莫貴乎有驗,言莫棄乎無徵
일 처리에 있어 경험한 것보다 귀한 것은 없으며, 말을 함에 증거가 없는 것보다 더 폐기할 것이 없다.
『중론中論』「귀험貴驗」

방통 : 忘戰者危 公子的務實仍在 走出來不容易
전쟁을 잊는 자는 위태롭다 했거늘, 공자는 여전히 실속을 따지시니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겠어.
사마의 : 極武者傷 或許 仍存相處之道
무력을 남용하는 자는 해로워진다 했죠. 더불어 살 방법이 아직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

방통과 사마의의 말은 동한 시기 리우李尤가 지은 『노명弩銘』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忘戰者危,極武者傷
전쟁을 잊는 자는 위태로울 것이며, 무력을 남용하는 자는 해로워질 것이다.

뜻은 천하가 태평하다고 해도 전쟁을 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위태로울 것이며, 그렇다고 전쟁 대비를 너무 해서 무력을 남용하다가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란 이야기죠.

사마의 : 似乎 看天 天作了決定
하늘을 보니, 결정을 내린 것 같지만.
사마의 : 我在左方城內畫了標記 跟着走 越過林 可往南郡
왼쪽 성 내부에 표시를 해뒀으니, 쭉 따라가 숲을 넘으면 남군(南郡)으로 향할 수 있을 겁니다.
사마의 : 可是要快 出口一個一個被封 城下那個陸遜看來是個很厲害的人
허나 서두르셔야 합니다. 하나씩 출구가 봉해지고 있거든요. 성 아래쪽의 그 육손이란 자, 대단한 인물인 것 같네요.
사마의 : 懿學藝不精 也看得出此人御火確有一手
학문과 기예가 서투른 의(懿)라도 저 자가 불을 다스리는데 확실히 일가견 있다는 점은 알아보겠네요.
사마의 : 有聞周瑜不在 却能作惡
들리는 이야기론 주유는 그 자리에 없어도 악행을 부릴 수 있다더니.
사마의 : 先生眞的敢取南郡 與孫權爲敵?
선생께선 진정 남군을 취하시고 손권을 적으로 두실 수 있겠습니까?

방통 : 放心
걱정 마라.



방통 : 只要公子不插手,
오역 : 공자가 끼어들지만 않으면,
수정된 번역 : 공자가 손을 떼기만 하면,
방통 : 梧桐枝上無紛爭
오동나무 위에 어지럽게 다투는 일도 없을 테니.
사마의 : 鳳先生 我看完了
봉 선생, 전 다 살펴봤습니다.
사마의 : 今天,
오늘



사마의 : 我非常幸福
전 무척이나 행복하네요.
사마의 : 滾吧 我的敵人
내 적이여, 꺼지시길.
방통 : 很幸運 往後暫不複雜
운이 아주 좋군, 앞으로 더는 복잡해질 일이 없겠어.
방통 : 只是 惡人却不能疏...
오역 : 헌데, 악인(惡人)하고 도통 거리를 둘 수가 없으니...
수정된 번역 : 헌데, 남을 미워하면서도 도통 멀리 할 수가 없으니...



요원화 : 我接受,
받아들이지요



요원화 : 你的挑戰
당신의 도전.
황충 : 老夫認同
노부도 동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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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화에 나온 출전들.

1. 事莫貴乎有驗,言莫棄乎無徵

건안7자 중 하나인 서간(徐幹)이 지은 『중론中論』「귀험貴驗」에 나옵니다.

事莫貴乎有驗 言莫棄乎無徵
일 처리에 있어 경험한 것보다 귀한 것은 없으며, 말을 함에 증거가 없는 것보다 더 폐기할 것이 없다.

言之未有益也 不言未有損也
말한다고 해도 유익하지 않으며,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水之寒也 火之熱也 金石之堅剛也 此數物未嘗有言 而人莫不知其然者 信著乎其體也。
물이 차갑다, 불이 뜨겁다, 금석은 단단하고 강하다, 이 몇 가지 일들을 일찍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 중에 그러함을 모르는 이가 없으니 그 체질로부터 믿음을 받기 때문이다.
使吾所行之信 若彼數物 而誰其疑我哉?
가령 내가 행하는 바를 믿음이 그 체질 때문이라면, 누가 나를 의심하는 일이 있겠는가?

문장 첫머리의 事莫貴乎有驗 言莫棄乎無徵를 살펴보면, 마치 뒷구문의 내용이 앞구문을 배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분명 앞에선 경험한 것을 제일 높게 쳤으면서, 바로 뒤에는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事莫貴乎有驗 言莫棄乎無徵 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니가 경험한 것을 말해봤자 '증거'가 없으니 말짱 헛 것이라는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뒤의 言莫棄乎無徵는 앞 문장을 한층 보충하는 내용이라 봐야 합니다. 뒷구문의 내용은 (경험을 통해 생겨난) 다양한 주장들로부터 귀결되는 논거들을 이리저리 살펴봄으로서, 그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경험을 통해 생겨난 논거들, 그 논거들을 추리고 추려내는 과정에서 유효한 증거[有證]가 생겨난다는 것이지요.
가령 예를 들면 이러합니다. 어떤 사람이 미국을 여행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했어요. 그럼 그 남자는 여행을 돌아와서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겠죠.
"미국은 그야말로 인종차별의 나라야!"
이는 경험을 통해 나온 '귀중한 주장'으로, 事莫貴乎有驗에는 해당하겠죠. 하지만 유효한 증거[有證]는 없으니 폐기할 말에 해당하죠. 본문에서 나오듯 안하니만 못할 말이 되는 겁니다. 진정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해 논하고 싶다면 다종다양한 경험을 겪고 그로부터 도출된 생각들을 정리한 뒤에 이야기해야 비로소 그 [효험]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겁니다. 종합하자면 事莫貴乎有驗 言莫棄乎無徵는 일견 서로 상반되는 구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뒷구문이 앞구문을 보충하고 있다는 겁니다.

2. 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 안자의 언행을 모아 출판한 『안자춘추晏子春秋』「내문편內篇問 - 景公問天下之所以存亡晏子對以六說경공이 천하 존망의 까닭을 묻자 안자가 여섯가지를 들어 설명함」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公曰 請終問天下之所以存亡
경공이 말하였다. 저는 끝내 천하존망의 까닭을 묻고자 합니다.
晏子曰:縵密不能 蔍苴學者詘 身無以用人 而又不為人用者卑。善人不能戚 惡人不能疏者危。交游朋友從 無以說于人 又不能說人者窮。事君要利 大者不得 小者不為者餧。脩道立義 大不能專 小不能附者滅。此足以觀存亡矣。
안자가 말하였다. 만밀縵密하나 능력이 없으며 거칠기만 하면서 배움이 없는 자는 비굴하게 됩니다. 또 자신이 남을 쓰지 못하면서 남을 위해 쓸모도 없는 자는 비천하게 됩니다. 남에게 잘 하면서 친하게 하지는 못하고, 남을 미워하면서 능히 멀리하지도 못하는 자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친구를 사귐에 남으로부터 기쁨을 받지 못하고, 남을 즐겁게 해 주지도 못하는 자는 궁벽해지고 맙니다. 또 임금을 섬기되 이익에 눈이 어두우면 큰 것을 얻지도 못하고 작게는 굶주리게 되지요. 도를 닦고 의를 세우되 크게는 전념하지 못하고 작게는 어디에 집착하지 못하는 자는 파멸하고 맙니다. 이상의 몇 가지는 존망을 관찰하기 충분한 기준들입니다.
임동석, 『안자춘추』(동서문화사, 2009.12). p.291

541화 추가해석 소고 - 同好 by 찌질이 ver2

춘추오패중 하나인 제 환공, 그에겐 채(蔡)나라에서 시집온 여성이 있었습니다. 채희라고 불렸지요. 어느날 제환공이 강에 배를 띄우고 채희랑 뱃놀이를 하는데, 채희가 장난을 치면서 배를 흔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환공은 배를 흔들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채희는 흔드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고, 이에 분노한 제환공은 그녀를 친정-채(蔡)나라로 돌려보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제환공의 처사를 치욕으로 여긴 채 나라 군주가 자기 여동생 채희를 다른 곳으로 개가시켜 버린 겁니다.
이런 채나라의 행태를 괘씸하게 여긴 제 환공은 7개국의 제후 연합군을 결성해, 주혜왕(周惠王) 21년 채(蔡) 나라의 토벌에 군사를 일으킵니다. 채(蔡)나라를 손쉽게 쓸어버렸지만 제환공은 내심 떨떠름했습니다. 명색이 춘추시대 패자인데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한 나라를 멸망시켜버렸으니까요. 이에 관중은 초나라를 치라고 조언합니다. 일단은 명분을 만들 필요성도 있고, 언젠가 초나라를 한 번 손봐주겠다고 벼르고 있던 제환공의 가려운 부위를 긁어준 것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초나라는 성왕(成王)(이하 초성왕)이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제위에 오른 뒤 백성들에게 은덕을 베풀어 민심을 수습하고 인근 제후들과 친교를 맺는데 힘썼죠. 그런데 뜬금없이 제나라가 쳐들어오는 것 아닙니까. 초나라도 강대국이었지만, 패자의 위치에 오른 제나라를 당해내기는 힘들었습니다. 어이가 없던 초성왕은 굴완(屈完)이라는 신하를 사신으로 보내 물어봅니다.

君處北海 寡人處南海 唯是風馬牛不相及也注 不虞君之涉吾地也 不虞君之涉吾地也 何故?
“임금은 북해(北海)에 계시고, 과인은 남해(南海)에 있어서 발정난 소나 말이라 할지라도 서로 찾아갈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소. 뜻밖에도 임금께서 우리의 땅에 오실 줄은 생각지 못하였는데 어인 연고요?

그러자 관중이 두 가지 이유를 듭니다.
1) 너희 초나라는 주나라 왕실에 공물을 바치지 않았다. 때문에 천자의 제사 준비에 차질이 생겨 만전을 기할 수 없어졌다. 이에 건국 초기에 주나라 왕실로부터 제후국 정벌할 권리를 부여받은 제나라가 책임을 묻고자 군사를 일으킨 것.
2) 주 소왕(昭王)이 남쪽을 순행하다 돌아오지 못했기에.

사실 1번만해도 충분히 책잡힐 만한 사유가 되었습니다. 당시 초나라는 왕을 참칭하면서 주나라에 대한 조공을 끊어버렸거든요. 이 조공은 초성왕 대에 이르러서야 다시 바치기 시작합니다. 헌데 2번을 보탬으로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버립니다. 주나라 소왕은 초나라를 공격했다가 한수에 빠져죽은 서주西周의 4대왕입니다. 그런데 이 일은 당시로부터 이미 300년이나 지난 일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관중은 300년 전이나 되는 일을 들먹이며 죗값을 물겠다고 하는 겁니다.
당연히 굴완은 2번을 물고 늘어지지요. 조공 건은 초나라 잘못이지만, 주소왕일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면서요. 그 와중에 주소왕이 순방하다가 돌아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한수漢水의 물가에다가 물어보라면서 제나라를 은근히 엿 먹입니다.
이에 제나라는 다시 진격하여 초나라 요지인 경(陘) 지역에 주둔하지요. 그러자 초 성왕은 은근히 화친하자는 뜻으로 굴완(屈完)을 다시 제환공의 군중으로 보냅니다. 결맹을 원하는 초성왕의 제스춰를 제환공 역시 캐치하고는 군을 물려 소릉에 주둔시키지요.
그리고 굴완과 제환공은 수레를 같이 타며 좌담을 나눕니다.

豈不穀是爲 先君之好是繼 與不穀同好如何
“내가 군대를 이끌고 이곳까지 온 것이 어찌 나 개인을 위해서이겠는가? 우리 선군들께서 맺은 우의를 계승하기 위함이니, 나와 우호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對曰 君惠徼福於敝邑之社稷 辱收寡君 寡君之願也
굴완이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 우리나라에 왕림하시어 우리나라의 사직에 복을 구하시고 우리 임금님을 거두어 주시는 것이 우리 임금님의 바람입니다.”
齊侯曰 以此衆戰 誰能禦之 以此攻城 何城不克
제 환공이 말했다. “이 무리를 거느리고서 전쟁한다면 그 누가 막을 수 있으며, 이 무리를 거느리고서 성을 공격한다면 어떤 성인들 함락하지 못하겠는가?”

對曰 君若以德綏諸侯 誰敢不服 君若以力 楚國方城以爲城 漢水以爲池注 雖衆 無所用之
굴완이 대답하기를, “임금님께서 만약 덕으로 제후들을 회유한다면 누가 감히 복종하지 않겠습니까마는 임금님께서 만약 무력을 사용하신다면 우리 초楚나라는 방성산方城山을 성으로 삼고 한수漢水를 해자로 삼을 것이니, 군대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할 곳이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환공은 초나라에게서 주 왕실에 복종하겠다는 맹세를 받아냅니다. 패자로서 주나라 왕실의 위신을 세움과 동시에, 중원을 노리는 초나라의 행보에 제지를 건 것이죠. 좌전 노희공4년의 일입니다.

이를 통해 여기서 쓰이는 同好는 은근한 무력시위의 뉘앙스를 내포함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얌전히 네 분수를 알지 않으면, 내가 무력으로 싹 다 정리한다는 겁니다.
이 同好가 541화에서도 등장합니다. 바로 관우의 입을 통해서.



관우 : 不愧爲左氏春秋同好
과연 같은 춘추좌씨를 좋아하는 이답도다.
관우 : 爲固雙方之誼 關某執意再送...
양측의 우의를 두텁게 하고자, 관 모(某)가 또 하나를 반드시 보내야겠군...

여몽과 계속해서 [춘추좌씨전]을 통해 서로 응수한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同好 또한 춘추좌씨전과 연결지어 해석함이 옳을 듯합니다. 즉, 同好는 같은 춘추좌씨전을 익히며 도의를 닦는 이들이라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지만, 춘추좌씨전에 빗대어 해석해보면 '너희의 주제를 알고 얌전히 돌아가라'라는 뜻이 됩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그 옛날 제환공이 군대를 끌고 온 것이 제환공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듯, 관우가 이렇게 무거운 언월도를 들고 온 것도 관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겁니다. 즉, 관우가 언월도를 드는 건 단순히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환공의 선례를 따른다는 의미가 되겠죠. 이를 염두에 두면 왜 관우가 굳이 언월도를 '성의' 운운하면서 건넸는지도 이해가 갑니다.
제환공이 [군대]라는 도구로 무력시위하여, 초나라와의 우호를 재확인하고, 맹세를 받아 내었듯
관우는 [무거운 언월도]라는 도구로 무력시위하고 있는 것이죠. 내가 이 언월도를 들고 전쟁을 하면 너희 중 누가 막을 수 있겠냐는 겁니다. 하지만 제환공이 그러했듯 관우는 손권군을 쓸어버리는 대신 이 언월도를 우의를 계승하는 도구로 쓴다는 것이죠. 그러니 말귀를 알아듣는 여몽 너라면 얌전히 언월도를 갖고 과거의 초나라처럼 분수를 알고 꺼지라는 겁니다.

처음에 541화를 볼 때만해도 전 관우가 진짜로 여몽을 권계하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무예를 갈고닦아 다음엔 다시 제대로 붙자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춘추좌씨전을 좀 더 찾고서 同好가 나왔음을 알고는 달리 보게 되더군요. 권계하기보다는 살짝 비꼬는 뉘앙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봉요원 541화 - 다시 한 번 보다. by 찌질이 ver2


541화는 저번화에 이어서 관우가 여몽의 이름을 물어보는 장면서부터 시작합니다. 방통의 짐작대로, 관우는 여몽을 죽이기보다는 권계하는 선에서 그칠 생각인 듯.

관우 : 居安思危,
편안할 때야말로 위태로움을 생각하라,
관우 : 思則有備 有備無患
그러면 그에 맞춰 대비를 하게 되고, 그런 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걱정이 사라질 것이니.

역시나 춘추 좌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書曰居安思危
[서경]에 편안할 때야말로 위태로움을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思則有備 有備無患 敢以此規
그러면 그에 맞춰 대비를 하게 되고, 그런 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걱정이 사라질 것이니. 신은 감히 이로써 규간(規諫, 정해진 법규에 따라 간하는 것)하옵니다.
『춘추좌전』「노양공魯襄公 11년」

관우 : 此役本已大勝 然曹軍仍施暗襲 爲防盟友...
이번 전투서 큰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도 조조군은 암암리에 기습하는 바, 이에 맹우를 지키고자...
강동 병사들 : 胡說八道 荊州乃江東辛勞所得 豈能遭人順手牽羊!
헛소리 집어치워라! 형주는 강동이 고생하여 얻은 땅이건만 누가 슬쩍 채가도록 둘 성 싶으냐!
강동 병사들 : 再者 江東呂蒙戰無不勝 豈能不聞?
거기다 강동의 여몽은 이기지 못한 싸움이 없건만, 들어보지 못할 리가 있나?

‘조조군의 습격에 어쩔 수 없이 초성을 점거했다’는 똑같은 레퍼토리를 읊는 관우. 변명 아닌 변명에 들끓는 강동 병사들. 스리슬쩍 형주를 채갈 속셈인 유비군을 어찌 가만히 놔두겠느냐는 말과 함께, 눈앞에 있는 사람이 나서기만 했다 하면 승리하는 강동의 여몽이라 밝힙니다.
이에 관우는 눈앞의 사람이 그 ‘오하아몽’임을 알고는 장탄식을 내뱉지요.



관우 : 喔 呂蒙
아, 여몽이로군.
관우 : 能接下關某重刀 呂將軍眞是第一人
관 아무개의 중도(重刀)를 받아낼 수 있다니, 여(呂) 장군은 그야말로 일인자이네.
관우 : 更難能可貴的是 人傳粗鄙的呂將軍竟然尊奉刀禮
세간에 상스럽다고 알려진 여(呂) 장군께서 도(刀)와 예(禮)를 높이 받든다는 것은 더욱 값진 일이고.

刀禮가 뭔가 싶어서 중국어 백과사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뉘앙스로 보건데 1) 자신이 던진 언월도를 받들고 버틸 수 있고(상대 앞에서 고꾸라지지 않고 어떻게든 버티는 예禮), 2) 세간에 알려진 ‘오하아몽’이란 소문과 달리 견식이 뛰어남을 중의적으로 刀禮라 하는 것 같은데 적절한 단어가 없어서 ‘도례’라고 음역 할까하다가 그렇게 하면 ‘칼을 쓰는 예법’으로 오독할 우려가 있어 차라리 따로따로 떼어서 해석했습니다. 전부 제 사견에 불과하며 오역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각설하고, 관우는 이제 ‘왜 손-유 연합이 싸우면 안되는지’에 관해 여몽에게 훈계를 내립니다.

관우 : 孫家乃國之棟樑 受盡逼害 連身懷大德的將軍也遭誣衊!
손가(孫家)는 나라의 동량이라, 허나 온갖 박해를 받았고 심지어 큰 덕을 품은 장군마저 모함 당하지 않았던가!
관우 : 識英雄重英雄 此乃羽之大刀,
영웅을 알아보는 자는 영웅을 중히 여긴다 했네. 이것은 우(羽)의 대도(大刀)이니
관우 : 重刀贈之 爲將軍正名!
장군의 이름을 바로잡도록, 그 중도(重刀)를 선물하겠네!

일단은 손가를 이야기합니다. 한실에 충성하는 손가는 그야말로 나라의 동량이었는데 이를 시기한 온갖 사람들에게 중상모략을 당했고, 심지어 큰 덕을 품은 손견, 손책 같은 이들마저 해코지를 당해 죽었다면서요.
그리고 자신은 영웅을 알아보는 사람, 다시 말해 영웅이란 족속이 얼마나 뛰어나고 무서운 존재인지를 아는 사람이기에 세간에 퍼진 여몽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풀어주고 싶다고 하네요. 그 오해를 푸는 선물이 바로 관우가 내주는 언월도란 소리.



여몽 : 嗄,

여몽 : 好刀
괜찮은 도(刀)네..
여몽 : 好
괜찮아..
관우 : 不愧爲左氏春秋同好
과연 같은 춘추좌씨를 좋아하는 이답도다.
관우 : 爲固雙方之誼 關某執意再送...
양측의 우의를 두텁게 하고자, 관 모(某)가 또 하나를 반드시 보내야겠군...
관우 : 一把更順手的
보다 쓰기 편한 도를.

관우의 말과 동시에, 저 멀리서 유비군 병사 셋이 언월도 하나를 어깨에 짊어지고 오네요. 그리고 이를 본 좌중의 강동병사들은 저 언월도가 어디서 많이 본 것임을 깨닫는데...

강동 병사들 : 慢! 我想起了 這種刀 那是...
가만! 생각났다, 저런 종류의 것은...
강동 병사들 : 那是張遼架在祖郎大人身上那把!
장료가 조랑(祖郎)대인의 몸에 꽂아 넣은 그 도(刀) 아닌가!

장정 셋이 달라붙어야 겨우 짊어질만한 무게의 언월도를 관우는 한 손으로 가뿐히 듭니다. 그리고 관우 손에 들린 무거운 언월도가 주군을 대신해 손권에게 보내는 '예물'이라 말합니다.

관우 : 孫劉聯盟縱有隙 但憑皇叔正統無往不利
손유(孫劉) 연맹의 사이가 좋지 않다 해도, 황숙의 정통 덕분에 하는 일마다 순조롭게 풀릴 수 있을 것이네.
관우 : 此刀比將軍手上那把更重一倍 正代表我主誠意
이는 장군의 손에 들린 것보다 배는 무거운 도로, 내 주군의 성의를 표하는 것일세.
관우 : 將軍不必擔心惜刀割愛,
장군께선 아끼는 도를 넘겨주는 것인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관우 : 更順手的 關某還有
관 모한테는 더 손에 익은 게 있으니.
관우 : 送呈車騎大將軍孫權
거기대장군 손권께 올리는 것이네.
관우 : 車騎之位得之不易,
거기(車騎)의 지위는 얻기가 몹시 어려운 것이며
관우 : 一旦失去 當防江東民心有變
잃기라도 한다면 강동 민심이 변하는 것을 막아야 할 터인데.

자기한테는 더 무거운 언월도가 한가득 있으니, 내가 주는 것을 사양말고 받으라고 하는 관우. 그리고 그는 강동측의 제일가는 약점인 ‘정통성’을 콕 집으며, 설령 여몽 네가 유비측이 마뜩찮다라고 생각할지라도 서로 같이 가야 너희들도 그 정통성에 기대어 많은 덕을 볼 것이라고 넌지시 이야기합니다.

관우 : 呂將軍 朝中有人 有備無患!
여 장군, 조정에 사람이 있어 이미 비備가 있으니 근심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네!

관우는 여몽에게 유비와 손을 잡는 것이 손권측에게도 이득임을 주창합니다. 有備無患이란 중의적인 표현으로 1) 조정에 사람을 심어두어 대비(備)를 해두었다는 것과 2) 손-유동맹에 유비라는 비備가 존재하기에 강동측의 근심걱정은 사라지리란 이야기입니다.
이를 끝으로 관우&여몽 파트는 종료. 다시 시점은 성벽위로. 드디어 만난 불구대천의 원수 사마의와 방통. 방통은 이곳 초성과 전방의 관도가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강조합니다.

방통 : 前方 乃我軍突襲南郡之路,
전방은 아군이 급습하게 될 남군(南郡)의 길로
방통 : 得之 我主能主荊州
이 곳을 얻는다면 우리 주공께선 형주를 주재하실 수 있을 터.



방통 : 然而 公子却在堵路...
헌데 그 길을 공자께서 가로막고 계시니...
사마의 : 先生暗中行事 實在令人措手不及
선생께서 남몰래 벌이시는 일들은 정말 어찌할 바 모르겠더군요.
사마의 : 只是若要加害司馬某 那就未免太貪了
허나 사마(司馬) 아무개를 해코지하시려 한다면, 아무래도 그건 욕심이 너무 과한 게 아닐까요.
사마의 : 曹軍本欲後退 何故先生仍咄咄逼人?
조조군은 애초에 후퇴할 작정이었는데 어찌하여 선생께선 사납게 몰아붙이시는지.
방통 : 所以 有人就召來了礙事的人,
그래서 누군가가 방해되는 사람을 불러와서는,
방통 : 故意來一個驅虎吞狼?
의도적으로 호랑이가 늑대를 집어삼키도록[驅虎吞狼] 한 거다?

방통은 초성 점령이 형주평정에 있어 중요한 단계임을 알면서 왜 훼방을 놓느냐고 따지고, 사마의는 자기네들은 후퇴만 할 따름인데 후퇴하는 사람들을 왜 이리 살기등등하게 몰아붙이냐고 의뭉스럽게 대답합니다. 거기에 초성 점령만 하고 끝날 것이지 사마의 자신까지 죽이려고 하는 것은 과욕이 아니냐고 농하는 것은 덤. 사마의의 의뭉에 방통은 비꼼으로 대답합니다. 그렇게 후퇴만 할 작정이었던 사람들이 여몽&육손이라는 호랑이를 불러들여 늑대를 집어삼키는 구호탄랑의 계를 실행했느냐면서요. 그리고 방통은 성벽 바깥쪽에서 포위진을 형성하고 있는 '누군가'를 바라봅니다



방통 : 只是看來....
헌데 말야...
방통 : 眞正懂火的高手 下邊也有
진정으로 불을 이해한 고수가 아래쪽에 있는 것 같은데.
육손 : 方向不對 風向不對 不亂 誘敵也!
방향도, 풍향도 틀리다. 동요 말아라, 유적(誘敵)이다!

방통은 구호탄량의 계로 손-유 양측을 싸움붙이려는 사마의의 계책이 완전히 물건너갔음을 말합니다. 사마의의 화공이 지엽적인 유인책임을 육손이 이미 눈치챘기 때문이죠.

강동 병사들 : 但...但是大火向右方去了 那正是我軍入寨之地!
하..하지만 저희 군이 영채에 진입한 쪽인 우측으로 큰 불이 향하고 있습니다만!
강동 병사들 : 而且呂蒙大人部隊正處那裡 火一攻來...
뿐만 아니라 바로 그곳에 여몽 대인의 부대가 위치해있는데 불이 덮치면...
육손 : 我早說過 只圍不攻!
말했을 터입니다, 포위만 하고 공격하지 말라고!
육손 : 我再說一次 主力堵大門 其餘部隊向左方去!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주력은 대문(大門)을 막고 남은 부대는 좌측으로 움직이십시오!
육손 : 放火之人 必有出口 想必已現
불을 놓은 자는 틀림없이 빠져나갈 곳이 있었을 테니 모습을 드러냈을 겁니다.
육손 : 我要盡查左方每一道寨牆 一點也不漏!
좌측 영채 벽의 모든 길목을 샅샅이 조사하십시오, 하나라도 빠트려선 안됩니다!

허나 육손을 제외한 병사들은 불안해합니다. 큰 불이 곧 손권군이 빠져나올 유일한 입구를 가로 막을 뿐더러, 큰 불이 향하는 곳이 바로 여몽 부대가 위치한 곳인데 어찌 구할 생각은 않고 포위진만 형성하고 있는지. 바깥 병사들은 불안한 마음에 한 두마디씩 던집니다만 육손은 꿈쩍않고 단호히 명령만 내릴 뿐입니다.



백의 병사 : 大人 我家主子在內 我們......
대인, 저희 집 주인 어른이 안에 계신데 저희는...
육손 : 再說一次 堅守不戰 靜觀其變!
다시 말합니다, 지키기만 할 뿐, 싸우지 마시고 사태의 추이를 조용히 관망 할 것!
큰 점주(大老闆) : 就按陸總綱的意思
육 총강(總綱)의 말대로 하거라.
큰 점주(大老闆) : 戰場上 只有絕對的服從
전장에서는 오로지 절대적인 복종뿐이다.
큰 점주(大老闆) : 公子引兵入寨 是他自己的抉擇
공자가 병력을 끌고 영채에 들어간 건 그 스스로가 한 선택이었잖느냐.

재차 떨어진 육손의 명령에도, 여가(呂家) 소속 자객집단 백의(白衣)인들은 여몽을 구하려 성 내부로 들어갈 낌새를 보이나, 이는 큰 점주(大老闆)에게 제지당합니다. 여몽은 본인의 선택으로 위험한 사지에 들어간 것이며, 전투가 한창인 가운데에서는 오로지 결정권자의 명을 따를 뿐이라는 말을 하면서 육손의 명을 따르라 당부하네요.



큰 점주(大老闆) : 咱們做買賣的 只看一種東西
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오직 한 가지 물건만 볼뿐인게야.
육손 : 有大老闆的支持 陸某放心了
큰 점주(大老闆)의 지지 덕분에 육(陸) 아무개는 한시름 놓네요.
큰 점주(大老闆) : 老夫多言 堵寨取命 若有不測 子明之命,
늙은이의 흰소리네만, 영채를 막고 목숨을 취하는데 불미스런 일이 생겨 자명(子明)의 목숨을...
큰 점주(大老闆) : 換城內之人...
성 안의 누군가와 바꾸게 된다면...
큰 점주(大老闆) : 划算嗎?
수지가 맞는 겐가?



큰 점주 : 허허
백의 병사 : 媽的
젠장
큰 점주 : 漂亮 非常漂亮!
아름답구나, 무척이나 아름다워!
성 바깥 병사들 : 左方!
왼쪽!
성 바깥 병사들 : 去!
가라!

온갖 궤계가 뒤섞이고 엉키며, 8기에 견주는 각종 인재들이 저마다의 속셈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방통은 이야기합니다.

방통 : 孫軍沒有亂 那傢伙非常冷靜
손권군은 동요가 없는 걸. 저 자는 무척이나 냉정하군.
방통 : 想不到一個破爛的大寨 居然聚集了如斯能人
다 낡아빠진 대채(大寨) 하나에 이토록 유능한 이들이 모여들며,
방통 : 想不到一個小小戰役 却如此複雜
작은 싸움 하나가 이렇게나 복잡할 줄이야.
방통 : 龐某 也想不到場面會如此失控...
상황이 이렇게나 방(龐) 모의 제어를 벗어나게 될 줄도 몰랐고.
방통 : 最好笑的是 剛好 孫軍殺了你一名愛將
네가 아끼는 장수 하나가 공교롭게도 손권군 손에 죽임 당한 게 가장 우스운 부분이지.
방통 : 更好笑的是...
그보다 더 우스운 건...




방통 : 剛好 我又是你仇人
공교롭게도, 나 또한 네 원수라는 것.
방통 : 世事就是如斯玄妙 要殺的竟混在一起
죽이려는 대상들끼리 한 자리에 뭉쳐놓은 걸 보면, 세사(世事)란 현묘하다니까.
방통 : 人鬥 天也在鬥 精彩異常!
사람이 싸우는데, 하늘도 서로 싸우고 있으니 정말로 흥미진진하구나!

제자인 손권이 사마의가 아끼는 장수 삼선을 죽이고, 겨우 살아 남았나 했더니 이제는 사마가문을 멸문시킨 불구대천의 원수 방통을 만나고..정말 알 수 없는 하늘의 안배에 방통은 비꼼인지 뭔지 모를 이야기를 합니다.
저 멀리서 황충이 자신에게 화살을 겨누는 것을 확인한 사마의도 마찬가지로 '하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사마의 : 鳳先生 還記得魯陽一役嗎?
봉선생, 노양에서의 싸움을 기억하고 계신지?
사마의 : 那天 你來了之後 司馬家就變了
그날, 당신께서 다녀간 뒤로 사마가는 뒤바뀌었습니다.
사마의 : 你應該明白 要走出來不容易
거기서 벗어난다는 게 쉽지 않음을 당신께서도 아시겠지요.
사마의 : 可幸的 是我開始懂得與命運相處了
다행인 건, 제가 운명과 더불어 사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사마의 : 如你所說 天意總是弄人
당신말대로, 천의는 사람을 농락할 뿐인데.



사마의 : 一次又一次,
한 차례, 또 한 차례
사마의 : 弄不死人 就代表了有機會
그런 농락 속에서도 죽지만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 기회가 생겼음을 뜻하더군요.
방통 : 如果你要殺我 現在正是最佳時機,
날 죽이려 한다면야, 지금이 가장 시기적절하겠지만
방통 : 但你偏偏是個做買賣的
하필 자네는 장사꾼일 뿐이지 않나.



사마의 : 早被看穿 先生眞是一個可怕的對手
일찍부터 간파 당했던 건가요. 역시 선생은 무서운 상대십니다.
사마의 : 所以 這次只看天...
해서 이번에는 하늘만 지켜보려고요...
사마의 : 能再看一次 足矣
다시 한 번 볼 수만 있으면 충분해요.
사마의 : 因爲今天,
왜냐면 오늘,



사마의 : 我...非常幸福
전...무척이나 행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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